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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발견하는 대화야말로 수행

법인 스님 2020. 0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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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는 발견의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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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스테이의 여러 가지 프로그램 중 인기순위에서 스님과의 차담은 부동의 1위이다. 왜 차담의 인기가 그리 좋은 걸까? 그것은 아마도 스님으로부터 세상을 보는 눈을 얻어 인생의 지침으로 삼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의 대부분은 불교는 심오하고 깊이가 있는 종교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스님들은 세속인과는 무언가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불자가 아니라하더라도 수행자를 향한 막연한 기대감이 있다. 세상은 욕망과 갈등 덩어리에 불과한데 수행자는 이를 과감히 벗어난 사람이며, 그들에겐 매우 특별한 뭔가가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참가자들은 스님과의 대화를 통해서 제3의 무언가를 제공받고 싶어 한다. 그중 하나가 스님으로부터 귀한 말씀을 듣고 싶은 열망이다. 그리고 스님의 말 한 마디를 통해 자신의 삶에서 지남이 될 귀한 가르침을 얻어가곤 한다. 예를 들어보자.


참가자들은 스님과 차담을 나누며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스님이 참가자들에게 이렇게 질문했다.

목탁이 더 귀중할까요, 아니면 걸레가 더 귀중할까요?”

사람들은 다들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당연히 목탁이 중요하다는 생각이었다. 그러자 스님은 다시 이렇게 질문했다.

여러분 방이 굉장히 지저분합니다. 목탁이 청소해주지 않습니다. 염불할 때 걸레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럴 때야말로 목탁입니다. 모든 존재는 쓰임새에 따라 그 자체로 소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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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일은 본래부터 귀하고 소중한 존재로 규정되어 있지 않고 그 쓰임새에 따라 값이 정해진다. 아무리 옷을 잘 입어도 신발이 없다면 돌아다닐 수 없다. 진수성찬 앞에서도 수저가 없으면 먹지 못한다.


이와 같은 방식의 대화를 하다보면 사람들은 생각이 금방 바뀐다. 모든 존재는 차별 없이 다 귀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사람들은 대화를 통해서 일상적인 것들, 작은 것들에 대해 보는 눈이 달라진다. 지금까지 모든 가치 기준의 중심이었던 황금만능주의에서 그 관점을 바꾸게 된다. 새롭게 눈을 뜨는 계기가 되어주는 스님의 한 마디에 사람들은 환희심을 갖는다. 그리고 존재의 의미을 새삼 깨닫고, 관계의 방식을 다시 정립하게 될 것이다. 대화가 바로 수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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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스님
16세인 중학교 3학년 때 광주 향림사에서 출가했으며, 대흥사 수련원장을 맡아 '새벽숲길'이라는 주말 수련회를 시작하면서 오늘날 템플스테이의 기반을 마련했다. 실상사 화엄학림 학장과 <불교신문> 주필, 조계종 교육부장을 지냈다. 지금은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실상사에서 독서와 걷기를 주된 업으로 삼고 있다. 2020년 부터는 <실상사 작은학교>의 교사로 취업하여 기쁜 삶을 누리고 있다.
이메일 : abcd369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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