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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결심한 사람들 구하려고 ‘묵언마을’ 만들었다”<세계일보>
  • 입력 2012.06.28 21:36:49, 수정 2012.06.28 21:4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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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현산 자락 한옥 모습의 이색 절집 지개야 스님
상처입은 사람들 얘기만 잘 들어줘도
스스로 답 찾고 치유 방법 깨달아
  • 이곳은 지개야(61) 스님이 2004년부터 일구기 시작했다. ‘지개야’ “복 지, 빌 개, 어조사 야. 복을 구걸하는 거지”라는 뜻이라는 게 스님의 설명이다. 스스로 권위를 허물기 위해 자신을 이렇게 부르고 있다. 마을이라는 이름도 누구나 편히 들어오라는 의미에서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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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묵언마을 다실에서 바라본 정원. 멀리 뒤로 칠현산이 보인다. 묵언수행을 통해 이 어두운 방안에서 밝은 햇살이 비치는 바깥세상으로 나갈 수 있다고 지개야 스님은 말한다.

    그는 경북 안동 축협의 상무를 역임하고 경북도의원도 지냈고,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이력이 있다. 그러나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태고종 소속 승가대를 다닌 뒤 쉰 한 살에 계를 받아 정식 승려가 됐다. 

    묵언마을은 자살을 결심한 사람들을 구하겠다는 마음에서 만들기 시작했다. “국민을 위한다고 정치를 하려 했지만, 자살을 결심한 사람을 구하는 것도 결국은 국민을 위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묵언마을에는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만 찾는 게 아니다. 세상사가 고단한 사람, 힘든 일에 상심한 사람도 많이 찾는다. 묵언마을에 머무는 사람은 모두 필수적으로 묵언수행을 해야 한다. 며칠간 묵언수행을 하고, 지개야 스님과 만나 가슴속에 응어리진 사연을 풀어놓는다. 이렇게 상처 입은 사람들의 얘기를 잘 들어만 줘도 그들은 스스로 답을 찾고 치유의 방법을 깨닫게 된다고 한다.

    그가 생각하는 묵언은 참선. 명상의 최고 경지다. “묵언은 단순히 입을 닫는 게 아니라 움직이는 마음을 따라가며 왜 마음이 그렇게 가는가를 들여다보는 일입니다. 3, 4일간 묵언을 하면 마음의 동요가 사라지고, 남과 시비하지 않고, 나와의 대화만 하게 됩니다.”

    묵언마을에는 15개의 방이 있다. 애초에는 방문객에게 모두 공짜로 내줬다. 그런데 보시금을 훔쳐가고 술 마시고 행패 부리는 사람도 있어 지금은 ‘실비’ 정도는 받고 있다. 불쑥 이곳을 찾는 외부인에게 지금도 식사는 무료로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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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개야 스님이 상담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을 공부한 전문가가 아닌데, 자기 속 얘기를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사람이 많다니…. 현대인의 마음의 병은 자기 마음속 얘기를 털어놓지 못하고, 흉금을 터놓고 얘기할 사람이 없는 데서 연유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성=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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