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아버리면 가벼워지는 삶

휴심정 2012. 06. 01
조회수 16867 추천수 0


아잔 브람 Ajahn Brahm <놓아버리기> 

초보자에서 수행자까지 아우르는 ‘명상 정석 매뉴얼’

과거와 미래의 짐 덜어내며 행복 가져오는 방법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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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아잔 브람은 캠브리지 대학에서 이론물리학을 공부한 공학도로, 영적인 삶에 대한 갈망을 가슴속에 계속 품고 아잔 차 스님의 제자가 되어 태국에서 오랫동안 수행한 후, 호주로 건너가 남반구 최초의 사찰인 보디냐나 사원을 세웠다. 불교명상에 관한 깊은 경험과 심오한 통찰을 명쾌한 설명과 뛰어난 유머감각으로 잘 버무려내는 것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특히 그의 법문은 사원의 홈페이지나 유투브를 통해 매년 전 세계 수백만의 사람들이 들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삶의 본질을 꿰뚫는 그의 가르침은 진정한 행복과 진리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긴 혜안 스님은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청운 스님을 은사로 출가하였다. 국내와 태국, 스리랑카, 미얀마의 수행처들에서 수행하였고, 특히 이 책과의 인연으로 아잔 브람이 주석하는 호주의 보디냐나 사원에서 정진하였다.

   

몇 해 전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라는 책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었던 아잔 브람이 이번에는 삶에서의 행복이나 깨달음을 위해 명상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구체적인 명상의 방법을 제시하고 불교명상을 통해 도달되는 깊은 정신적 단계들을 보여주는 『놓아버리기』를 펴냈다. 아잔 브람 특유의 위트와 유머가 가미되어 비교적 경쾌하게 진행되는 책이지만 그 내용은 그리 가볍지만은 않다. 불교명상에 관한 문외한이거나 초보자라면 그저 체계적이고 실용적인 명상 서적 정도로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불교명상에 어느 정도 지식과 경험이 있는 수행자가 이 책을 읽게 되면 놀랄지도 모른다. 그동안 어떤 책에도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많은 내용들이 이 책에서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면, 수행을 통한 초월적 지복의 상태인 ‘선정’에 도달하는 방법과 선정 상태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그런 내용이다.


한편으로는 종합 선물 세트 같은 책으로, 일상에서 겪는 스트레스를 해결하고 싶은 사람이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고 단계적인 방법들을 실천한다면, 스트레스의 해결은 물론이고, 삶에서 평화와 행복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이보다 높은 차원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일상적인 평화와 행복을 넘어서는 지복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고, 결국은 최고의 행복인 깨달음까지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놓아버리기’는 과연 무슨 의미를 담고 있을까? ‘놓아버리기’에는 매우 다양한 차원들이 존재한다. 여기서는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얘기를 전개해보자. ‘놓아버리기’는 어떻게 보면 ‘진정으로 합리적이게 되기’라고 말할 수도 있다. 사람들은 그들이 과거에 했던 말과 행동들을 후회하고 자책하기도 하고, 미래에 일어날 일들에 대해 걱정한다. 과거와 미래는 물론 우리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 눈에도 보이지 않는데 우리는 왜 과거와 미래에 관한 것들을 걱정하고 괴로워할까? 이것은 우리의 마음이 과거와 미래를 부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꽉 잡으면, 실체가 없던 과거와 미래가 형상과 무게를 가지게 되고 우리를 힘들게 짓누르게 된다. 자신의 마음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우리의 인식과 생각의 대부분이 과거 혹은 미래와 관련된 것임을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우리는 과거와 미래 때문에 스스로를 힘들게 한다.


진정으로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과거와 미래라는 불필요한 짐을 놓아버려야 한다. 과거와 미래를 놓아버리고 현재 이 순간에만 깨어 있으면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정신적 충만감, 행복을 경험하게 된다. 자신을 고통스럽게 만들었던 것을 놓아버리면 당연히 행복해진다. 이렇게 ‘놓아버리기’는 삶의 무게를 덜어내고 행복을 가져오는 한 방법이다.


요즘처럼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 현대인이 느끼는 스트레스는 정말 심각하다. 기본적으로 스트레스는 마음의 문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마음을 통제하고 조종하려 이는 불난 데 기름을 붓는 것과 같다. 예를 들어 컴퓨터를 아무 데나 두드린다고 컴퓨터가 원하는 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마음의 경우, 대충 이리저리 두드리면 원하는 대로 될 것이라는 환상을 품고 있다. 컴퓨터를 잘 이용하려면, 그 원리를 이해하고 다양하게 응용해보면서 능숙해져야 하는 것처럼, 마음을 잘 이용하려면 그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거기에 따라서 적용시켜보면서 마음을 다루는 데 능숙해져야 한다.


‘아잔 브람의 행복한 명상 매뉴얼’이라는 부제에서 보듯 ‘명상’을 일상의 문제들에도 적용시킬 수 있다. 사람들은 부정적인 생각이나 감정 때문에 고통을 받는다. 직장의 상사에게 화가 나기도 하고, 연인의 이별 통보에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낀다. 별다른 이유 없이 우울해지기도 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전전긍긍해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런 괴로운 마음 상태에서 벗어나려고 의지의 힘으로 이런 괴로운 감정이나 생각을 쫓아버리려 하거나, 술이나 텔레비전 같은 감각 대상들로 주의를 돌려 벗어나려 한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방법들일 뿐이다.


