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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반인권의 추억

2012. 07.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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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목사.JPG

김진호 연구실장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기공협)가 5월21일 국가인권위원회에 ‘학내 종교인권 실태 및 대책’에 관한 연구용역을 종교자유정책연구원(종자연)에 의뢰한 것이 부당하다는 공문을 보냈다. 종자연은 친불교 단체로서 공정한 조사연구를 수행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후 수많은 개신교계 단체들이 비슷한 논조의 문제제기를 쏟아냈고 개신교계 온·오프라인 언론들 거의 대다수도 이구동성으로 반박 기사를 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도 6월19일 긴급 위원회 결의사항의 하나로 ‘국가인권위원회와 그 하수인 역할을 하는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냈으며,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대통령과 면담을 추진하고 정부의 개신교 탄압에 대한 대응을 위임하기로 결정했다.


또 7월3일에는 온건 합리적 성향의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중견 목회자들과 신학자들의 모임인 미래목회포럼이 반박 성명을 <조선일보>에 발표했다. 이쯤 되면 개신교 주류는 이른바 종자연 사태에 대해 무언의 합의를 이룬 것이라고 보아도 될 듯하다.


한데 이 반론의 핵심에는, 기공협의 주장처럼, 종자연이 ‘친불교 단체’라는 점이 있다. 이것은 친불교 단체이기에 개신교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활동을 펴왔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재정이나 상근자 인적 구성의 상당 부분이 참여불교재가연대에 의존하고 있으니 그렇게 얘기할 수도 있겠다. 내가 일하고 있는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도 그런 점에서 친개신교 단체다. 회원의 절대다수가 개신교 신자이고, 운영위원 전부, 그리고 상근 연구원 거의 전부가 개신교 신학자 혹은 목회자이니 종자연보다 더 심한 ‘친개신교’다. 한데 한기총은 우리를 내사한 적이 있다. ‘친개신교’ 단체를 조사한 한기총은 ‘반개신교’ 단체인가? 이상한 논리가 판을 친다. 흥미롭게도 참여불교재가연대는 불교계의 비리와 비민주성에 대해 줄곧 비판해왔다. 요컨대 ‘친북’이니 ‘친불교’니 하는 말의 모호함과 불온함이 어떻게 정치적 도구로 활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 사례다.


아무튼 불교계의 재정적·인적 네트워크와 긴밀히 연결된 단체가 국가인권위의 조사용역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공정한 조사를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국민일보>나 <기독교방송> 등은 폐쇄해야 하는가? 아니면 개신교 관련 기사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끔 제도화해야 하는가?


내가 아는 한 종교인권이라는 개념을 우리 사회에 정착시킨 장본인은 다름 아닌 종자연이다. 부끄럽게도 종교적 인권침해가 가장 심각한 개신교는 종교인권을 다루는 단체가 거의 전무하다. 해서 이번 인권위의 ‘학내 종교인권 실태조사’ 공모에 신청자가 종자연 말고는 없었다. 하여 2차에 걸친 공모가 모두 유찰되었다. 그리고 3차 공모에서 서울대 종교문제연구소가 신청했다가 곧 포기했다. 그런 이유로 종자연과 수의계약을 하게 되었다. 여기에 절차상의 문제가 있는가? 불교 단체여서 안 된다면, 개신교·천주교 단체도 물론 안 된다. 그럼 누가 그 일을 한다는 것인가? 한데 한기총은 이 일로 대통령을 면담하겠다고 하고, 심지어는 인권위 폐쇄를 거론했다. 인권위 문제에 왜 대통령이 관여하는가? 현 인권위에 대한 비판은 대통령의 부당한 간섭에서 초래되었다. 결국 한기총을 포함한 개신교계 지도자들은 인권 자체가 싫다는 것을 이렇게 표현한 셈이다. 



이는 반인권적 종교의 추억에 모두가 젖어 있기 때문이다. 이제 그 추억에서 벗어나기를 권한다. 이런 일로 엄청난 비용의 신문광고나 내기보다는, 종교인권을 다루는 개신교 단체를 만들기를 권한다. 그래야 ‘미래목회’가 진정 가능하지 않겠는가?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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