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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게 죽어간 엄마

손까리따스 수녀 2017. 09. 29
조회수 4282 추천수 0


-엄마1.jpg


 췌장암과 간암으로 생을 마감한 애플사의 스티브 잡스는 이런 말을 했다. “내가 곧 죽게 된다는 생각은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할 때마다 큰 도움이 된다. 사람들의 기대, 자존심,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 거의 모든 것들은 죽음 앞에서 무의미해지고 정말 중요한 것만 남기 때문이다.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무언가 잃을 게 있다는 생각의 함정을 피할 수 있다. 당신은 잃을 게 없으니 가슴이 시키는 대로 따르지 않을 이유도 없다.” 죽음을 직면해서는 도리어 삶을 돌아보게 되고 삶과 사람들에 대해 감사하게 되고 미처 못 보던 것들을 깨닫게 된다. 이것이 죽음이 주는 또 하나의 선물이기도 하다. 


 32살의 젊은 엄마가 있었다. 초등학교도 입학하지 않은 두 딸을 둔 그 엄마는 52번의 항암치료를 받았다. 본인은 중도에 포기하고 호스피스병동에 가고자 했으나 친정 엄마의 간절한 바램으로 그 치료를 다 견뎌내었다. 가정 호스피스를 받던 그녀가 우리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지금 너무 행복하고요. 저는 굉장히 복이 많은 사람인 것 같아요 예전엔 잘 몰랐는 데 (제가 아프면서) 제 곁에 저를 사랑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너무 좋아요. 치료를 받으면서 나의 삶의 못 보던 부분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어요. 앞만 보며 달렸던 것 같아요. 지금은 몸은 아프지만 마음엔 오히려 여유가 생겼어요. 아이들은 내가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모르지만 그런 아이들을 보니 나도 행복해요. 나에겐 희망이 있어요. 아이들이 지금처럼 밝고 건강하게 자라주기를 바래요.’


-자매숲.jpg


그리고 아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며칠 뒤면 엄마는 너희들 눈에 보이지 않을거란다 왜냐하면 하느님 곁에서 천사가 되어 너희 등 뒤에 있기 때문에 눈으로는 보이지 않아. 그렇지만, 엄마는 너희들과 항상 함께 있을거야’ 


 병동에 입원한지 일주일 정도 되었을 때 그녀는 가족과 함께 휠체어로 마당에 산책을 나갔다. 그 다음날은 힘들어서 침대에 누운 채 꽃밭에 나가서 놀다가 들어왔다. 그 다음날은 가족들과 생일 파티를 하고 침대를 두 개 붙여 놓고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포근한 잠을 청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그녀는 하늘나라로 떠났다. 


 미처 결혼식을 못 하고 살다가 죽음으로 이별을 앞둔 입원 환자에게 병동에서 조촐하게 결혼식을 치러주고는 병실을 호텔처럼 꾸며주고 그 환자의 처방전에 ‘장미 꽃 바구니, 샴페인 한 병, 케익 하나 그리고 밤에 그 방에는 회진하지 말 것’이라 쓰고 간호사에게 전해 주던 호스피스 의사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죽어가는 이들이 무의식속에서도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영혼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는 행운을 가진 자들은 많지 않다. 우리는 그 행운을 가진 자들이다. 호스피스 현장에 있는 이들은 이렇게 찾아 온 행운을 떠나가는 이들에게나 남겨지는 이들에게 영원한 행복으로 만들어 되돌려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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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까리따스 수녀 가톨릭 마리아의 작은자매회
손까리따스 수녀 1990년 가톨릭 마리아의작은자매회 입회해 1999년 종신서원했다. 갈바리호스피스, 춘천성심병원, 모현호스피스 등을 거쳐 메리포터호스피스영성연구소에서 사별가족을 돌보면서 사별가족돌봄자들을 양성한다. 또 각 암센터 및 호스피스기관 종사자, 소진 돌봄 및 예방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호스피스 교육을 하고 있다.
이메일 : egoeim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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