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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사표에 대하여

일반 조회수 7397 추천수 0 2009.03.12 17:29:30
   
   
  
출사표(出師表).
흔히들 선거에 출마하거나 또는 어떤 일에 대해 나아갈 때에 흔히들 출사표를 던진다고 하는 표현을 많이 쓴다.
이 출사표 또한 삼국지에 나오는 제갈량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근원에 대해 알아보면, 유비가 이릉대전에서 오나라 명장 육손에게 화공법으로 패퇴한 후, 백제성에 은거하다가 결국 숨을 거두게 된다.
유비는 죽기 전에 제갈량에게 유비의 황위를 이어받게 될 유선이 영특하지 못하고, 나라를 이끄는 등 재주가 부족하면 제갈량이 그냥 황위를 차지하라고까지 한다.
그러나 지략과 함께 충성심 또한 충만한 제갈량은 머리를 바닥에 찍으면서 눈물을 흘리고 그 말씀을 거두라고 한다. 그리고 그외에는 마속(마량 형제의 막내)의 재주가 뛰어나나 너무 승하여 그를 너무 중용하지 말 것도 권고한다.
또한 그는 죽기전에 하는 말이 가장 정직한 말이며, 또한 죽기전의 새 울음소리 또한 가장 처량(?)한 것이라고 하며, 끝없는 후회가 이릉싸움에 든다고 하면서, 그때 제갈량의 말을 쫓을 것을 이라고 한다.
그리고는 촉한의 기업은 일구었으되 한실의 부흥을 내세우며, 천하를 도모하지 못한 유비의 파란만장한 삶은 조용히 그가 숨을 거두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옛날 어느 누가 자신의 황위를 자식대신 자식이 모자라면 그대로 그냥 앗아 이어버려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런 말을 듣는 사람은 제아무리 반골이 많아도 어찌 그를 배반하고 배신할 수 있을까?
비록 정사가 아닌 소설이기는 하나, 유비의 이런 모습으로 볼 때 반골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부리는 자가 만드는 영역또한 적지 않음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그렇게 유비가 질풍노도의 삶을 끝내자 후주 유선이 황위를 이어받고, 제갈량은 전과 같이 승상이 되었다. 그리고 유비의 못다한 뜻을 다해 위나라를 정벌하고, 또 오나라를 통합시켜 한실의 부흥이라는 촉제 유비의 뜻을 펼치리라 굳게 마음 먹고, 드디어 군사를 일으켜 위정벌기로 돌입한다.
한편 이때 위나라를 보면, 조조의 첫째 아들인 조비가 위의 황제가 되어 있었는데, 나중에 제갈공명과 다투는 사마의는 이 첫번째 제갈량의 위정벌기에 있어서, 중신들의 암투 속에 낙향해가 있었고, 그의 두 아들인 사마사 사마소를 가르치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한편 형주의 관우가 오나라의 공격으로 성이 아님이나 다를 바가 없는 맥성에 겨우 웅거하고 있을 때, 그 멀지 않은 곳에서 유비의 양아들인 유봉과 함께 있던 맹달은 관우의 도움요청에 대해 시큰둥하게 거부하였다가 관우가 결국 사망하게 되자 촉제의 분노와 토벌을 염려하여 위에 귀순하고 있었다.
그런데 제갈량의 첫번째 위정벌기에 있어서 이 맹달이 다시 촉한으로 돌아오겠다는 뜻을 제갈량에게 전한다. 그러나 이 소식은 사마의에게도 들어가고, 그는 젊은이들을 모집하여 곧장 맹달로 향하는데, 제갈량은 사마의를 경계해야한다고 서신을 보냈지만 맹달은 이를 가벼이 여기고 있었다.
한편 맹달은 사마의에 의해 같이 동조하기로한 인근 고을의 수장들의 배반으로 이어지고, 그는 결국 사마의에 의해 죽게 된다. 이로써 사마의가 등장하게 된다.
이렇게 일이 진행되지만, 제갈량이 위정벌을 떠나기전에 그의 심정과 그의 뜻을 유선에게 바쳤던 것이 바로 그 유명한 출사표이다.
구구절절한 그의 유비에 대한 충성과 함께, 한실을 부흥하려는 뜻이 담겨 있어서 유선 또한 눈물을 적셨다.
그러나 제갈량의 뜻은 결국 생전에 이루지 못한 체로 나중에 오장원에서 생을 마감하고 만다.
어쨋든 정사이든, 야사이든, 또는 가공을 거친 소설이든, 유비가 살아있던 세상에 없는 사람이든, 그를 그리며 주군에 대해 충성을 다하는 모습은, 그가 단지 지략이 뛰어나고 지모가 출중한 공전불후할 것 같은 뛰어나고 대단한 인물이라는 것에 가려져 있는 사실이 훨씬 더 큰 것 같다.
그 사실은 바로 그런 지모나 지략을 뛰어넘는 충성심이다. 제갈량은 사나깨나 한실의 부흥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그의 생각은 항상 이 밖으로 노닐지 않았다.
천시때문인지 아니면 운명인지 후주유선의 아명(어릴 때 이름)이 아두인 것에서 아둔하다는 말이 나왔는지 알 수가 없지만, 그가 조금만 영활했어도, 환관의 농간에 놀아나는 등 한말기의 상황과 조금도 다름이 없는 그런 상황은 없었을 것이다.
그는 위나라의 뇌물을 받은 환관의 말을 듣고, 여러차례 제갈량의 위정벌기 중에서 가장 유리하게 싸움이 전개될 때에 제갈량을 소환하는 우를 범하기도 했었다.
이같은 경우, 유비의 유언도 있었거니와 제갈량이 아닌 사마의 정도만 되었어도 아마 유선으로부터 황위의 찬탈 또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소환된 제갈량은 땅이 꺼지는 회한만 삼킬 뿐, 다시 그 다음의 위정벌 준비에 들어가고, 다시 위나라로 향했으니, 그는 공전불후한 충신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정사적인 면을 볼 때 유비에 대한 과장, 그리고 조조에 대한 폄하와 축소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다소 제갈량의 지모에 대한 확장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역시 이는 소설을, 허구가 아닌 사실로 받아들이는 데에 문제가 있다. 소설은 가공을 거친 것으로 단연 허구인데 말이다.
어쩌면 나관중이 지었다고 하는데, 그가 지었을 때 촉한이 삼국통일을 못하게 그린 이유가 이미 썩을대로 썩은 한나라보다는 새로운 나라를 꿈꾸는 민심을 반영하여, 이를 소설로 그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삼국지를 읽는 사람들은 제갈량의 탁월한 지략과 웅비하는 지모만을 생각할 줄 알았지, 그의 끝없고 드넓은 충성심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출사표에 담긴 뜻은 제갈량의 지모나 지략, 또는 필력 등이 아니라 바로 누구보다 충만한 충성심이라는 그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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