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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륜스님-김제동 청춘콘서트 워싱턴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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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정토회 www.jungto.org



4월 5일, 한국에서는 나무를 심는 날, 미국 워싱턴 D.C. 인근 메릴랜드 대학에서는 법륜스님과 김제동씨가 함께 한 미국 청춘 콘서트에서 교민과 유학생 등 870여명이 모여 활짝 웃는 얼굴로 마음에 희망을 심었습니다. 이날 행사를 돕기 위해 자원한 55명의 서포터즈들이 밝은 주황색 티셔츠를 입고 행사장 안팎에서 청중들을 안내하고 사전 준비를 하는 모습에 행사장 분위기가 더욱 활기를 띠었습니다.



1부 – 법륜스님의 청년 멘토링 “방황해도 괜찮아”

기도는 부정적인 마음을 긍정적인 마음으로 바꾸는 것



질문: 열 여섯살 중학생 때 동생과 함께 유학을 나왔습니다. 두 살 아래의 동생을 돌보며 부모님이 보내주시는 돈을 최대한 아껴쓰려 노력하며 살다가 동생은 1년 후 한국으로 돌아가고, 저는 실패한 유학생이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정말 노력하며 공부해왔습니다. 하지만 어릴때에 부모님에게서 정신적인 보살핌을 받지 못한 것이 늘 가슴에 남아, 부모님을 볼 때마다 16살로 돌아가 어린애가 되곤 합니다. 8년의 세월이 흐르고 나니 이제 부모님은 점점 건강도 안좋아지시는데, 부모님에게서 받지 못한 보살핌에 대한 갈망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이 빈자리를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요?


스님: 외국에 나와 살면 자기가 한국에 있던 때의 사고방식에 머무르게 됩니다. 중국 조선족들이 우리 전통의 삶의 습관을 많이 간직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이고, 미국 교민사회도 마찬가지라서 옛날 자기가 한국을 떠나던 때의 생각에 정체되는 경향이 있어요. 질문자가 한국에서 성장했으면 친구들과 어울리며 변화해갔을텐데, 외국에 나오니 16살때의 마음에 정체 되어, 몸은 24살이지만 의식은 16살의 마음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 마음을 버리지 않으면, 받지 못한 부모의 사랑에 대한 고픈 마음이 계속되어 끊임없이 사랑에 대한 허기가 채워지지 않게 됩니다. 세상에는 16살에 고아가 되어 혼자 생활을 유지해야 했던 사람들도 있을텐데 그런 사람들에 비해 본인의 처지가 낫지 않나요? 


저는 중학교 때부터 혼자 자취하면서 살았어요. 질문자가 혼자 동생을 돌보았던 경험은 사실 아주 좋은 경험이에요. 부모님이 보내주신 돈으로 공부할 수 있었으니 참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해야 돼요. 사랑을 못받았아서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이 문제가 해소가 되지 않습니다. 생각을 바꾸기 위해 기도 해야 해요. 종교에 관계 없이, 기도라는 것은 자기 암시이기도 하거든요. 기도하는 것은 습관에 의한 부정적인 마음 작용을 긍정적인 마음 작용으로 바꾸는 거에요. 질문자는 그 나이에 8년간이나 미국에 유학을 보내주실 정도의 집이었으면 대한민국 상위 소수에 듭니다. 우리 엄마 아빠가 내가 유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충분히 도와주셨다, 감사하다고 계속 기도하면 고픈 마음이 해소될 수 있습니다. 



잘 하려는 생각을 버리면 오히려 더 잘 할 수 있다


질문: 한국 정부가 주관하는 인턴쉽 프로그램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무대공포증이 있어서 보통 준비한 것에 1/10 밖에 못하는데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요? (이렇게 말하는 질문자가 사실 말을 또박또박 오랫동안 너무 잘 해서 관객들이 여기저기서 슬슬 웃기 시작함)


스님: 무대 공포증은 모든 사람에게 다 있습니다. 저도 그렇고, 김제동씨도 그렇대요. 왜냐, 남들 앞에 서면 자기를 잘 보이고 싶은, 잘할려는 의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무대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와요. 잘난체 하려고 안하면 공포증이 사라집니다. 내가 가진 것의 80%만 표현해야지 하고 생각하면 오히려 더 잘할 수가 있어요. 박사과정 하는 분들, 논문 쓰기 어렵죠? 모르는데 잘 쓰려고 하니까 그런 거에요. 한장 쓰고 버리고, 쓰고 버리고를 반복하면 절대 못씁니다. 그냥 아는대로 주욱 다 쓴 다음에 다시 처음부터 보면서 고치고 고치고 하면 돼요. 


