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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자리가 즐거워야한다

홍성남 2017. 08. 09
조회수 4970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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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자리가 즐거운 사람이 행복한 사람

···행복해지는 가장 단순한 비결

 

사람이 행복해지려면 무엇이 있어야 합니까, 하고 질문하면 열이면 열 모두 이라고 대답합니다. 그런데 돈이 아무리 절실하고 중요해도 인생의 목표가 돈인 것이 과연 인생에 어떤 영향을 줄지 잠깐이라도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우선 지금보다 많은 돈을 벌면 행복할 거라는 생각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세상의 부자들이 다 행복한 사람들은 아닐 테니까요.


재미있는 조사 하나가 있었습니다미국의 억만장자 마흔아홉 명을 대상으로 그들이 느끼는 행복의 정도를 조사했습니다. 결과는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오히려 더 불행을 느끼고 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심지어 어떤 부자는 자신은 한 번도 행복해본 적이 없었으며, 여전히 행복에 대해 배고픔을 느낀다고 답변했습니다.


페루에서 활동하던 한 선교사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남미의 가난한 농부들은 검소하기 이를 데 없는 식탁에서도 온 식구가 웃고 떠들면서 함께 밥을 먹는다고 합니다. 반면 경제적으로 월등하게 풍족한 북미 사람들의 식사 자리는 삭막하기 그지없답니다.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는 우리의 옛말도 있듯이 밥을 먹는 자리는 가장 원초적인, 삶의 근본이 되는 자리입니다. 다른 곳은 몰라도 밥 먹는 자리는 정말 즐거워야 합니다. 따라서 밥 먹는 자리가 즐거운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고, 그렇지 못하면 불행한 사람이지요.


역시 문제는 마음입니다. 가진 것이 적어도 만족하고 살면 행복하고, 돈이 아무리 많아도 만족하지 못한다면 더 많이 가져도 불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상담을 하다보면 자주 겪게 되는 일입니다.


어느 상담가가 부잣집 마나님을 이십 년 가까이 상담했는데, 첫 상담시간에 푸념하며 펑펑 울더랍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이 돈을 못 버셔서 하고 싶은 것 못해보고 갖고 싶은 것도 못 가지며 자랐어요. 그래서 나름 노력해 부잣집 아들한테 시집을 갔는데, 빛 좋은 개살구라고 시아버지가 얼마나 깍쟁이에 구두쇠인지 갖고 싶은 걸 못 갖는 건 똑같아요. 나는 왜 이렇게 불행한지 모르겠어요. 흑흑.

그렇게 펑펑 울어대기를 십 년, 시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남편이 사업을 물려받아서 이제 좀 살맛 나는가보다 했더니 남편은 더 자린고비라서 힘들어 죽겠다고 또 십 년을 펑펑 울어댔겠지요. 결국 그 자매는 십 년은 시아버지 원망, 십 년은 남편 원망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까먹어버린 것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시아버지나 남편이나 검소하긴 했지만 인색하지는 않아서 해달라는 건 웬만큼 해주는데도 늘 성에 차지 않아 하고 남의 것을 부러워하는 바람에 아주 곤욕스러워했다는 것입니다.


물질적 충족에 의한 행복은 짧고 허망합니다. 자신이 가진 것보다 더 좋은 물건은 항상 나타나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나를 행복하게 했던 물건은 그보다 더 좋은 것을 보는 순간 나를 불행하게 만듭니다.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는 사람이 행복합니다. 그 외에 행복의 조건은 또 무엇이 있을까요? 자폐연구기관의 설립자이자 심리학자인 미국의 버나드 림랜드(Bernard Rimland)는 이백 명의 학생들에게 잘 아는 사람 열 명의 이름을 적으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천 명이 조사 대상이 된 셈이지요. 그러고는 그 열 명이 불행한 사람인지 행복한 사람인지 쓰라고 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그 사람이 남을 돕는 사람인지 이기적인 사람인지 쓰게 했습니다. 결과는, 행복해 보이는 사람의 4분의 3정도가 남을 돕는 사람이었고, 불행해 보이는 사람의 95퍼센트가 이기적인 사람이었습니다.


남을 돕는 사람은 행복해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돈이 있든 없든 마음의 여유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마음의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앞날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 걱정 따위에 쫓기면서 사느라 자기 옆이나 뒤를 보지 못합니다. 심지어는 바로 앞에 놓인 것도 보지 못합니다. 먹는 것도 먹는 둥 마는 둥, 사는 것도 사는 둥 마는 둥이니 남들이 보기에 불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스의 철학자 데모스데네스(Demosthenes)는 말했지요.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다면 큰 행복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행복은 갖고 있지 않은 것을 원하지 않는 것이다.


행복의 또 다른 조건이 있습니다. <런던 타임스(The Times of London)>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을 조사했습니다. 1위는 모래성을 막 완성한 아이, 2위는 아기를 목욕시키고 난 엄마, 3위는 공예품을 완성한 목공, 4위는 어려운 수술을 성공리에 마친 의사였다고 합니다. 우리가 정말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해야 할 일을 해낸 순간, 그래서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하고, 중요한 존재라는 점을 느끼는 순간입니다.


런던대학의 나타부르 포드사비 박사팀의 조사 결과도 흥미롭습니다. 1만 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삶의 만족도에 대해 일곱 단계로 답하도록 설문조사를 했는데, 조사 결과 우리를 가장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성공적인 인간관계였습니다.


이제 행복하려면 어떤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하는지 분명해졌습니다. 갖고 있지 않은 것보다 이미 갖고 있는 것에 집중하고, 기꺼이 남을 돕고,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고, 좋은 친구를 많이 가지면 인생이 행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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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저 높이 계신, 두렵고 경외스런 하느님을 우리 곁으로 끌어내린 사제다. 하느님에게 화내도 괜찮다면서 속풀이를 권장한다. <풀어야 산다>, <화나면 화내고 힘들 땐 쉬어>, <챙기고 사세요> 등이 속풀이 처방전을 발간했다.
이메일 : doban87@catholi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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