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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어찌할 것인가

한종호 2013. 02. 14
조회수 23505 추천수 1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jpg

그림  <한겨레> 자료



강남에 초대형 교회를 짓고 있는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의 박사학위논문 표절 문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교회와 관련된 이런저런 추문들이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런 일이 쌓이면서 사람들은 점점 더 교회를 외면하고 있다. 뼈아픈 말이지만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교회가 사회의 근심거리로 전락해버렸다. 사람들은 으리으리한 교회 건물 속에서 신앙의 열매를 확인하려 들고, 신도의 숫자로 신앙의 위력을 입증하려 든다. 그로써 교회는 세상의 영광을 구하고 세상의 권력을 향유하며 세상의 지위를 얻으려고 애쓴다.


그러니 교회가 커지면 무엇하겠는가? 그 커다란 집에서 일어나는 일이란 목회자의 타락과 재물을 둘러싼 싸움과 자리다툼과 교인들끼리의 미움이다. 어떤 이는 “예수는 대형 교회의 영업사원으로 전락하고, 목사는 그 영업사원을 부리는 사장이 되고 말았다”고 한탄한다.


정상적인 사고방식과 교양이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혐오스럽고 비판의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없는 일들이 신앙의 이름과 교리의 세뇌로 정상적인 교회의 윤리나 생활인 양 행세하고 있다. 이를 문제 삼는 이들을 ‘죄인’이라 협박하며 교회에서 내쫓고 있는 것은 실로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부 목사들은 사람들에게 죄를 고백하라 해놓고 자신은 그보다 더한 죄를 서슴없이 저지르고 있다. 그 죄가 세상에 드러나서 손가락질을 당하면서도 여전히 고개를 쳐들고 활보하니 목사 이전에 인간적인 수치도 모른다고 하겠다. 전혀 당당할 수 없는 일 앞에서도 여전히 떳떳하다. 예수는 신앙심 깊은 부자 청년에게 모든 재산을 다 버리고 ‘나를 따르라’ 했다. 그처럼 예수를 따른다는 것의 엄중함을 알아야 할 교회가 가난의 영성을 버리고 물질적 부를 추구하는 부자 교회가 되고 말았다. 버리기는커녕 손에 더 쥐려고 안간힘을 쓰고, 혈족이 지배하는 집단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고도 교회에 오라고 하니 유구무언이다. 지금의 큰 교회도 감당하기 힘든데 그보다 더 큰 교회를 짓겠다고 나서서 세상의 지탄을 받고 있으니 말이다. 이제는 죄인 줄도 모르고 있다. “아니 죄는 무슨 죄?”라고 더 큰소리를 친다. 그뿐만 아니라 선거 때만 되면 상석에 앉겠다고 억대의 돈을 뿌린 목사들도 한둘이 아니다. 어찌해야 하는가?


대체로 보수적인 신앙인들은 순결하나 무지하고, 너그러우나 필요한 때의 용기는 없으며, 사랑이 풍요로운 듯하지만 희생과 오해, 모욕이 불가피하면 뒷걸음질치고, 점은 치려 하지만 시대를 위한 예언은 없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그 점에서는 진보적인 신앙인들의 속내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질타는 할 줄 알지만 위로하는 능력이 없고, 불의에는 맞서나 정작 자신의 죄는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믿음은 깊으나 기득권은 버리지 못하는 모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대세는 읽으나 좁은 길은 피하는 ‘능력은 없고 말만 많은’ 이들의 집단이 되는 위기에 처해 있다.한종호 목사.JPG


 

지금 한국 교회에서 십자가는 견본일 뿐이다. 어떻게든 십자가를 지는 일은 마다한다. 갈채와 환호는 즐기지만 예언자의 고독한 위엄은 한사코 선택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개신교는 입을 열면 모두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귀 기울이는 지도자 한 사람을 가지지 못한 비극을 자인할 수밖에 없다. 120년이 넘은 개신교 역사가 도달한 지점이 이런 모습이라면 이 얼마나 절통할 일인가? 이제 교회의 본질과 그 사명에 대한 깊은 인식과 뼈아픈 회심을 지금 나 자신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때론 아픈 상처를 감싸주는 사마리아인처럼, 때론 성전에서 장사꾼을 몰아낸 예수처럼, 때론 동생을 죽인 가인을 단죄하기보다 형제적인 사랑으로 감싸주는 모습으로 예수의 길을 따라야 하지 않을까.


한종호 꽃자리 출판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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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호
목회자로서 기독교계의 <오마이뉴스>로 불리는 <뉴스앤조이>를 창간했으며, <씨알의 소 리>와 함께 민주화의 횃불이었던 <기독교사상> 주간이다. 오랜 신뢰를 바탕으로 깨어있고, 활력과 여유가 넘치는 이들을 한자리에 모을 수 있는 마당발이다.
이메일 : han02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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