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찾아서
나를 찾아 나를 용서하고 사랑하며, 나를 극복하기도 하고, 더 큰 나로 나아가는 마당입니다. 명상과 고전, 영화에 대한 조현의 독특한 시각을 통해 관념의 성벽을 뛰어넘어 비상하려고 합니다.

안되겠다 내마음좀 들여다봐야겠다

조현 2016.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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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수1.jpg


 명상가들은 화가 날때, 자기 마음을 지켜보라고 말한다. 관찰하면 화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명상을 배운 이들은 화가 났을 때 아무리 지켜보아도 화가 사라지지않고, 더욱 더 분노가 치미는 경험을 할 때가 많다. 그리고 명상 자체에 회의를 품게 된다.


도대체 왜 효과가 없었던 것일까. 명상법이 문제가 있는 것일까. 화라는 것은 결코 사라질 수 없는 감정이어서일까, 아니면 명상을 하는 자신의 방법에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일까.


 티베트불교 명상가 용수 스님이 이에 대해 답했다. <안되겠다, 내 마음 좀 들여다 봐야겠다>(나무를심는사람들 펴냄)이란 책에서다. 미국에서 자라 대학까지 마친 재미교포출신인 용수스님은 20대 때 티베트의 정신적인 지도자 달라이라마의 법문을 들은 뒤 티베트 승려가 되어 명상 수행을 한뒤 세첸코리아를 설립해 티베트불교 명상법을 전하고 있다.


용수2.jpg용수 스님은 자신도 명상을 배운 뒤에도 오래도록 시행착오를 되풀이했다고 고백한다. 화를 분명히 보고 있는데도 화가 사라지지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자신의 명상 스승에게 "화를 분명히 보고ㅗ 있는데 왜 사라지지 않을까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 스승은 "분노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분노를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분노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 분노가 빨리 사라지기를 바라는 조바심, 분노를 끄지못하고 있는 자신에 대한 실망감 등이 분노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는 이때 "분노가 없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그런 조급한 기대 때문에 화가 가라앉지않았다"는 깨달은 뒤, '자유'와 '환희심'을 많이 경험했다고 한다.


 그는 우리에게 분노와 거친 생각들이 일어났을 때, 그것들을 가만히 바라보라고 한다. 하늘의 구름이 오고가는 것을 지켜보듯이 말이다. 그는 그것을 `렛고'(Let go)라고 한다. 렛고란 `잠시 내려놓고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다. 렛고를 하면 우리 마음이 홀가분해지고 차분해지고 고요해진다고 한다. 사실 화가 났을 때 화의 자연적인 수명은 90초 밖에 안된다고 한다. 소나기가 지나가듯, 구름이 걷히듯 화도 90초가 안돼 지나가는 것이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왜 대부분의 경우 더 오래도록 화가 지속되는 것일까. 그는 `생각을 붙잡기 때문'이라고 한다. `생각을 붙잡는다는 것'이 뭘까. 그는 `그 생각에 따라 가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정말 화가 나, 나는 늘 이랬어, 도대체 왜 이럴까"하며 끊임없이 생각을 이어 가며 화를 키운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화를 지켜보는 힘인 `알아차림'에 대해서 명쾌한 설명을 곁들인다.


 "알아차림은 감정을 보고, 그 감정을 허용하고, 그것을 `나쁜 것이 아니다. 있어도 괜찮다'하며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오고 가도록 허용하면 감정은 무상하고 비어 있으며 실제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아침 안개처럼 사라지는 것입니다."

 특히 용수스님이 가장 강조하는 게 자기 자신, 자신의 내면을 믿으라는 것이다. 아래는 이 책에서 소개된 구절이다.

 


 내면의 지혜를 믿으세요


 중국 음식점에 가서 짬뽕을 먹을까, 짜장면을 먹을까 망설이며 결정을 못 한 적이 있나요? 아침에 밥을 먹을까 커피를 마실까, 걸어갈까 버스를 탈까 같은 사소한 선택부터 이 사람과 결혼을 할까 이혼을 할까, 이 회사에 취직을 할까 사표를 낼까 같은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매일매일 선택하고 결정해야 할 일들이 있는데, 결정을 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흔히 결정 장애라고 하지요.