스님이 여러분들에게 무엇이든 질문하라고 하니까, 사람들이 어이구, 스님! 그러다가 스님이 모르는 질문이 나오면 어떡해요, 그럽니다. 손자병법에 갖가지 전술이 다 나오는데, 그중의 마지막 36번째 전술이 뭡니까, 삼십육계 줄행랑이죠. 모든 것을 다 해봤는데 안되면 도망가는 것도 방법이에요.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면 되는데, 모르는데 아는체 하려고 하니까 힘들죠. 자기 능력 이상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까 두려운 겁니다. 자기 아는 만큼만 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편해져요. 물론 그래도 무대에 서면 무의식속에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올라오니까 또 더듬거리고 그러니까, 연습을 잘 하면 돼요. 한번 나와서 해 볼래요? 


(스님이 질문자를 앞으로 불러 자기 소개를 하게 시킴. 잘 해서 박수 받음.)


스님: 이 정도면 잘 하죠? 어떤 일이든지 해 보면 됩니다. 문제는 여러분들이 생각만 하면서 걱정만 많이 하거든요. 젊을 때는 무엇이든 그냥 해 봐야 돼요. 일어나야지, 생각만 하지 말고 그냥 일어나버리세요. 줘야지,하지 말고 그냥 줘버리세요. 연애해야지, 하지 말고 그냥 아무나 잡고 해버려야 연애가 됩니다. 열 번째 사귀는 사람과 진짜 연애한다 생각하면 그 전 아홉 명은 다 연습이니까, 사귀다 1주일만에 헤어져도 괜찮잖아요? 연습이니까. 직장 구할 때도 열번은 연습하자 생각하고, 면접 볼 때 한 번은 큰 소리도 쳐보고, 한 번은 굽신거리기도 해 보고, 다 연습 삼아서 해 본다는 마음으로 자꾸 해 보세요. 이러다 보면 물론 그냥 재수없이 중간에 걸릴 수도 있죠. (웃음). 그럼 그냥 그 직장 다니면 돼요.


운전면허도 한번에 붙으면 연습이 잘 안 돼서 위험해요. 빨리 되는 게 다 좋은 것이 아니에요. 연애도 한 다섯 번쯤 파탄이 나야 제대로 할 수 있어요. 처음 실패한 것을 상처로 받아들이면 그게 장애가 되지만, 실패를 경험으로,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으로 삼으면 다음에 더 잘 할 수 있게 됩니다.



깨달음은 자발적인 의문,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탐구를 통해 터득하는 지혜


질문: 스님께서는 처음 깨달음을 어떻게 얻으셨는지요.


스님: 깨달음이란 통찰력이에요. 한 면만이 아니라 전체를 다 보는 것. 전모를 파악하는 지혜죠. 깨달음을 얻으려면 첫째, 자발적이어야 합니다. 그게 뭐지, 왜 이러지, 자발적으로 궁금해 해야 합니다. 자발성이 없으면 모방일 뿐 창조가 되지 않거든요. 둘째, 지속적인 탐구가 필요해요. 왜 그러지, 하다가 멈추면 안됩니다. 집중해서 탐구를 하다보면 전모가 확 보이는 통찰력을, 지혜를 얻게 됩니다. 


인생살이도 마찬가지에요. 부부가 같이 잘 살다가 결혼한 지 20년만에 한 쪽이 바람을 피웠다면, 보통은 이걸 부정적으로 보고 상대를 미워하는데 에너지를 쏟아버려요. 하지만 제3자 입장에서 본다면 궁금하지 않나요? 젊을때 잘 같이 살다가 나이 사,오십이 다 되어 딴 사람에게 관심이 간다면 도대체 무엇이 부족해서 그런 마음이 들었을까. 하나의 탐구 대상이 되지 않나요? 바람핀 배우자를 인터뷰하면서 왜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 탐구해 보고, 그의 연애 상대도 인터뷰 해서 어떻게 이렇게 되었는지를 한 1년간 철저하게 연구해서 결과를 발표하면 논문 하나 제대로 되지 않을까요? 책으로 쓰면 베스트셀러 안되겠어요? 


