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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에 아픈사람이 필요한 이유

박기호 신부 2017.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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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앓는이에게 필요하다.”(마태 9,9~13)   

"건강한 이에게는 의사가 필요치 않다."


내 몸의 중심은 아픈 곳입니다. 아픈 곳에 손이가고 돌보게 하고 긴장을 갖게 하지요.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 없듯이 부모는 자녀를 모두 똑같이 사랑하십니다. 그러나 자식 중에 잘 나가는 놈, 부잣집으로 시집간 딸은 걱정하지 않지만 일이 안풀려 허덕이는 아들, 가난한 집안에 시집가서 고생하는 딸에 대해서는 언제나 마음이 놓이질 않아 애정이 더욱 깊습니다.


하느님께서도 모든 자녀들을 사랑하시지만 특별히 죄인으로 세간의 지탄과 손가락질 받는 사람, 병고의 아픔에 우는 이들에게 마음을 두시고 함께 하십니다. 하느님의 마음뿐이 아니라 우리 자신도 그렇습니다. 성공하고 승리하고 성과를 냈을 때는 하느님께 감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실패하고 좌절된 상황에서 하느님을 찾습니다.


이로서 행복과 기쁨, 축하받는 일에서보다 어려움 중에 고난 중에, 죄 중에 용서와 자비의 하느님을 더 가까이 만날 수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오 복된 죄여!” 성 아오스딩은 죄중에 하느님을 생각하니 죄는 복된 것이라고 고백했습니다.


성찰생활이란 중요합니다. 자신의 잘못을 자책 자학하자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느끼고 만나는 자리로 삼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러 죄를 짓고 실패할 이유는 없지만 이미 만들어져버린 일에서 좋은 일에 감사하고 고난에 자비와 기도를 구하며 신앙의 형제자매들에게 기도를 청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도의 청을 받은 이가 많을수록 공동체의 기쁨은 큽니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가르침에 ‘수도원에는 아픈 사람이 필요하다.’ 했습니다. 공동체는 아픈 형제자매에 대한 관심과 배려로 돕고 기도하게 됩니다. 기도하는 공동체는 건강하다는 말입니다. 수도원과 공동체는 기도로 성장합니다. 어려움이 생기고 재정이 없는 것도 하느님을 만나는 기회가 됩니다.


나가 힘들고 어려울 때 고독한 마음이 느껴질 때가 하느님께서 내 곁에 계신 순간으로 하느님의 기운, 인기척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은총의 순간이 될 수 있습니다. 공동체도 가정도 어려운 일을 당할 때 역시 하느님의 강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겸손하게 경청하면 주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어려움 중에서 고통 중에서 주님을 만나십시오. 샬롬. (2017.9.21.) *  


오늘 소 3마리가 나갔는데, 요즘 생풀을 많이 줬더니 설사도 하고 수척해 진 것 같아 좀 그렇다. 소야 잘 가라. 음식이 되어 성체가 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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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호 신부
1991년부터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제. 1998년 ‘소비주의 시대의 그리스도 따르기’를 위해 예수살이공동체를 만들어 실천적 예수운동을 전개했다. 소비주의 시대에 주체적 젊은이를 양성하기 위한 배동교육 실시했고, 5년 전 충북 단양 소백산 산위의 마을에서 일반 신자 가족들과 함께 농사를 짓고 소를 키우며 살아가고 있다.
이메일 : sanimal@catholi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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