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서로 마음을 열어 고민과 아픔을 나누고 치유하며 행복을 모아내는 게시판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이네요.

목사안수(감리교)를 받고 그동안 너무나 가고 싶었지만 경제적, 시간적 여건이 허락되지 못해 가지 못했던 공동체 2군데를 방문한적이 있습니다.

한곳은 작은 예수, 프란치스코 성인이 활동했던 이태리 아씨시 마을이였고,

또 하나는 영국의 브루더호프였습니다.

 

공동체 운동에 관심이 많았던 시기라 그곳에 가기 전에는 국내에서 동광원을 시작으로,

예수원, 개척자들, 모새골, 아름다운 마을공동체등 많은 곳들을 답사했었습니다.

 

특별히 브루더호프에서 보냈던 시간은 많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저는 장난감 공장에서 포장을

하고, 아내는 식당에서 시작도 끝도 없이 감자를 깎았었죠. ^^ 이상과 현실에 대한 체험 이라고

할까요. 저녁이 되면 모두가 식당에 모여 함께 식사를 하고, 식사 중간 중간에는 음악연주 같은

이벤트도 있었죠. 저녁 시간에는 드넓은 잔디밭에 모여 모닥불을 피우고 노래하며 춤도 추며

그날 하루하루를 지냈던 소감을 이야기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일요일이 되면 마을 공동체 안에 있는 체육관으로 함께가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예배는 특별한

서는 없었고, 그곳에 리더 되시는 어른이 아이들에게 둘러 싸여 동화 한편을 읽어주고 기도로

마치는 것이 다였습니다. 공동체 예배는 차분하면서도 깊이 있는 영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상에 남는 것은 브루더호프 공동체가 성서를 바탕으로 한 공동체 생활 규칙이 있는데 그중에 

일상생활에서 관계의 어려움에 부딪쳤을 때 "뒤에서 험담하지 말고 사랑으로 솔직히 말하고

하루를 넘기지 말라는규칙을 직접 체험했었습니다.

  

그곳에서 며칠 지내다 보니 아이들이 너무 예뻐서 카메라로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아이의 엄마와

아빠가 와서 항의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사진이 본인들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사용되는

우려를 표한 것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사진을 삭제하고 사과를 했었죠.

그러나 마음은 편치 않더군요.

 

이래저래 불편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그들 부부가 다시 와서 저희 부부에게 사과를

하더군요. 본인들도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지 못해서 실수를 했다고 말입니다. 그때 저는 이 작은

경험이 공동체에 대한 강렬한 인상으로 남았습니다. 외부의 시선, 타자의 시선은 본인의 의도가

설령 선한 출발이라고 해도 그것은 공동체 내부를 바로 인식하지 못하고 감상적으로만 포장 할 수

있겠다는 것을 깨달았죠. 그와 더불어 공동체의 식구들이 공동체의 철학을 힘들지만 살아내는 것을

보며 이것이 100년이 넘은 공동체의 힘이구나 생각하며 많은 도전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브루더호프 창시자 에버아르트 아놀드의 <소금과 빛>, <공동체로 사는 이유>를 펼칠 때면

 그 시간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최근 들어 재세례파 계열의 아미쉬와 브루더호프공동체가 주목 받

는 것을 보며 다시 식었던 가슴이 뛰기 시작하네요. 책 출간을 축하드리며 이벤트에 선정 된다면

자님이 답사한 곳들을 다시 한 번 찬찬히 짚어 보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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