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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사회를 위한 기독교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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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배워야 할 독일의 복지제도와 봉사활동




출처 : 기독교사상 12월호 http://clsk.org/gis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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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1/3 국민이 선택한 우리의 롤 모델, 독일
한국에서 유일하게 매일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리얼미터’가 지난 7월 22일부터 28일까지 일주일 동안 ‘G8 국가 중 우리가 가장 많이 배워야 할 나라는 어디인가’를 1,000명에게 물었다. 그 결과 독일로 응답한 사람이 3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미국, 캐나다, 일본, 프랑스 순이었다. 대한민국이 당면한 사회복지, 경제민주화, 일자리와 성장, 평화통일을 달성한 나라가 독일이라는 것을 일반 국민들 다수가 알고 있었다.
게다가 한국과 독일은 여러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 먼저 전후 분단국가로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경제 강국, 특히 수출 강국을 이룩한 나라다. 인구 크기도 8,200만(통일 한국+해외 교포)으로 비슷하고, 대륙붕을 합친 나라 크기도 비슷하다. 또한 단일 민족으로 집단문화적 성격과 평등의식이 강한 것 역시 유사하다.
또한 현대사에 독일과 한국은 상호 특수한 연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먼저 독일은 대한민국의 산업화에 크게 기여했다. 우리에게 가장 먼저 큰 규모의 차관을 준 나라다. 1963년 미국을 방문해 케네디 대통령에게 홀대를 받은 박정희 전 대통령은 독일로 발길을 돌렸다. 당시 서독의 에어하르트 총리를 만나 차관을 부탁했고, 3,000만 달러를 지원받았다. 조건은 한국의 간호사와 광부의 서독 파견이었다. 한국의 첫 대량 수출도 독일로의 인력 수출이었다. 약 2만 명의 간호사와 광부가 병원과 탄광의 막장으로 향했다. 이어 독일은 한국의 민주화를 위한 재정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또한 민주 인사가 구속되었을 때 이들의 석방을 위해서도 국제적으로 노력해 주었다.

독일의 복지는 사회적 연대에서 출발했다
18세기 유럽은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있었다. 그 중심엔 산업혁명과 자본주의가 있었다. 르네상스로 개인의 가치가 강조되면서 신분보다는 개인의 역량이나 자기실현이 중요해졌다. 그러나 개인주의와 자본주의는 여러 부작용을 만들어 냈다. 하나는 끝없는 탐욕, 다른 하나는 배금주의로 돈 밖에 모르는 천민자본주의의 만연이다다. 이에 대한 대안은 두 갈래로 갈라진다. 하나는 기독교 윤리의 회복운동 가운데 이루어진 민주주의의 발전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주의를 넘어 공산주의로 가는 혁명이었다. 
과거 19세기 유럽에서는 이웃 사랑을 강조하는 기독교적 전통이 천민자본주의적 생활양식을 억제하는 가장 큰 힘이었다. 그러나 ‘이웃사랑’이라는 기독교의 보편적 가치 대신에 극단적 민족주의와 공산주의라는 특수 가치가 기승을 부렸다. 이것이 바로 나치즘과 러시아 혁명, 동유럽의 공산화였다. 유럽은 가장 참혹했던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수천만 명이 죽어가는 비극을 낳았다. 그 한 가운데 독일이 있었다. 독일은 나치즘과 공산주의의 온상이었다.
전후 독일은 패전의 대가로 분단되었다. 서독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동독은 공산주의와 계획경제 체제로 갈라졌다. 서독에겐 새로운 기회였다. 나치즘과 공산주의를 경험한 독일이 내건 대안은 바로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적 시장경제’였다. 