 결정을 해야 할 때 결정을 하지 못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자신을 믿지 못해서입니다. 잘못된 결정을 내릴까 봐, 실패할까 봐 두렵기 때문이죠. 주변에서 내가 내린 결정을 비난하지 않을까, 지지를 받지 못하는 건 아닐까 두려운 것입니다. 누구한테도 비난받지 않고 실패하지 않을 안전한 선택을 하려고 하니 결정을 못 합니다. 결정할 수 있다는 자기 확신이 없는 것이지요.

 


용수4-.jpg그런데 완전한 결정은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올바르게 선택해서 결정할 수 있을지 고민될 때 내면의 지혜를 써 보세요. 우리는 현명하게 결정할 수 있는 내면의 지혜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현명한 결정을 하고 싶을 때 자신의 내면에 맡겨 보는 것입니다. '아, 난 모르겠어' 하는 게 아니라 먼저 `나는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는 내면의 지혜가 있다'고 믿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야 내면의 지혜를 쓸 수 있습니다. '나는 지혜가 없다. 나는 좋은 결정을 못한다'는 마음이 지혜를 가리게 됩니다. 자신감을 가질 수 있으면 내면의 지혜도 분명하게 쓸 수 있습니다.

 어느 한순간에 지혜로운 사람으로 갑자기 변하지는 않겠지만 자신감을 가지면 지혜롭게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내면의 지혜를 믿으세요. 이제 결정할 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해 드리겠습니다.

 

 1.마음이 어느 쪽을 선택하고 싶어 하는지 귀 기울여 보세요. 머리로 원하는 것 말고 마음, 가슴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입니다. 마음을 가장 먼저 살펴봐야겠지요. 내 마음이 가는 쪽으로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머리로 따지면 복잡하지만, 마음을 따르면 편해집니다. 그 길이 맞다고 알려 주는 지헤가 우리의 본성입니다.


 2.어려운 결정을 할 때 이쪽은 좋고, 저쪽은 나쁘다는 흑백논리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양쪽 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느 길이 더 혜택이 많은지 살펴보고 결정하는 게 좋겠지요.


 3.어느 것이 장기적으로 혜택을 줄 것인지 살펴보세요. 짧은 시간 안에 혜택을 받더라도 장기적으로 손해가 가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오히려 단기적으로는 손해지만 장기적으로 혜택이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기적인 혜택은 때때로 단기적인 희생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4.자신의 처지를 떠나 객관적으로 어느 쪽이 혜택이 많은지 생각해 보세요. 자신의 처지를 떠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자신의 처지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지혜롭지 못한 결정을 하게 됩니다. 내가 저 사람 처지라면 어떻게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을지 객관저긍로 그 혜택을 살펴보세요.


 5.어느 쪽을 할 수 있는지 자신의 능력을 살펴보세요. 내가 더 잘 할 수 있는 선택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물론 꼭 능력이 있어야 선택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마음을 따라가면 능력이 없어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6.어느 쪽이 안전한지 살펴보세요. 어느 결정이 더 안전한지, 해가 되지 않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여섯 가지 기준을 가지고 내 안에 있는 지혜를 믿으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기다려 보세요. 답을 바라지는 마세요. 그냥 던져 보는 겁니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는 것입니다. 내게 그런 지혜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물론 결정을 한 뒤에는 결정을 따릅니다. 후회하고 번복하면서 왔다 갔다 하지않습니다. 결정을 하면 밀고 나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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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한겨레신문 종교전문기자
걷고 읽고 땀흘리고 어우러져 마시며 사랑하고 쓰고 그리며 여행하며 휴심하고 날며…. 저서로 <그리스 인생학교>(문화관광부장관 추천도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누리꾼 투표 인문교양 1위), 숨은 영성가들의 <울림>(한신대, 장신대, 감신대, 서울신대가 권하는 인문교양 100대 필독서). 숨은 선사들의 <은둔>(불교출판문화상과 불서상), 오지암자기행 <하늘이 감춘땅>(불교출판상).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우리시대 대표작가 300인’에 선정.
이메일 : cho@hani.co.kr       트위터 : hoosimjung       페이스북 : hoosim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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