이런 좋은 연구 기회를 우리는 모두 놓치고 맙니다. 엄마들도 마찬가지에요. 잘 자라던 아이가 사춘기때 갑자기 변해서 사고를 친다면,어떻게 해서 아이가 이렇게 되었는지, 아이 임신중이었을 때 엄마 마음이 어땠는지, 자랄 때 부부 사이는 어땠는지 등등을 집중적으로 탐구하면 마찬가지로 대단한 연구가 됩니다. 이런 걸 다들 스스로 안하고 힘들어 죽겠다면서 찾아오니까 애도 없는 스님이 상담을 하면서 연구를 해 가지고 책을 내서 다 베스트셀러가 되잖아요. (웃음)

 


존재는 그냥 존재일 뿐


담장은 게으른 사람이 잘 친다는 말 아세요? 옛날에 담장은 흙과 돌로 만드는데, 부지런한 사람이 하면 금방 무너집니다. 천천히 하루에 한 줄씩, 마르면 그 다음날 또 한 줄씩 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부지런하다고 다 좋은 게 아니에요. 똥이 방에 있으면 오물이지만 밭에 있으면 거름이죠. 돌이 밭에 있으면 치워야 할 걸림돌이지만 공사장에 있으면 건축자재가 되죠. 모든 존재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닌데, 어떤 상황에 놓이느냐에 따라 좋기도 나쁘기도 해요. 선악은 본래 없습니다. 이런 것을 공(空, 비어 있음)이라고 해요. 


존재자체는 그냥 존재일 뿐이에요. 어떤 상황에 놓이느냐 누가 보느냐에 따라 좋은 것이 되기도 하고 나쁜 것이 되기도 하죠. 본래 성스러운 것도 나쁜 것도, 잘난 것도 못난 것도 없습니다. 그것이 놓인 상황, 인연, 그것을 보는 마음에 따라 좋게도 나쁘게도 됩니다. 그걸 색(色, 모습)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고 하죠. 


성추행당한 기억에 괴로워하는 여자분은 자기 몸이 더러워졌다는 생각에 괴로워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성추행범의 처벌과 범죄 방지를 하더라도 피해자의 피해의식은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이때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의 몸 자체는 더럽힐래야 더럽힐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성스러운 것도 더러운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여러분들은 하나하나가 소중한 존재입니다. 특출하다 교만해도 안되고 열등하다고 비굴해서도 안됩니다. 우리의 의식이 우리를 괴롭히는 거지, 존재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원하는 대로 안되어도 좌절하지 말 것


질문: 19살 축구선수입니다. 여덟 살에 미국에 와서 재미로 축구를 시작했는데, 즐겁고 취향에 맞아서 계속 하다가14살부터는 프로축구를 목표로 뛰었습니다. 미국 프로축구 입단 제의도 받은 적이 있지만 아직 꿈이 이루어지지 않아 이제는 매일 연습하는 것도 지겹습니다. 입단 테스트를 받으면 이번에는 되겠지 하면서도 기회가 오지 않아 지쳐갑니다.


스님: 누구나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원하는대로 되지 않으면 괴롭죠. 그러나 원하는 대로 다 될 수는 없어요. 될 때도 있지만 안 될 때도 많습니다. 저는 어릴적 꿈이 과학자가 되는 것이었어요. 우주를 연구하는 천문과학자가 되고 싶었는데. 어릴때 절에 스님이 중 되라고 해서. (웃음) 과학자가 못된 것이 아쉽기도 하지만, 지금 보면 이것이 가장 좋은 길이었던 것 같아요. 


아직 열 아홉 살이니까 한 두 해 더 최선을 다 해서 해 보세요. 혹시 안되더라도 좌절하지 마세요. 다른 길에도 얼마든지 다른 인생의 길이 있습니다. 혹시 미국에서 내가 인종적으로 차별받는 거 아닌가 생각할 수 있겠는데, 그건 당연한겁니다. 어느 사회에서나 차별이 있습니다. 가난한 집 아이들은 부잣집 아이들에 비해 불리하지만, 이를 오히려 더 노력할 계기로 삼을 수 있듯이, 인종차별을 불만으로 생각하고 주어진 조건을 부정적으로 보기 시작하면 자기 에너지를 미움에 소진하게 됩니다. 그럴 수록 더 열심히 노력해서 자기 능력을 향상시키고 사회 조건을 개선해 나가는 데에 힘을 보태면 됩니다. 

