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찾아서
나를 찾아 나를 용서하고 사랑하며, 나를 극복하기도 하고, 더 큰 나로 나아가는 마당입니다. 명상과 고전, 영화에 대한 조현의 독특한 시각을 통해 관념의 성벽을 뛰어넘어 비상하려고 합니다.

이해인 수녀의 <교황님의 트위터>

휴심정 2014. 07. 16
조회수 10117 추천수 0


이해인 수녀.jpg

이해인 수녀



“책을 쓰면서 암세포가 없어지는 느낌이었어요.


 러브레터를 쓰는 기분으로 즐겁고 행복하게 일했습니다.”시인 이해인(69) 수녀가 교황 프란치스코의 트위터 글을 토대로 묵상한 내용을 담은 책 ‘교황님의 트위터’(분도출판사)를 펴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트위터에 올린 글 300여개 가운데 110개를 뽑아 읽고 기도하고 묵상한 내용을 그대로 담아냈다.


 이해인 수녀는 15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연 간담회에서 트위터  날짜에 쓴 일기를 다시 들춰보면서 자신의 일상을 떠올렸다고 했다.


 “교황님 트위터를 보면서 하느님께 찬미하고 감사하고 참회하고 청원하고 또 삶을 참회했습니다. 교황 메시지를 토대로 부족한 내 삶을 돌아본 내용을 솔직하게 옮겼습니다.”가장 기억에 남는 트위터 글은 지난 1월7일 올라온 글이라고 그는 전했다.


 ‘우리 식탁에 여분의 자리를 남겨 둡시다. 생필품이 부족한 사람들,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자리를 말입니다.’그는 이 트윗에 이런 답글을 달았다.


 “어려운 이웃에 대한 애덕의 행위는 끊임없이 의식적인 관심을 갖지 않으면  금방 잊히는 일이 많습니다. 우리는 종종 가족회의를 하여 과일 먹는 것을 절제한  금액을 모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어 줍니다.”이해인 수녀가 사는 부산 광안리 성베네딕도수녀원은 실제로 과일 먹는 횟수를 일주일에 3번에서 2번으로 줄여 힘든 이웃을 돕는다. 그는 “희생과 절제, 인내가 이시대의 잃어버린 덕목”이라며 “각 가정에서도 절제를 통해 이웃사랑에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황이 취임 직후 올린 글도 인상적이라고 했다. ‘참된 권력은 섬김입니다.  교황은 모든 사람을, 특히 가난하고 미약하고 상처받은 사람을 섬겨야 합니다.’수녀원에서는 식사할 때마다 돌아가면서 한 명이 당번을 맡아 책을 읽어준다.


 그는 교황 프란치스코의 권고문 ‘복음의 기쁨’과 회칙 ‘신앙의 빛’도 많이 들었다고한다. 교황의 트위터에는 지난 4월19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가족들을 위한 기도에  동참해 달라는 호소가 올라오기도 했다.


 이해인 수녀에게 올해는 뜻깊은 해다. 칠순을 맞았고 수녀가 된 지 50년째다. 수도생활과 함께 차곡차곡 쌓인 일기 노트가 어느덧 147권이 됐다. 그는 ‘입대 50년’이라며 웃었다.


 “글은 그럴 듯하게 쓰지만 내 삶은 어땠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교황님  트위터를 보면서 삶이 글을 따라가려면 정말 깨어 있어야 하겠구나,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하면 처지는 삶을 살겠구나 느꼈습니다.”그는 일상에서 실수나 잘못을 하면 “내가 깨어 있지 못해서 그렇구나” 하고  반성한다고 한다.


 “할머니가 돼 보니 깨어있지 못해서 기차를 잘못 타는 일도 있어요. 젊어서부터깨어있는 연습을 하지 않으면 나중에 더 많은 실수를 하게 되는구나 절감하고  있어요.” 그는 교황 프란치스코를 두고 ‘참으로 멋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종교 이전에  인간으로서 갖출 것을 모두 갖췄다는 뜻이다.


 “수도생활을 하다 보면 부자연스러워지고 왠지 종교적 냄새를 피워야 할 거  같은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교황님을 보면 종교의 틀 안에서도 한없이 자유롭고 열려있어요. 남에게는 한없이 자비로우면서도 자신에게는 엄격하구요. 제 이상형입니다.


 ” 그럴 계획은 없지만 교황을 만나면 부탁하고 싶은 게 있다고 한다. 자신과 같은암환자들과 수녀원을 위해 특별기도를 해 달라는 것이다. 또 감명 깊게 읽은 시와  문학작품도 물어보고 싶다고 했다.


 이해인 수녀는 교황 방한의 의미를 한반도 평화에서 찾았다. 1945년생인 그는  한국전쟁을 직접 경험했고 여섯 살 때 아버지가 납치되는 불행도 겪었다.


 그는 “교황께서 유일한 분단국인 한국의 분단에 마음 아파하시는 걸  느꼈다”면서 “교황 방한이 한반도에 화해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암 투병 중인 그는 지난 14일이 수술한 지 꼭 6년 되는 날이었다. 암 발견 당시상태가 가볍지 않았지만 더 이상 전이되지 않았다. 점심 먹고 한두 시간 쉬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


 그는 “나는 트위터를 안 하지만 교황 트위터를 보면서 진정한 팔로어, 팬이  됐다”면서 “좋은 말씀에 감탄만 할 게 아니라 일상의 열매로 맺게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는 8월7일에는 책 출간과 교황 방한을 기념해 부활 멤버인 ‘국민할매’ 김태원등과 함께 북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시인으로 더 유명한 그가 앞으로도 시를 계속 쓸까? “이제 시는 그만 써야지 하는데도 계속 써져요. 살면서 앞으로 한두 번은  시집이 더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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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도그마의 감옥을 박차고 나와 깨달음과 행복을 위한 고무 찬양이 난발하는 곳, 그래서 더욱 알아지고 깊어지고 열리고 사랑하게 되고 행복해지는 곳, 단 1분도 쉬지 못하는 마음이 쉬는 곳, 잠시 뒤면 소란이 다시 몰려올지라도 1분만이라도 온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 휴심정 休心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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