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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의 성자 이현필 탄생 100돌

조현 2013. 03. 13
조회수 10079 추천수 0


이현필.jpg

이현필 선생



 ‘새벽 종소리가 아직도 살아남아서/어둠의 머리를 쓰다듬는 곳/한 생애의 쓰라림을/성가 소리에 묻어 버린 이들이/맑은 눈으로 살아가고 있다.//그들은 왜 너는 일하지 않느냐/왜 너는 신발을 제대로 놓지 않았느냐/왜 너는 독화살을 맞았느냐고/묻지 않는다.//기도회가 끝이 나고/별은 아직 초롱하다./오늘 새벽에도 식구들은/저마다의 십자가를 챙겨들고/자기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이병창 시인의 <동광원>이란 시에서 기린 개신교 최초의 수도공동체인 동광원을 설립한 ‘맨발의 성자’ 이현필((1913~64)선생이 태어난지 100년 된 해다.


 기독교동광원수도회와 사회복지법인 귀일원은 이현필 선생의 탄신 100돌을 맞아 경기도 고양시 벽제동 보광로 266의23 동광원 벽제분원에서 오는 18일 오후 2시 ‘헌신관’준공 예배식을 갖는다. 헌신관은 일반인들도 동광원이 진행하는 영성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묵상할 수 있는 기와집으로 지어졌다. 이어 같은날 오후 5~6시엔 서울 종로2가 서울기독교청년회(YMCA)에서 동광원 여성수도자들인 ‘언님’(언니의 높임말) 20여명이 동광원 수도성가를 부르는 음악회가 열린다.


 전남 화순에서 태어난 이현필은 광주광역시에서 동광원을 설립해 고아와 결핵환자들 수백명을 돌본 인물이다. 그는 맨발로 눈길을 걸으면서 수도하면서, 하루에 오직 한 끼만 먹으며 결핵환자들을 돌보다 자신도 결핵에 걸려 별세해 ‘맨발의 상자’로 불린다.


 동광원에선 자녀를 데려온 수도자들도 자녀들을 고아의 무리 속에 넣어 똑같이 키웠고, 음식물은 전혀 남기지 않고, 육식을 하지 않고, 하루에 밥 한 끼씩을 모아 그것으로 불쌍한 사람을 돕자는 ‘일작운동’을 펼쳤다.


 이현필의 제자인 김준 초대 새마을연수원원장은 이런 삶을 새마을운동에 그대로 도입하기도 했다. 이현필의 뜻을 이은 제자들이 광주시 봉선동의 귀일원에서 정신지체자들을 돌보고, 광주와 남원, 화순, 함평, 벽제 등에서 ‘언님들’이 노동수도공동체를 일구며 살아가고 있다. 한국의 프란치스코 성인으로 불리는 이현필의 영성을 기리기 위해 가톨릭 광주대교구는 가톨릭 성녀 소화 데레사의 이름을 따 광주에 독신여성수도원인 ‘소화 데레사 자매원’을 설립하기도 했다.


 동광원 벽제분원은 ‘대자연의 모든 것이 감사하지 않은가. 아~ 사랑으로 모여서 사랑으로 지내다가 사랑으로 헤어지라!’라는 유언을 남긴 이현필이 “아, 기쁘다. 기쁘다”라며 별세한 곳이자, 그의 묘소가 있는 곳이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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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한겨레신문 종교전문기자
걷고 읽고 땀흘리고 어우러져 마시며 사랑하고 쓰고 그리며 여행하며 휴심하고 날며…. 저서로 <그리스 인생학교>(문화관광부장관 추천도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누리꾼 투표 인문교양 1위), 숨은 영성가들의 <울림>(한신대, 장신대, 감신대, 서울신대가 권하는 인문교양 100대 필독서). 숨은 선사들의 <은둔>(불교출판문화상과 불서상), 오지암자기행 <하늘이 감춘땅>(불교출판상).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우리시대 대표작가 300인’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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