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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하느라 피곤한 삶

휴리 2015. 06. 11
조회수 9713 추천수 0



재테크와 피곤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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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정용일 기자


최근 유럽·중국·일본 등 해외 주식형 펀드에 돈을 나눠 넣었다. 두 개의 중국펀드에는 50만원씩 총 100만원을 투자했는데, 등락이 심했다. 마이너스가 되면 ‘팔까’ 하는 생각에 머리가 아팠고, 오르면 ‘다시 떨어지기 전에 팔아야 되는 거 아냐?’ 하며 초조했다. 돈 잃기 싫어 조금만 투자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손해 보는 건 싫었다.


중국펀드가 최근 다시 급등했기에 환매했다. 두 펀드의 수익률은 각각 20%와 6% 정도. 숫자로 보면 짧은 기간에 엄청난 수익을 올린 것 같지만, 투자 원금이 50만원씩이었기 때문에 이익은 10만원과 3만원씩 총 13만원이다. 그동안 시간 들이고 신경 쓴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마이너스는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든다. ‘이렇게 오를 줄 알았으면 더 많이 투자할걸’이란 생각이 드는 건 당연지사. 돈을 보태 1000만원을 모두 수익률이 높았던 중국펀드에 넣었다면 몇 달도 안 돼 200만원을 벌었을 것이다. 주식투자는 이렇게 돈을 벌어도 기분이 나쁘다.


하지만 난 1000만원을 모두 해외주식펀드에 투자하진 못할 것이다. 만약 손해를 볼 경우 부자가 아닌 나에게 그 돈은 큰 금액이기 때문이다. 30억을 갖고 있는 사람이 주식투자를 해서 1억을 손해 본다고 해서 당장 생활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전세금 올려줄 5000만원을 주식에 투자해서 손해 본 서민은 당장 살 집 자체가 불안해지는 차이와 같다. 그래서 적은 금액을 투자하면 한두달 만에 20%의 수익률을 기록해도 쥐는 돈은 10만원에 불과하다.


저금리 시대라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고들 부추기지만, 주식투자는 원금손실 가능성 또한 크다. 예금은 안정적인 금융기관에만 맡기면 원금이 없어질 걱정도 없고, 적더라도 원금에 이자까지 받을 수 있다.

내 주변에도 주식투자는 전혀 하지 않고 예금만 고집하는 친구 둘이 있는데, 그런 친구들이 오히려 돈을 차곡차곡 모아 집을 넓혀나간다. 예금을 하면 돈을 굴리는 데 크게 신경을 쓸 필요가 없어 본업에 집중할 수 있고, 돈이 얼마가 될지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정서가 안정되는 면이 있다. 번 돈 이상으로 크게 불리지는 못하지만 갖고 있는 돈을 전혀 까먹지 않게 되는데, 머리 써서 주식투자해 수익률 높이려 애쓰는 것보다 허튼돈 안 쓰는 것이 돈을 모으는 더 쉽고 빠른 방법이라는 걸 직접 해보면 알 수 있다.


반면 주식투자는 이익은커녕 원금까지 잃을 가능성도 많은데다, 오르면 오르는 대로 떨어지면 떨어지는 대로 항상 신경을 써야 한다. 적절한 시점에 사서 적절한 시점에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항상 신경 쓸 일이 추가되는 셈이니 일상은 피곤해진다. 주식투자에 몰입해 있는 사람들은 현실에서 발이 붕 떠 있는 것 같고, 신경이 날카롭고 예민해 보이는데 이건 나만의 느낌일까. 나도 처음 주식을 샀던 시절, 하루에도 수십번 시황을 검색해 보느라 일에 집중하지도 못하고 머리는 항상 멍했던 기억이 있다.


투자상품을 굴리는 것은 정신적으로 피곤한 일이다. 주변의 권유에 따르기 전에, 내가 어떤 삶을 원하는지를 먼저 생각하고 투자 방향을 결정해야 돈 때문에 삶이 망가지는 일은 없을 것 같다.


휴리 심플라이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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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리 심플라이프 디자이너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먹고 마시고 자고 친구 만나고, 사랑하는 일상 속에서 소박하고 자연친화적이며 행복한 삶을 가꾸어가고 싶은 지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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