사회복지국가의 모델, 사회적 시장경제
‘사회적 시장경제’는 경제 질서를 방임하지 않고 국가가 개입해 부의 분배가 공평하게 나눠지도록 개입하는 것을 뜻한다. 사회복지국가의 모델이다.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누는 것을 말한다. 이 관점에서는 경제 질서를 사회 질서의 한 부문으로 간주한다. 경제 질서가 민주주의와 인권, 자유, 평등이라는 상위적 가치와 목표에 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독일 민주주의의 기본사상이라고 볼 수 있다.
사회적 시장경제의 핵심 사상은 두 가지로, 질서자유주의와 여러 질서의 상호의존 원칙이다. 전자는 국가가 시장의 효율성과 능률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개입이 필요하다는 관점이다. 국가는 개인의 이해 관심을 북돋아 주어야 하고, 개인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사회가 도와야 한다는 원칙에 입각해 경제 및 노동 질서를 만든다. 
후자의 경우 경제질서, 법질서, 정치질서, 사회질서 등이 상호 불가분의 관계, 즉 상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와의 관계 속에서 입안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이 자유롭기 위해서는 경제로부터 자유롭고, 정치적 의사 결정에서도 자유롭고, 사회적 관계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게, 법질서가 이를 규율한다는 관점이다. ‘사회적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실현’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이는 ‘이웃 사랑’이라는 기독교 사상에 기초하고 있다.

독일 헌법에 규정된 사회복지국가
경쟁질서와 형평성이 독일 복지제도의 핵심이다. 즉 돈이 없어서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거나, 공부를 하지 못하거나, 일자리를 잃고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열심히 일한 사람이 노후를 걱정하게 만들어도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다.
연방 헌법 제 20조는 독일을 민주주의 사회 연방국가로 정의하고 있다. 이 조항의 기본 원칙은 사회적 연대와 자발적 책임이라는 두 축이다. 사회보장제도가 사회적 연대로 광범위하게 법률로 규정하고 있는데, 의료·실업·연금·산업재해·요양보험 등이다. 육아·거주·교육 보조금도 지원한다. 자발적 책임은 개인 스스로 일자리를 찾고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독일에선 강력한 사회복지가 오히려 개인이 마음껏 경쟁하고 개혁할 수 있는 인프라로 작동한다. 다른 나라 경제모델보다 독일식 경제모델의 우위는 탄탄한 사회적 안전망에서 출발한다. 모든 개인이 주요 재해인 질병과 실직, 재해, 퇴임으로부터 사회적 보장을 받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는 것이다. 독일인들은 이를 ‘사회적 연대’라고 부른다.

세계 최초로 복지제도를 도입한 독일
세계적으로 처음 사회보장제도를 실시한 사람은 보수 정치가로 독일제국 총리를 역임한 비스마르크였다. 보수가 먼저 사회 개혁에 나선 것이다. 당시는 급속한 산업화로 산업 노동자가 급증했고, 그만큼 사고도 많았다. 1883년부터 3대 의무보험 제도를 마련했는데, 의료보험·산재보험·연금보험이다. 당시 보험의 대상은 전체 일하는 사람의 10%에 불과했다. 당시 영국·미국엔 복지제도가 없었다.
2차 세계대전 후 서독에서는 사회보험 서비스가 더욱 확대된다. 1957년 연금개혁은 독일사회의 안전망을 더욱 단단하게 다지게 했다. 월급이 높아지면 연금도 많아지는 연동 연금시스템을 도입했다. 
통일 이후엔 노약자를 위한 간병보험과 휴양보험 제도가 도입됐다. 경제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한 사람이 노후를 편안하게 보낼 수 있게 국가가 보장해준 것이다. 말 그대로 ‘열심히 일한 당신, 이제 편히 쉬세요’다.
또한 실업자는 교육과 재취직 연수 프로그램 등을 포함한 여러 제도를 통해 재기의 기회를 갖는다. 국가가 나 몰라라 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독일은 영미 등 다른 국가와는 달리 사회적 공정성과 공동체 내에서의 비용 분담을 통해 사회 통합을 이뤄내고 있다. 사회 공동체와 공동 책임이라는 기독교적 사고방식이 독일 국민의 DNA로 자리 잡았다. 이를 위해 좌·우 할 것 없이 정치 조직과 노동 조직이 앞장섰다.
독일에선 개인의 자유 못지않게 평등의 가치가 강조된다. 독일 시민들은 비교적 평등하다. 개인 수입의 격차는 미국이나 영국, 한국, 일본보다 훨씬 작지만 중산층은 전체적으로 미국보다 훨씬 많다. 미국의 중산층이 약 50%인데 독일은 75%다. 독일의 중산층은 단단한 사회구성체를 형성하고 있다.
복지는 단단한 사회안전망으로 자신의 능력과 역량을 좀 더 많이, 좀 더 크게 발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을 내포한다. 계층 상승 기회가 더 많아진다는 뜻이자 사람들이 꿈꾸는 가장 본질적인 희망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국가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 라인 경제모델의 복지안전망은 경제력을 손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연대를 통해 높인다고 보는 관점이다. 이를 ‘사회적 제도의 우위’라고 부르기도 한다.