그러면 괴로운 감정이나 생각이 닥쳐올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부정적인 마음을 감지하면 이것을 싫어하고 쫓아버리려 한다. 마음과 일종의 싸움을 벌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반응하면 우리 마음은 상처를 입고 더욱 엇나가게 된다. 다섯 살짜리 아이를 다루듯 마음을 대해야 한다. 아이가 말썽을 부릴 때마다 그 어머니가 아이를 때리고 야단치고 거친 말을 퍼붓는다면 어떻게 될까? 이 아이는 마음에 심각한 트라우마가 생겨 정상적인 성인으로 성장하기가 힘들 것이다. 마음도 마찬가지이다. 괴로운 감정이나 생각들이 밀려온다면 먼저 이것을 자연스러운 일이라 받아들이며 거부하거나 싫어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서 어머니가 다섯 살 아이를 바라보듯 따뜻하게 바라보며 마음을 통제하거나 억압하려 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면 어느 순간 괴로운 감정과 생각들이 저절로 사라질 것이다. 이것이 ‘놓아버림’ 혹은 ‘멈춤’을 통해 경험하는 달콤함이다.


많은 수행자들도 마음에 관해서 일반인들과 비슷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마음을 통제하고 조종하기 위해 부단히 애쓴다. 물론 그들이 원하는 대로 마음이 움직이는 경우는 무척 드물다. 그들은 자책하며 마음을 꾸짖는다. 그리고 마음의 여러 부정적인 문제들을 찾아내어 고통을 자초한다. 마음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악순환을 끊는 것이 바로 불교수행이라 할 수 있다. ‘감각적 욕망’과 ‘성냄’이라는 잘못된 마음의 태도가 모든 문제들의 원인들이므로 이들을 제거하는 데는 바로 평화, 용서, 부드러움, 만족 등이 그 해독제가 되어줄 수 있다. 일반인들이든 수행자들이든 마음에 어떤 생각과 감정이 일어나든 몸에 어떤 느낌들이 일어나든, 이것들과 평화롭게 공존하고 용서하고 받아들이며 부드럽게 대하고 완전히 만족해보자. 그러면 그런 마음의 독들이 곧 해독되고 행복과 평화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저자 : 아잔 브람 Ajahn Brahm 

전후 런던의 노동자 계층 집안에서 태어났다. 17세 때 우연히 한 불교서적을 읽고서 자신이 이미 불교신자임을 알게 되었다. 장학생으로 캠브리지 대학에서 이론물리학을 공부한 그는, 대학 시절 노벨상 수상자들을 포함한 많은 뛰어난 지성들을 만날 기회를 가졌다. 하지만 가장 뛰어난 지적 능력을 가진 이런 사람들도 사생활의 영역에서는 많은 문제들로 고통받고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지혜와 지능은 매우 다른 것임을 알게 된 것이다. 그는 자신이 대학에서 배운 과학 지식을 폭탄을 만드는 일보다는 가치 있는 곳에 쓰고 싶어서 고등학교에서 1년간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한다. 하지만 그동안 꾸준히 불교명상을 하고 있었던 그는 영적인 삶에 대한 갈망을 가슴속에 계속 품고 있었다. 그래서 본인의 인생에서 몇 년을 떼어내어 스님 생활을 해보기로 결심하고 태국으로 건너가 출가한다. 그렇지만 스님으로서 수계를 받자마자 그는 자신이 다시는 세속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깨달았다. 스님으로서의 평화롭고 단순한 삶에 완벽하게 만족했기 때문이다. 그 후 아잔 차 스님의 제자가 되어 태국에서 오랫동안 수행한 후, 호주로 건너가 남반구 최초의 사찰인 보디냐나 사원을 세웠다. 불교명상에 관한 깊은 경험과 심오한 통찰을 명쾌한 설명과 뛰어난 유머감각으로 잘 버무려내는 것으로 명성이 높은 그는, 여러 나라에서 수천의 청중들을 모으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불교계의 스승들 중 한 명이다. 그의 법문은 사찰의 홈페이지나 유투브를 통해 매년 전 세계 수백만의 사람들이 들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삶의 본질을 꿰뚫는 그의 가르침은 진정한 행복과 진리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 저서로는 『술취한 코끼리 길들이기Who Ordered This Truckload of Dung?』, 『사라짐의 기술The Art of Disappearing』 등이 있다.


역자 : 혜안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청운 스님을 은사로 출가하였다. 국내와 태국, 스리랑카, 미얀마의 수행처들에서 수행하였다. 특히 이 책과의 인연으로 아잔 브람 스님이 주석하는 호주의 보디냐나 사원에서 정진하였다.



본 글은 휴심정 벗님매체인  <불교포커스 www.bulgyofocus.net>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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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도그마의 감옥을 박차고 나와 깨달음과 행복을 위한 고무 찬양이 난발하는 곳, 그래서 더욱 알아지고 깊어지고 열리고 사랑하게 되고 행복해지는 곳, 단 1분도 쉬지 못하는 마음이 쉬는 곳, 잠시 뒤면 소란이 다시 몰려올지라도 1분만이라도 온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 휴심정 休心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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