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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

서영남 2012. 04. 06
조회수 8446 추천수 9

 
꽃은 참 여리디 여립니다.  새순과 새싹들도 여리긴 마찬가지입니다. 여린 몸으로 꽃샘추위를 견디는 것은 얼마나 피눈물나는 일일까 생각합니다. 우리 손님들도 그렇습니다. 겨우 살아보려고 발버둥을 치지만 꽃샘 추위에 여지없이 무너져버립니다.

 

온누리 약국 체인의 온누리 복지회의 도움으로 민들레국수집과 민들레 치과 봄단장을 했습니다. 새로 페인트 칠도 하고 장판을 깔고 도배를 했습니다. 그리고 성심치과 원장님의 도움으로 민들레희망지원센터가 봄단장을 했습니다. 민들레국수집 앞에 있는 꽃들을 보고 지나가는 분들이 감탄을 합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택에 지난 달에 필리핀 빠야따스 아이들에게 옷을 화물로 보냈는데 어제 잘 받았다는, 그리고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한다는 말을 전해들었습니다. 그 사이 많은 분들이 어린이들 여름옷을 보내주셨습니다. 고맙게도 4월 24일에 필리핀으로 가기 전에 한 번 더 화물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민들레국수집 9주년을 잘 치렀습니다. 무사히 끝나서 안심을 했는지 그만 몸살을 앓았습니다. 베로니카와 함께 앓았습니다. 

 

4월 2일(월)에는 국수집이 난리가 났습니다. 손님들이 얼마나 끊입없이 들어오시는지 오전에 세 번이나 밥이 익지를 않아 손님들이 기다리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급히 압력밥솥에 밥을 하기도 했습니다. 민들레국수집이 생긴 이래 그토록 많이 오시는 손님들은 처음입니다.

 

민들레국수집 근처의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식당에서 어르신들을 제한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인천 동구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지 않는 어르신은 식사할 수 없다고 하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어르신들이 민들레국수집으로 몰려온 것이랍니다. 인천 남구와 중구 남동구 그리고 부평구와 북구, 멀리는 계양구와 서구의 어르신들이 오십니다. 멀리 서울에서 오시는 어르신도 있습니다.

 

4월 8일(일)은 부활절입니다. 부활달걀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달걀을 삶아서 장조림을 만들어서 우리 손님들께 대접하는 것이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 또 부활절에는 달걀 프라이도 해 드리면 좋겠습니다.

 

고마운 자매님께서 한우 소머리 세 개를 보내주셨습니다. 부활절을 맞이해서 우리 손님들께 소머리 곰탕을 대접할 예정입니다. 이번 금요일인 6일에는 청송교도소로 소풍을 다녀올 예정입니다. 남쪽에는 꽃이 피었을까요?

 

 # 이 글은 민들레국수집(http://mindlele.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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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남
전직 가톨릭 수사로, 인천에서 노숙자들과 가난한 이들에게 국수를 나누 는 민들레국수집 운영하고 있다. 1976년 가톨릭 한국순교복자수도회에 입회해 1995년부터 전국의 교도소로 장기수들을 찾아다니다가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정사목위원회에 파견돼 출소자의 집인 ‘평화의 집’에서 출소자들과 함께 살았다.
이메일 : syepet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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