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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도 닭 나름

조성제 2016. 12. 30
조회수 7918 추천수 0


닭-전국닭사랑모임-.jpg » 전국닭사랑모임 제공


2017년는 정유년(丁酉年) 닭의 해다. 정유는 닭이니 귀하디 귀한 백봉이 대표라고 할 수 있다. 백봉을 잡아 그 피로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천제를 지내자는 절친 형의 뜻에 따라 정유년 새해를 앞두고 삼각산 줄기에서 백봉의 피를 뿌리며 삿된 기운을 물리피고 하늘에 제사를 드렸다.

 

 닭(酉)은12지의 열 번째 동물로 시각으로는 오후5시에서 7시를 나타낸다. 달(月)은 8월, 방향은 서(西)에 해당하고, 주역에선 손(巽)에 해당하는데 손은 남동쪽으로 여명(黎明)이 시작되는 곳이다. 닭의 울음소리는 여명을 알리고, 빛의 도래를 예고하는 동물이다. 닭이 울면 어둠이 끝나고, 새벽이 오면 밤을 지배하던 귀신도 물러간다고 생각하여 상서롭고 신비한 길조로 여겨왔다. 그러기에 정유년이 오기 전에 닭그네라고 조롱받던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의 심판을 기다리는지도 모르겠다.

 

 언제부터 닭을 기르게 되었는지는 확실하게 기록된 것이 없으나 <후한서> 동이열전에 동이의 특산물로 닭이 등장하는 것을 보아 그 보다 훨씬 이전인, 봉황을 상징한 염제신농 시대부터가 아닌가 한다. 우리나라는 닭을 길조로 여겨 숭배하는 풍속이 신라와 고구려에 널리 행해졌으며 건국신화에도 자주 등장한다. <삼국유사>에 박혁거세 신화나 알영이나 김알지, 허황옥 등 나라 임금이나 황후가 나타날 때 서조(瑞兆)를 미리 예견해 주는 동물도 닭이었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설날 또는 정월대보름날 꼭두새벽에<닭울음점>을 쳤다는 기록이 있다. 닭의 울음소리가 열 번 이상 울면 그해 풍년이 들고 열 번 이하면 흉년이 든다고 하였다. 또 닭이 홰에 오르는 시간에 따라 쌀값이 오르고 내린다고 생각하였는데, 초저녁에 홰에 오르면 쌀값이 오

르고, 밤늦게 오르면 쌀값이 내린다고 하였다. 

 

 또 닭이 이동하는 공간에 따라 길흉을 점치기도 하였는데. 닭이 감나무나 담장 위에 오르면 재수가 좋다고 여겼다. 또 닭이 항상 나무 밑에 앉아 있으면 그 집안에서 벼슬할 사람이 나온다고 여겼으며 장마 때 닭이 지붕 위로 올라가면 장마가 갠다고 생각하였다. 반대로 닭이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불길하고, 닭이 낮에 울면 집안이 망한다고 여겼다. 

 


닭1-.jpg 닭2-.jpg


 닭은 나례의(儺禮儀)를 행할 때 공양물로 많이 사용되었는데, 세말(歲末)에 집안에 있는 잡귀를 몰아내기 위하여 닭을 다섯 마리를 잡아 제물로 바쳤으며, 닭을 잡아 대문에 내다 걸거나 닭 피를 대문에 묻히기도 하였다. 닭은 나례의 뿐만 아니라 굿을 할 때 희생의 제물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의 시체를 찾지 못한 채, 지노기굿을 할 때는, 닭을 물에 던져 닭이 우는 곳에 죽은 사람의 넋이 있는 곳으로 생각하고 그 자리에서 굿을 하였으며, 사람의 나쁜 수나 액을 대신하여, 대수대명을 보낼 때 도 닭을 대신 죽여 보내기도 한다. 