 


주어진 조건을 긍정적으로 보고 인생 자산으로 삼으라


어릴때 가난하게 산 것도 상처로 삼으면 장애이지만, 자산으로 삼으면 경험이 됩니다. 스님은 중1때부터 알바하면서 살았어요. 어릴 때부터 저보다 어린 애들을 가르쳐봐서 가르치는데 재주가 있습니다. 지금 초등교육조차 전혀 없는 필리핀 민나다오의 무슬림 반군 지역에 가서 학교를 지어주는데, 아이들 교육은 필요하니까 반군이 치안을 보장해주고  JTS가 학교를 설립해 문맹퇴치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서 일 해보면, 대학 나온 필리핀 학생보다 외국에서 온 내가 그 마을 사람들 형편과 그 사람들 마음을 더 잘 알아요. 그들의 삶이 내가 어렸을 때 살던 시골마을의 삶과 비슷해서입니다. 내가 박사를 해서가 아니라 어릴 때 가난하게 살았던 경험 덕분에 다 아는 거에요. 가난한 시골에서 자란 경험이 오지에서 구호활동 할 때 큰 자산이 되는 거죠. 


유학생활 힘들죠? 하지만 유학할 수 있는 조건에 있으니 감사해야 돼요. 유학 오고 싶어도 못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공부할 수 있는 조건에 있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공부할 때는 공부 하는 것을 만끽하세요. 취직하고 싶어 난리지만, 직장 다니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또 힘들어 죽겠다고 해요. 자기가 처한 현실에는 항상 괴로워하고 지난 시간을 그리워하기만 하면 인생 낭비죠.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 내일도 행복하지 않습니다. 내일의 행복을 위해 지금의 행복을 포기하면 안됩니다. 어떤 분들은 또, 죽음을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 하시는데, 살아있는 삶을 외면하고 죽은 뒤의 삶을 그리워하지 마시고 살아있을 때 순간순간을 만끽하며 잘 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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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김제동 “우리들의 이야기” 



김제동: 반갑습니다. 잘생겼다는 말이 산발적으로 나오네요. 1부에서 스님 말씀하시는데 저는 무대 뒤에서 떨려서 하나님께 기도하고 왔습니다. 


저는 멘토가 될 자격은 없는데, 나도 죽겠다는 말은 같이 할 수 있어요. 혼자 힘들면 괴로운데 남도 같이 괴롭다고 하면 좀 낫죠? 


제 고민은: 과연 언제 사람이 웃을까? 웃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가 잘 안된다는 것은 당연합니다. 두려운 것을 두렵다고, 떨리면 떨린다고 말하면 됩니다. 떨린다고 말하면 관객들이 박수쳐줍니다. 자기도 저 상황에서는 그럴 거라고 이해하고 공감해주니까. 두려운 건, 최악의 경우를 상상하니까 두려운 거지. 보통 그렇게까지 최악의 상황은 잘 오지 않습니다.


여러분 왜 웃습니까? 뭘 보고 웃습니까? 반전이 있을 때. 교감이 될 때. 정답이 없습니다. 좋을 때. 어이없을 때! 뉴스를 볼 때 가장 웃기는 것이 바로 그래서 그렇습니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정치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죠. 나쁜 사람이 정치하면 나쁜 것이죠.  정치는 나쁘다면서 정치쪽에는 근접도 못하게 하고 자기들끼리만 다 해먹는 것. 그게 나쁘죠. 


요즘 정치는 정말 좋은 정치를 하고 있어요. 왜냐, 웃기지 않습니까! 뉴스 볼 땐, 저걸 보면 웃긴다, 재밌다, 라고 하면서 보면 정말 좋습니다. 어떤 정치인이 자기 장롱속에 7억이 있었는데 몰랐다, 하면 웃기죠? 장롱은 옷을 넣는 곳인데 거기에 현금을 넣고도 몰랐다잖습까. 장롱의 용도도 모르는 사람이 국회의원을 하고 있다니! 장롱에 7억이나 있다면 그집 금고에는 도대체 얼마나? 억지로 장롱의 용도까지 바꿔가며 그렇게 힘들게 사시는 분을 우리가 이쯤해서 쉬게 해 드리면 됩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은총이고 부처님의 자비죠. 당선 되는 것만이 은총이 아니에요.


100분토론. 진짜 재밌어요. 매주 멀쩡한 인간 네 명이 나와 토론하는데 단 한번도 결론이 난 적이 없어요. 결론은 맨날 똑같습니다: “지금까지 시청해주신 시청자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 뭐든지 재밌게 바라보고 내가 할 일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돼요. 정치인을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우리를 사랑하는 것이 바로 투표!