복지는 사회적 연대다 
독일에서 개인의 행복은 천부적 권리이며, 이를 국가가 보장하고 있다. 개인이 행복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국가가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헌법으로도 규정하고 있다. 독일 국민의 90% 이상이 의료보험과 실업보험 등 복지 혜택을 받는다. 개인 세금은 적게 내고 국가는 분담금을 많이 낸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근교에 사는 브리가테 씨는 3년째 실업자로 장기실업수당 수령자다. 그는 회사에서 해고된 첫해 전년도 소득의 67%를 실업수당으로 받았다. 1년이 지나도록 직장을 구하지 못하자 장기 실업자로 분류돼 매달 장기실업수당 359유로(약 53만 8,500원)가 나왔다. 부인과 자녀 앞으로 나오는 수당을 합하면 그의 가족에게 매달 들어오는 돈은 1,436유로(약 215만 4,000원)다. 최근 새로 이사한 집을 위해 구입한 소파와 식탁 비용의 영수증을 노동청에 제출하자 모두 지원받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끄떡없이 사회적 약자를 지키고 배려하는 독일의 복지 현장이다. 2010년 당시 브리가테처럼 장기실업수당을 받은 실업자는 100만 명. 이들 가족까지 합치면 총 670만 명이 실업수당금을 지원받았다. 독일 정부가 이를 위해 지출한 비용만 46억 4,000만 유로에 이른다. 다행히 2012년에는 일자리가 많이 늘어 정부가 지출하는 실업수당은 줄어들었다.
독일 실업수당의 재원은 노동자의 보험료와 정부 지원으로 충당된다. 정부가 반을 분담한다. 예로 한 달에 3,000유로(약 450만 원)를 버는 미혼의 스벤 밀러 씨는 소득의 36.5%를 세금과 연금으로 지출한다. 연금보험으로 298.5유로, 실업보험으로 45유로, 건강보험으로 246유로, 간병인 보험으로 29.25유로를 부담한다. 이는 한 달 월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독일의 복지제도가 잘 작동하고 있는 것은 국민과 기업들이 세금을 잘 낼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사회적 연대, 즉 공동체의 가치를 지켜가고 있기 때문이다. 세금을 많이 내도 국민들은 불만을 토로하지 않는다. 안정된 보험과 미래가 보장되어서다. 한국의 경우 일반 직장인은 약 26.5%를 세금과 연금으로 내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복지 상황은 어떤가? 아직 4대 보험에 가입하지 못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국민이 4명 중 1명꼴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하는 <보건복지포럼> 2012년 3월호에 실린 내용이다. 건강보험은 6개월 이상 보험료를 내지 못한 생계형 체납자가 129만 가구, 310만 명이다. 이들은 병원에 자유롭게 갈 수 없다. 실직을 해도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는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이 815만 명이고, 산재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도 1,000만 명에 이른다. 4대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연인원으로 전체 국민의 절반이 넘는 2,600여만 명이다. 이것이 대한민국이 독일 같은 복지국가로 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2012년 대선의 화두는 복지국가가 될 수밖에 없다.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서다.

