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님글방
휴심정의 멋진 벗님들이 전하는 나눔의 글 마당입니다.

나그네와 돌 그리고 노인

문병하 목사 2018. 08. 09
조회수 1853 추천수 0

wooden-figures-1007134_960_720.jpg » 사진 픽사베이.

숲속 동물 마을에 오솔길이 있었다. 그 오솔길은 아주 평평하고 편안한 길이었다. 그런데 길 한가운데에 뾰족한 돌이 하나 솟아올라 있었다. 동물들은 편안하게 길을 가다가 그 돌에 걸려서 넘어지곤 했다. 성질 급한 멧돼지도 깡충깡충 뛰는 토끼도 어슬렁어슬렁 거리는 곰도 길을 가다가 그 돌에 걸려 넘어졌다. 이러한 일은 계속되었다. 동물 마을 어른들은 아기 동물들에게 귀에 못이 박히게 주의를 주었다. “길에 있는 그 뾰족하게 튀어나온 돌을 조심하라”..

 

그 마을에 착한 사슴이 있었다. 사슴은 동물들이 그 돌에 걸려 넘어져서 다치는 것이 너무 너무 마음 아팠다. 사슴은 매일매일 그 돌이 있는 곳에 와 앉아서 지나가는 동물들에게 돌을 조심하라고 일러주었다. 동물들은 고맙다고 인사하면서 지나갔다. 온 동물 마을에 착한 사슴 소문이 쫙 퍼졌다. 그래서 동물 마을 이장은 착한 사슴에게 표창장을 주었다. 그리고 착한 사슴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그 돌 옆에 앉아서 지나가는 동물들이 돌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를 주었다. 이렇게 오랜 세월이 지나 그 착한 사슴도 할아버지가 되었다. 어쩌다 사슴 할아버지가 동물 마을에 내려오면 동물들은 모두 절을 하며 사슴 할아버지를 존경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먼 나라에서 한 나그네가 동물 마을에 나타났다. 나그네는 남루한 옷차림에 매우 지친 표정이었다. 나그네도 그 숲 속 길을 걷게 되었다.한참을 걷다가 돌 있는 곳에 다다랐다. 그러자 사슴 할아버지가 소리쳤다. “돌을 조심하세요, 너무나 많은 동물들이 그 돌에 걸려 넘어져 다쳤답니다.” 깜짝 놀란 나그네는 사슴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할아버지는 왜 여기에 앉아있지요?” 사슴 할아버지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야 동물들이 돌에 걸려 넘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이지요, 아주 옛날부터 수많은 동물들이 이 돌에 걸려 넘어져 다쳤답니다. 그 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았지요. 그런데 내가 이곳에 앉아 주의를 준 이후로는 어느 누구도 넘어져 다치지 않았답니다

 

나그네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그냥 지나쳐 갔다. 얼마 후 나그네는 다시 그 자리에 나타났다. 손에는 쇠 망치가 들려 있었다. 나그네는 쇠망치로 돌을 쪼기 시작했다.. “, , , 그 소리를 듣고 숲 속 나라 동물들이 모여들었다. 잠시 후 뾰족한 돌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아주 오랫동안 동물들을 괴롭혀온 그 돌이 순식간에 사라진 것이었다.

 

그런데 아주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가는 길을 막아서게 했던 돌이 사라진 것르 보고 기쁘고 즐거워해야 할 동물들이 그 나그네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었다. 특히 사슴 할아버지는 매우 분해하면서 소리쳤다. “저놈을 잡아라, 저놈이 우리의 신성한 돌을 깨뜨렸다 !”.그 소리와 함께 동물들은 다같이 우르르 나그네에게 달려들어 마구 때렸다. 나그네는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졌다. 동물들은 나그네를 마을 밖으로 내다 버렸다. 나그네는 큰 슬픔에 잠겨서 그 마을을 떠났다.

 

나그네가 떠나고 난 후 사슴 할아버지는 동물들을 모아 놓고 말했다. “어서 빨리 전에 것보다 더 크고 뾰족한 돌을 구해다가 그곳에 다시 두어야 합니다.” 동물들은 사슴 할아버지의 말대로 더 크고 더 뾰족한 돌을 가져다가 그곳에 두었다. 사슴 할아버지는 다시 그곳에 자리 잡고 앉아서 지나가는 동물들에게 말했다. “돌에 걸려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시오

 

그 후 그 할아버지의 손자, 그 손자의 또 손자, 그 손자의 손자의 손자가 오늘날에도 그 길에 앉아있다. 그리고 지나는 동물들에게 말한다. “돌에 걸려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시오”.지나가는 동물들은 소리를 지르는 사슴 앞에 놓인 통에 동전을 던졌다.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문병하 목사
경기도 양주 덕정감리교회 목사, 대전과 의정부 YMCA사무총장으로 시민운동을 하다가 이제는 지역교회를 섬기며 삶의 이야기 속에서 희망의 씨앗을 찾는 스토리텔러이다. 저서로는 <깊은 묵상 속으로>가 있다.
이메일 : hope0314@naver.com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

  • 부자의 가난한 마음부자의 가난한 마음

    문병하 목사 | 2018. 07. 20

    돈을 천시하거나 경원시하지도 않지만 돈만을 추구할 때에 사람의 마음은 빈약해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 빛보다 어둠이 익숙한 사람들빛보다 어둠이 익숙한 사람들

    문병하 목사 | 2018. 07. 06

    어둠에 익숙해지면 빛이 오히려 방해로 느껴집니다

  • 보이지않는것이 중요하다보이지않는것이 중요하다

    문병하 목사 | 2018. 06. 22

    눈앞에 보이는 이익에 집착하다 보면 ‘신의’나 ‘정직’과 같은 중요한 가치들은 등한시합니다.

  • 질문이 달라져야 답도 다르다질문이 달라져야 답도 다르다

    문병하 목사 | 2018. 06. 14

    동일한 현상도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볼 수 있다는 것을 "프레임(frame)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 죽음이 있어 오늘이 더욱 소중한것죽음이 있어 오늘이 더욱 소중한것

    문병하 목사 | 2018. 06. 06

    죽음이 있기에 생명이 더욱 귀한 것이며 죽음의 날이 있기에 오늘이 소중한 것으로 여긴다면 긍정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