정치인들, 힘있는 사람들이 웃기는 짓을 할 때에는 더 웃어줘야 합니다. 그래야 함부로 못합니다. 유머의 핵심은 혁명과 맞닿습니다. 주어진 상황을 비판적으로 파악하고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 김제동은 눈이 작다는 관념 자체를 바꾸는 것! 잘생겼다고 말해 주시는 것은 별로 와닿지 않습니다. 외모에 대한 컴플렉스는 고등학생 때까지는 있었지만 지금은 괜찮습니다. 물론 가끔씩 거울을 볼때는…


제가 어린애들 인터뷰를 자주 하는데요, 한 아이에게 고민이 뭐니, 하고 물으니까 바로 훌쩍이기 시작하더니, “엄마가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훌쩍… 자꾸 아침에 밥에 국을 말아놔요. ㅠ.ㅠ”아무리 사랑이라도, 그 사람의 의사를 물어보지 않고 행한다면 그건 어른의 폭력입니다. 아무리 그 사람의 일거수 일투족이 알고 싶어도 그 사람의 의사를 물어보지 않았으면 폭력입니다. 근데 저는 대 놓고 이야기를 못합니다. 겁이 많아서. 


또 한 아이에게, 이름이 뭐냐했더니, “사생활입니다.” 뭘 제일 잘하냐, “영어.” 해볼래? “What’s your name?” 그래서 제가, My name is 김제동, 했더니, 아이가 바로, “Why?”…!!! 저는 큰 화두 하나를 마음에 담고 왔습니다. 거의 고승께서 하시는 물음. 왜 나는 김제동일까. 몇날며칠을 고민했습니다.


동생때문에 고민인 아이가 있었어요. 동생이 세살이래요. 이 아이 말이, “동생이 똥을 싸면 엄마가 자꾸 저보고 치우라고 해요.” 저는 또 어른이라고, 가르쳐야 된다는 생각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진이는 세살 때 똥 쌌어요, 안쌌어요? “쌌어요.” 그걸 누가 치웠어요? “엄마가.” (아이가 갑자기 감동 받은 듯한 표정) 동생은 똥을 치울 능력이 돼요 안돼요? “안돼요.” 그럼 앞으로 어떡할거에요? “앞으로 엄마똥을 치우겠습니다!”


아이들은 정말 독창적이에요. 틀에 갇혀 있지 않아요. 아이들에게 속담 문제를 내에 보면요, 예를 들어 “사촌이 땅을 사면 ㅇ ㅇ ㅇ” 여기에 들어갈 말. 사촌이 땅을 사면…  가 본다. 와~! 아주 주체적인 아이입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일단 가본다는 겁니다. 가 본 다음에 배 아파할지 말지를 결정한다는 거죠. 일단 후보의 정책을 잘 살펴 본 후에 찍어줄지 말지를 결정한다는 거죠. 


얼음이 녹으면 ()이/가 된다. 이 문제를 본 한 아이는 이렇게 답했습니다.“얼음이 녹으면… 봄이다.”다른 아이는,문제 자체를 바꾸고 ‘/가 된다’를 빨간색으로 쫙 긋고서, ‘북극곰이 울어요.’라고 썼습니다. 아예 문제 자체를 바꾸는 것! 좌파냐 우파냐 물으면 내가 어느쪽인지 고민됩니다. 이럴 땐 문제 자체를 바꿔버리는 겁니다. 그냥, 나는 기분파다. 하도 김제동씨 결혼 언제하냐고 질문을 받아서, 이젠 이렇게 대답합니다. “오전 7시반 쯤 할 생각입니다. 양가 부모님들 깨시기 전에. 어차피 반대하실테니까.


웃으면서 여유를 가지는 것. 그것이 혁명입니다. 진보와 보수의 틀에 갇히지 않는 것입니다. 그들의 질문으로부터 자유로워질 방법은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 그건 그들의 생각이니까.


동화얘기 하나 해 드릴게요. 등산하는 아버지가 아이에게 길가의 버섯을 지팡이로 가리키며 이건 독버섯이야, 라고 말하고 갔습니다. 그 말을 들은 버섯이 나는 독버섯인가, 하며 가슴아파 하니까, 아버지 버섯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건 사람의 논리야. 자기들 식탁의 논리지. 먹으면 지들이 죽지, 우린 괜찮아! 남들이 만들어 놓은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 그것이 진짜 자유입니다.

