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에 어느 겨울에 합천 해인사 한 암자에서 3개월 가량 은거한 적이 있었습니다.
두꺼운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개울물 소리에 잠못 이루는 몇 날밤을 지나니
그 시끄럽던 물소리가 태고 자연의 자연스러운 숨소리 마냥 친숙해지고 적막한 산사의 심장소리처럼 정겹게 느껴지게 되더군요.. 참으로 신비로운 현상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사람은 환경에 적응하게 되어 새벽 염불소리에 맞춰 공양하고
맘 다잡아 드린 일일 백배 또한 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언제봐도 신비로운 팔만대장경, 성철스님의 성스러운 뒷모습, 흰 눈에 덮인 가야산, 암자들, 그리고 함께 만나 다양한 인생경험을 나눈 아름다운 사람들...
그때의 추억과 나눈 이야기들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소중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년 한번쯤은 여기저기 산사를 찾아 자연과 어울어진 그 풍광을 담곤 하는데....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너무나 많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봄이 오고 있습니다.
조기자 께서 올려주시는 하늘이 감춘 땅, 산중한담의 그 오묘한 이야기들을 다 이해할 수 없으나 그 정취, 사상은 범인들이 본받아야 할 귀감이라 생각합니다.
이번에 찾게 되는 문경 봉암사에 동행하면서 함께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방송 프로그램으로 기획할 만한 꺼리가 될 것이라고 보입니다. 그림 그려볼 수 있는 소재가 될 것 같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