 

 또 사람이 죽어 중복이 걸리면 시신이 굳지 않고 산사람처럼 흐물흐물하여 이 상태로 매장을 하면 중상사가 난다고 한다. 이때 관위에 수탉을 묶어 놓고 문 앞에 제물을 차리고 닭이 울 때까지 계속 굿을 하였다. 또 중국 무속에서 홧병으로 심장병이 난 사람은 닭의 벼슬을 건드리며 약발을 올려 새파랗게 변한 벼슬과 간을 술과 같이 먹으면 낫는다고 한다. 

 

 닭과 관련된 기자(祈子)풍속엔, ‘수탉의 생식기를 생으로 먹으면 자손을 낳는다.’는 말도 있다. 한편 닭은 남녀예지법에서도 딸로 나타난다. 태몽에서 닭, 개, 토끼는 딸로 생각하고, 용, 호랑이, 돼지, 뱀은 아들로 생각한다.  조선시대에는 학문과 벼슬에 뜻을 둔 사람은 서재에 닭 그림을 걸어 두었는데, 닭이 입신출세와 부귀공명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닭은 흔히 다섯 가지의 덕(德)이 있다고 칭송한다. 닭의 벼슬(冠)은 문(文)을, 발톱은 무(武)를, 적을 앞에 두고 용감히 싸우는 것은 용(勇)이며, 먹이를 보고 꼭꼭거려 무리를 부르는 것은 인(仁)이며, 때를 맞춰 울어 새벽을 알리는 것은 신(信)이라 했다. 이러한 덕을 지닌 닭을 우리는 전통혼례 초례상에 반드시 등장한다. 

 

 신랑신부는 초례상을 가운데 두고 마주서서 백년가약을 맺는다. 닭을 청홍보자기에 싸서 상위에 놓거나, 어린동자가 닭을 안고 옆에 서있는 경우도 있다. 또한 폐백례를 드릴 때도 닭고기를 놓고 절을 하는데, 이러한 것은 닭이 지닌 다섯 가지의 덕을 배워서 실천하라는 의미와 닭이 길조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규합총서>에 보면 닭은 삼년이상 키우지 말고 잡아 먹어라는 기록이 있다. 삼년이상 키우게 되면 닭이 둔갑을 하여 주인을 괴롭힌다는 설화가 전해지고 있는데, 닭을 삼년이상 키우면 너무 질겨서 먹지도 못할 것이다. 닭띠 생은 성격상 자기 확신이 강하고 적극적이지만, 보수적이고 고집스러운 부분이 있다. 따라서 닭띠는 지혜로운 뱀띠와 소띠, 용띠와 잘 어울린다. 그러나 다른 닭띠와는 맞지 않아 충돌이 잦다. 또 쥐띠, 토끼띠, 개띠와도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불편한 관계가 된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소리는 조선시대의 가부장적인 사상에서 생겨난 말로 요즘 이런 소리를 하면 여성단체로부터 몰매를 맞을 것이다. 요즘은 암탉이 울어야 알이 생겨 돈이 생긴다는 소리는 그만큼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하여 경제적인 수입 또한 남성 못지않다는 것을 단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너무 높이 올라가면 불길하다는 옛 속담처럼 박근혜 대통령은 너무 높이 올라갔던 모양이다. 부디 닭 해인 정유년에는 국가를 번영시키고, 국민의 생활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지도자가 대통령에 당선되어 대한민국의 온 닭들이 열 번 이상 크게 울어대는 그런 모습을 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부디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대통령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온 국민의 바람일 것이다. 

 

무천문화연구소 소장 愚烏 조성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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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제
53년 대구생. 공무원을 하던 중 굿판을 본뒤 모든 것을 던지고 무속 세계에 뛰어들었다. 2000년 <무속신문> 창간해 편집국장을 지냈다. 무천(舞天)문화연구소장으로서 무속의 근원을 우리 민족의 상고사 속에서 찾고 있다. 저서로 <무속에 살아있는 우리 상고사>, <상고사 속의 무속이야기><민족의 시각으로 바라본 동물의 상징성>, <신을 조롱하는 무당>, <무교이론ⅠⅡ>가 있다.
이메일 : muam777@naver.com      
블로그 : http://blog.naver.com/muam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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