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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의 금강경 오해 81

도올은 이렇게 말한다.

法身非相分 第二十六

26-1. “須菩提! 於意云何? 可以三十二相觀如來不?”

제26분 법신은 모습이 없다

26-1. “수보리야! 네 뜻에 어떠하뇨? 삼십이상으로써 여래를 볼 수 있느뇨?”

26-2. 須菩提言: “如是如是. 以三十二相觀如來.”

26-2. 수보리가 사뢰어 말하였다: “그러하옵니다. 그러하옵니다. 삼십이상으로써 여래를 볼 수가 있습니다.”

[강해] 여기 수보리의 대답이 우리의 상식적 기대를 벗어나 있다. 분명히 여태까지의 일관된 논리구조 속에서 이를 논하면 분명히 삼십이상으로써 여래를 보아서는 아니되고, 또 그렇게는 볼 수도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어찌된 일인가?

바로 이것이 방편설법이라는 것이다. 수보리는 그 자리에서 부처님의 말씀을 같이 듣는 뭇중생들을 위하여 자신을 낮춘 것이다. 즉 방편적으로 틀린 대답을 함으로써 부처님의 강도 높은 진리의 설법을 유도하려는 것이다. 수보리의 대답은 틀린 대답인 것이다.

그런데 여기 재미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산스크리트 원문에는 전혀 이런 다이내미즘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다. “수보리야! 여래를 삼십이상으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수보리는, “스승님! 그럴 수 없습니다. 제가 스승님의 말씀을 이해한 바로는 여래는 어떠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서는 아니됩니다.”라고 대답한다. 그때 스승님은 말하는 것이었다: “정말 그렇다! 정말 그렇다! 수보리야! 네 말 대로다. 수보리야! 네 말 그대로다. 여래는 어떤 모습을 구비하고 있다고 보아서는 아니된다. ······”

그렇다면, 여기 羅什譯의 “如是如是”는 수보리의 말이 아니라, 붓다의 말이 되어야 할 것이고, 무엇인가가앞뒤전후로 하여 누락되었거나 잘못 개찬되었다고 볼 밖에 없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즉 텍스트의 誤寫(text corruption)가 발생한 것이다. 정말 그런가?

앞뒤 문맥을 면밀히 검토할 때 우리는 텍스트의 오사가 일어났다고 볼 수가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앞뒤 논리의 전개가 원문과 비교해 보아도 그 나름의 정연한 논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羅什이라고 하는 위대한 연출가를 발견한다. 계속 반복되는 텍스트의 내용을 똑같이 번역·연출하는데 羅什은 싫증을 느꼈던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反語的인 扭轉을 일으킨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루하지 않게 텍스트를 계속 읽을 수 있는 것이다. 번역은 제2의 창조라는 금언을 되새기기 전에 羅什의 정신적 경지가 금강경의 기자들의 수준을 능가하는 숭고한 人物이었음을 우리는 이러한 扭轉 속에서 발견하는 것이다.

--- 이 分의 제목인 法身非相을 ‘법신은 모습이 없다’고 해석한 대도, 이는 분명 한문의 이 因으로부터 한글의 이 果·緣으로 일어나온 논리적 해석으로써 연기의 실상이며 진리의 진실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 ‘법신은 모습이 없음’이라는 이 생각의 말이 저 중중무진의 시·공간인 삼세의 대통역사선상으로 작동하는 인연·인과의 작동성으로 우뚝 선 연기의 실상인 것과 같이, 이 모든 존재와 현상의 法身은 연기의 실상이므로 어떤 몸형상으로 실재하는 실체로써의 인연·인과일 것이 없는 非身이라고 아는 이 앎이 없다면, 32상뿐만 아니라 이 32상의 석가여래는 물론 어느 누구도 그 실재의 실체랄 것이 없는 작동성으로 작동하는 연기의 실상이며 진리의 진실이라는 이 보리살타의 여래법을 바르게 알아 바르게 말할 수 없다.

도올은 이 分에서 엄청 고민을 많이 했지 싶다. 이는 분명 이 금강경이 제시하고 있는 석가여래의 깨달음인 이 금강을 바르게 알아보지 못한 것은 제쳐두고라도, 석가여래와 수보리의 대화 내용을 헛집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금강경뿐만 아니라 모든 경전이 그럴 것이지만, 여기 금강경의 이 分에선 석가여래와 수보리가 보리살타의 여래라는 법이 이 모든 존재와 현상으로써의 삼천대천세계에 보편하는 법논리로써의 진리라는 진실을 우리 몸과 몸의 기관인 32상의 인연·인과로 설명하고 묻고 알아듣는 거듭되는 이 인연·인과의 작동을 보여 이를 바르게 아는 진리인식의 깨달음을 기도하는 내용이다. 즉 앞의 분절에선 有我도 非有我도, 凡夫도 非凡夫도 보리살타의 여래로써 진리의 진실이라는 법임을 말한 것이고, 여기선 사람의 몸도, 몸의 인연·인과로 작동하는 32상의 몸기관도 온통 이 법으로써의 대·소법적 작동성으로 작동하는 몸인 法身이므로 실재의 실체랄 몸이랄 게 없는 法身非相으로써 연기의 실상이며 진리의 진실인 보리살타의 여래라는 법을 말하는 것이다.

26-1. “수보리야, 수보리를 뜻으로 말하면 어떤 것이냐? 수보리의 32相으로 여래(라는 법)를 볼 수 있느냐 없느냐?”

26-2. 수보리가 말했다. “이와 같이 온통 보리살타의 이것인 여래이니 32상으로써도 여래(라는 법)를 볼 수 있습니다.”

[강해]에서 도올이 이런저런 생각의 말을 하는 건, 이 금강경의 금강은 차치하고라도 한문 해석조차 바른 게 아니긴 하지만, 분명 진리의 진실이다. 하지만 이 생각의 말들은 진리의 진실을 바르게 생각해 말한 말이 아니라 엉뚱한 생각의 말들로써 진리의 진실이다. 설령 수보리의 대답이 틀렸단 대도, 텍스트의 오사가 발생했단 대도, 라십이 반어적 뉴전을 일으킨 위대한 연출가로써 이 금강경 기자의 정신적 경지를 뛰어넘는 숭고한 인물이란 대도, 오직 이 일들이 연기의 실상으로써 진리의 진실이라는 이 금강임을 바르게 생각해 말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도올은 이를 바르게 생각해 말하지 않는다. 대체 라십이 석가여래의 강도 높은 진리의 설법을 유도하는 연출을 했다면, 그럼 경전의 첫머리에 붙어 이 경전이 완전 석가여래의 말이라는 철저한 객관성을 담보하는 如是我聞(통상적 해석인 ‘나는 이렇게 들었다’란 대도)이란 말이 무색해지는 것 아닌가? 이건 또 어떤 다른 핑계꺼리의 緣이 없을 수는 없겠지. 헐!

이 분절은 석가여래가 자신의 32상의 갖가지 몸형상이 아름다운데 이 아름다운 몸형상으로 자신을 볼 수 있나 없나를 묻는 것이거나, 수보리가 이를 묻거나 대답하는 내용이 아니다. 보리살타의 여래법이 중중무진의 대·소승법적 작동성으로 작동하는 연기의 실상으로써 진리의 진실임을 우리의 몸, 석가여래의 몸이란 대도, 이 몸의 작동성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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