복지는 자선이 아니라 스스로 자립을 돕는다
독일 복지 정책의 골격은 “스스로 자립해서 생활할 수 없는 국민에게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삶의 길을 열어주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연방 노동사회부의 웹사이트에 있는 내용이다. 독일에선 실업자라도 사회복지라는 안정네트워크가 그와 그의 가족을 빈틈없이 보살펴준다.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최저한도의 삶을 높은 수준으로 보장해 준다. 독일에선 일하는 사람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을 만큼의 보장을 국가가 책임진다. 그것도 법으로서 말이다. 기업과 정부가 각각 해야 할 역할을 명확하게 구별해 체계적으로 ‘분업’하고 있는 것. 
한 집의 가장이 어느 날 갑자기 중병으로 쓰러져 오랜 치료를 필요로 할 경우 건강보험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연금보험이 생활을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이 제도는 ‘직장 근무로 인해 병으로 쓰러진 사람에게도, 국민경제 전체에 있어서도 이득’이라는 사상에 기초하고 있다. 
독일은 세계 최대의 의사 비율을 자랑하고 있다. 의료에 종사하는 사람의 수가 30만 명에 이른다. 종합병원과 사립병원을 비롯한 병원 수는 총 2,040개이며, 병상은 60만 개에 육박한다. 그 밖에도 1,404개의 예방 및 재활의료기관이 있으며 약 20만 개 병상이 마련돼 있다.
연금 수준도 세계 최고다. 퇴임 후 개인이 받는 연금은 근로자 평균 순소득의 약 70%나 된다. 만약 평소 매달 500만 원 월급의 받던 노동자라면 퇴임 후에도 매달 37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많은 퇴직자들의 고민은 연금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쓸 것인가이다. 휴가 시즌을 제외한 평상시에 스페인과 그리스를 여행하는 여행객의 80%가 독일 연금수령자들이라고 한다. 독일의 사회보장제도의 범위도 다채롭다. 실업에서 질병, 연금, 간병보호, 노후 대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세계에서 사회복지제도가 가장 잘 작동하고 있는 나라 중 하나가 독일이다.
독일의 복지제도는 보험을 넘어 가족친화적 사회를 위해 어린이보조금으로 확장되고 있다. 독일의 어린이 수당 지급은 전후 경제 기적이 일어나던 1950년에 이미 실시되었다. 2010년 1월부터는 첫째와 둘째 자녀에게 각각 184유로, 셋째 자녀부터는 190유로, 넷째 자녀에겐 215유로가 지급된다. 이 제도는 호혜조약을 맺은 외국인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독일에 거주하는 소득이 높은 한국인도 어린이지원금 수급 대상이 된다. 보편적 복지제도라고 볼 수 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교육받을 기회를 잃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독일의 중요한 국가 운영원칙 중 하나다. 독일 외교부 웨스트벨레 장관은 “독일은 미국이나 러시아처럼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가 아니다. 기댈 곳은 인력자원밖에 없다.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누구나 교육을 받고 원하는 직업에서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연방정부의 임무”라고 말한다.
저소득층에게는 주택 수당을 준다. 수입과 가족 수, 주택의 크기나 설비에 따른 상세한 수당 기준표가 만들어져 있고, 공평한 룰을 적용해 집세를 보조해 주고 난방비 등 부담금의 일부를 지급한다. 필자도 본대학교에서 유학할 당시 외국인이지만 주택보조지원금을 받았다. 시청을 찾아가면 소득과 집세에 따라 보조해 준다. 집세 보조는 소득이 낮은 사람들의 생계 안정에 큰 도움이 된다. 
독일의 복지제도가 잘 정착하게 된 이유 역시 역사적인 경험에서 찾을 수 있다. 프랑크푸르트대학교 디터 되링 교수(사회학·금융경제학)는 “독일의 복지정책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분단 및 통일이라는 역사적 사건들을 거치면서 완성됐다”고 말한다. 
독일인들은 위기가 닥칠 때마다 매번 실업률이 치솟고 천문학적 인플레이션으로 화폐 가치가 순식간에 바닥으로 떨어져 나치 같은 악몽의 정권이 들어선 것을 경험하면서 서로를 지켜줄 수 있는 굳건한 사회보장제도에 사회적 합의를 본 것이다. 국민 대부분이 자신이 낸 세금이 사회 안정을 위해 사용된다는 것을 믿고 세금 납부를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독일 복지정책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연대의식, 이것은 프로테스탄티즘의 소명의식과도 연결된다.