저보고 좌파 연예인이래서…집에서 온갖 성찰과 사찰을 다 해봤습니다. 왜 그럴까…내가 무대에서 항상 왼쪽만 쳐다봤나…


등록금 비싸다, 하면 좌파다 그러고. 부자 가난한 아이들 가리지 말고 애들 밥좀 먹이자, 하면 빨갱이라 그러고. 북한 어린이들에게 분유 좀 보내자고 하면, 종북 좌파라고 합니다. 제가 북한에 가겠습니까? 절대로 안갑니다. 울 엄마가 여기 있는데 제가 어떻게 갑니까? 여러분은 제가 북한 가라고 하면 가겠습니까? 언론은 이걸 또 편집해서, “김제동, 청중들에게 북한행 권유”이렇게 제목 뽑고, 여러분들 박수 치는 거 사진 찍어서, “관객, 박수로 화답”.  그리고 “승려 법륜 참여” 이렇게 써 놓죠. 자기들 이념에 안맞으면 종북좌파래요. 그 옛날 걸 아직도 써먹으니까, 유치하죠.


우리가 주인이 되는 세상. 우리가 웃을 수 있는 세상. 욕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기 위해서라도 투표를 해야 합니다. 투표율이 70%가 되면 70%의 국민을 두려워하게 됩니다. 투표율이 50%도 안되면 공천을 주는 사람들 눈치만 봐요. 국민을 잡아놓은 물고기로 알죠.그러니까 우리가 자꾸 퍼득거려줘야 돼요.


왜 코미디언이 자꾸 정치에 관심을 갖냐 그러시는데, 그쪽이 제일 재밌으니까. 저는 개그맨으로서 자괴감을 느껴요. 나는 왜 저렇게 창조적인 생각을 하지 못할까. 왜 나는 보온병을 폭탄이라고 생각하지 못할까. 어떻게 인간이 인간을 도덕적으로 완벽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정치의 힘이 우리로 부터 나온다는 것을 끊임없이 알려줘야 합니다. 국회의원은 4년 임기의 대표적인 비정규직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 그러니 비정규직에 관심을 가지라는 것!


우리가 주체적이어야 해요. 서양 동화들은 정말 주체적이지가 않아. 백설공주, 신데렐라, 지들이 스스로 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동화 내용 패러디) 하지만 우리나라 동화 주인공들, 정말 주체적이에요.콩쥐. 자기 일 다 해놓고..놀러가잖아요. 물 깨진 독까지, 두꺼비하고 협상을 해서, 니가 독을 막으면 앞으로 물장사는 다 니가 하게 해 주마. 그래서 우리나라 소주병마다 두꺼비가 있는 거에요. 장화홍련전, 배울점이 많아요. 죽어서까지 주체적으로 목민관 앞에 나타나 억울함을 해결하라고 협박했어요. 이걸 두 글자로, 투/표. 정치인은 우리의 대리인입니다. 그것을 잊지 않게 하는 방법은 투표입니다. 우리 그렇게 주체적으로, 인생을 재밌고 즐겁게 삽시다. 



김제동씨가 이야기하는 내내 관객들은 웃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객석이 완전 초토화된 적도 정말 여러번이었죠. 이렇게 미친듯이 웃기는 정말 오랫만에 처음이라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어지는 3부에서는 법륜스님과 김제동씨가 함께 나와 서로 친하게 지내는 이야기들 – 스님이 제동씨에게 힘들면 문경에 내려와 잠깐 걷자 하시길래 내려갔더니 그날 밤 24km를 걷고 그 다음날 또 산에 올라가야 했다는 등^^ – 듣고, 청중으로부터 다시 즉석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러는 사이 시간은 훌쩍 밤 10시를 향해 흘러버렸지요. 청중들은 너무 웃어서 단련되어버린 뱃근육을 어루만지며 환히 열린 마음으로 돌아가고, 그 동안 수고가 많았던 서포터즈들은 스님과 제동씨와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뒷풀이 시간도 가졌습니다. 


자, 다음 행사는 4월 6일 워싱턴 D.C.내 조지 워싱턴 대학에서 열리는 법륜스님과 김제동씨의 “한국 정치에서 비중이 커져가는 개인의 목소리들: 새정치는 트윗 한 걸음부터”로 이어집니다.


(사진제공: 민윤기 법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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