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찾아서
나를 찾아 나를 용서하고 사랑하며, 나를 극복하기도 하고, 더 큰 나로 나아가는 마당입니다. 명상과 고전, 영화에 대한 조현의 독특한 시각을 통해 관념의 성벽을 뛰어넘어 비상하려고 합니다.

단식하는 이유

휴심정 2017. 02. 15
조회수 2061 추천수 0


단식에 대해서는 또 다른 기억이 있다. 친구와 만나 이야기를 하는데 그 친구가 "미안, 나 지금 밥 못 먹어. 단식중이야"하는 거였다. 친구는 종교도 가지고 있지 않았고, 다이어트를 할 만큼 살이 찌지도 않았다. 내가 의아해하자 친구가 대답했다.

"내가 요새 자꾸 애들한테 화를 내고 있더라고, 그래서."

그 대답이 이상하게도 내 맘에 오래 남았는데 어느 날 성경을 읽다가 갑자기 친구 생각이 났다. 자신의 불륜으로 낳은 아이가 신의 진노로 병에 걸리자, 옷을 찢고 재를 뒤집어쓰고는 단식을 하는 다윗의 장면이었을 거다. 순간 친구 생각이 났고 단식의 의미가 명확해지는 것이었다.

화가 나거나 슬플 때 술을 마시곤 하던 내가 얼마나 잘못된 인생을 살았는지도 느껴졌다. 술은 최고의 에너지원. 나는 분노하거나 슬플 때 술을 마심으로써 내 슬픔에, 내 분노에 최고의 에너지를 공급해주고 일생 돌이키기 싫은 어리석은 말과 행동을 했던 것이라는 꺠달음이었다. 친구는 자신의 분노에 에너지를 더 공급하지 않기 위해 며칠 곡기를 끊은 것이었다.


<시인의 밥상>(공지영 지음, 한겨레출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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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도그마의 감옥을 박차고 나와 깨달음과 행복을 위한 고무 찬양이 난발하는 곳, 그래서 더욱 알아지고 깊어지고 열리고 사랑하게 되고 행복해지는 곳, 단 1분도 쉬지 못하는 마음이 쉬는 곳, 잠시 뒤면 소란이 다시 몰려올지라도 1분만이라도 온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 휴심정 休心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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