독일의 소명의식과 복지제도는 기독교 사상이 기초이다
독일의 비텐베르크는 역사적인 명소다. 프로테스탄티즘의 개혁가인 마르틴 루터(1483-1546)가 로마 성베드로 대성당 건립자금 마련을 위해 면죄부 판매에 열을 올리던 교황청에 맞서 1517년 10월 ‘95개조 반박문’을 붙였던 도시다. 이곳의 루터 박물관에는 당시 교회에서 사용한 ‘공동기금함’(gemeinen kasten)이 있다. 교회 헌금함과 별도로 마련된 이 나무궤짝엔 사람들이 익명으로 돈이나 채소·곡식 등을 담았고, 교회와 시 당국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공정하게 나눴다. 이웃사랑을 몸소 실천한 셈이다. 
이것이 독일 복지제도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루터는 당시 ‘소명의식’(Berufung)을 내걸었다. 현실에서 열심히 일하면 천국에서 보상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일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성실하게 일할 것을 설파했다. 독일의 사회철학자인 막스 베버는 자신의 저서 좬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좭에서 “성실히 일하는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가 자본주의 생활양식을 만들었다”며 “공동체적 이웃 사랑이 기반이었다”고 설명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분단된 서독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정착시킨다. 그 중심엔 바로 기독교민주당(CDU)이 있다. CDU가 내건 경제시스템이 바로 ‘사회적 시장경제’다. 이를 정당의 정치슬로건으로 만들고 제도화한 장본인이 에어하르트 초대 경제부 장관이자 제2대 총리였다. 그는 기독교 사상에 기초해 의료, 실업, 연금 보험의 사회복지를 제도로 만들었다.

이웃사랑의 실천에 있어서는 세계 제일인 독일 기독교인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속담이 있다. 하지만 독일은 나라가 나서서 개인이 최소한 인간다운 생활을 꾸려갈 수 있는 사회보장제도를 만들었다. 또한 종교 단체까지 나서서 기부 활동을 통해 자국은 물론 제3세계와도 나누고 있는 것이다. 독일은 기독교 국가이다. 대다수가 종교세를 내고 있다. 봉사의 대표적인 단체가 개신교가 주도하는 ‘세계를 위한 빵’(Brot fur die Welt)이다. 이 단체는 지난 2010년 동유럽과 제3세계에 약 7,300만 유로로 1,000개가 넘는 지원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독일 기독교인들은 루터의 ‘디아코니아(봉사)’의 사상을 잊을 리 없다. 이들은 디아코니아가 진정한 교회의 역할임을 강조한다.
독일 개신교회는 화려한 교회 건물 대신 가난한 이웃을 돌보길 원했던 루터의 종교개혁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독일의 교회는 무료급식소이자 직업학교이고, 가난하고 소외받는 이웃들의 쉼터이자 피난처이기도 하다. 해외이주 노동자들이 피해를 입으면 가장 먼저 찾는 곳이 독일 개신교 교회일 정도다. 이웃 사랑의 실천에 앞장서는 독일 도시선교회는 베를린·뮌헨 등 전국적으로 2만 4,000곳의 각종 복지시설을 운영하고, 50만 명의 직원을 고용한다. 하이델베르크대 디아코니아 연구소 요하네스 오이리히 교수는 “독일 정부는 빈민들에게 봉사하는 교회의 경험을 배우며 복지제도를 발전시켰다”고 했다. 독일 교회는 낮은 곳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과 함께하는 것이 교회의 역할이라는 예수의 말을 실천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교회는 어떠한가. 이제 한국교회의 새로운 발걸음을 기대해 본다. 

김택환 l 교수는 독일 본대학(Rheinische Friedrich-Wilhelms-Universitat Bonn)에서 정치학, 사회학, 언론학을 공부하고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언론연구원과 중앙일보 미디어 전문기자로 활동했으며, 올 초부터 경기대 언론미디어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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