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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과 출가의 차이

법륜 스님 2015. 03. 29
조회수 15832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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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부처님이 출가 전과 출가 후의 어떤 옷을 입으시고, 어떤 음식을 드시고, 어떤 집에서 사셨는지를 말씀하시면서 출가정신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부처님은 당시 최고의 옷을 입으시다가 출가해서는 사람이 죽으면 시체를 덮는 천, 부정한 것으로 여겨 아무도 손대지 않는 분소의를 입으셨습니다. 부처님은 당시 최고의 음식을 드시다가 출가해서 얻어먹었습니다. 어떤 사람보다 더 못한 음식을 드셨습니다. 부처님은 비단으로 장식하고 향을 피운 최고의 집에서 사시다가 출가해서 나무밑이나 동굴에서 사셨습니다.

  

의식주생활이 달라졌습니다. 이렇게 바꿔지는 게 출가입니다. 스님 된다고 다 출가가 아닙니다. 가치관과 생활태도가 바뀌어야 합니다. 스님이 된다고 다 출가가 아닌 이유는 가치관이 안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출가하고도 높은 지위, 부귀영화를 못 버리잖아요. 집이 무엇인가요? 집이 상징하는 것은 안온한 곳입니다. 동시에 속박, 구속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집 으로 돌아간다’, ‘집을 뛰쳐 나간다’고 말하잖아요. (대중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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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행자 한 분이 지금까지 여기에서 사시다가 오늘 집으로 돌아간대요.(웃음) 왜 절에 왔을까? 그때는 집이 속박으로 느껴지니 뛰쳐나온 거예요. 그럼 왜 다시 들어가는가? 집이 안온한 보호처로 보이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다시 들어가면 처음에는 안온하지만 다시 또, 속박으로 느껴지겠지요. 그럼 또 집을 나오겠죠. 이렇게 갔다 왔다 하는 것은 출가가 아니고 가출이라고 합니다. 더 좋은 보호처를 찾아가는 것은 가출입니다. 더 좋은 보호처는 더 큰 속박이 됩니다.

  

부자집이나 지위가 높은 집으로 시집가면 맛있는 거 먹고, 좋은 집에서 살겠지만, 속박은 커지고 하녀가 되기 쉽습니다. 이것이 과연 행복일까요? 사람들은 더 좋은 안온한 곳을 찾는데, 이것이 더 큰 속박이 된다는 것을 잘 꿰뚫어봐야 합니다. 안온처가 되었다가, 굴레가 되었다가, 이렇게 늘 뒤바뀌는 게 윤회입니다. 그래서 해탈은 ‘윤회를 끊어버린다, 집을 불살라 버린다’고 하는 것입니다.

 

속박과 안온처는 분리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 끔찍이 사랑받고 싶지요? 끔찍이 사랑받을 때 속박이 더 심해지지요. 그래서 제가 늘 말하잖아요. 누가 나를 좋아 한다고 하면 나는 겁난다고. (대중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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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은 낙만 있고 고는 없고, 안온처는 되고 굴레는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이 둘은 동전의 양면처럼 같이 움직입니다. 이를 꿰뚫어 알아야 고집멸도에서 ‘일체가 고이다’ 하는 것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낙(樂)이 고(苦)인줄 알아야 고성제를 아는 것입니다. ‘낙이 고’인줄 알아야 낙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집을 불살라버리는 게 출가입니다.

더 좋은 집을 찾아 집을 떠나는 것은 가출입니다.

과연 집을 불살라버리는 자가 몇이나 있을까요?

집이 고임을 꽤뚫어 아는 자가 몇이나 있을까요?”

  

이 대목에서 대중들은 모두 숙연해 집니다

 

“이게 딱 안 잡히면서, 절에 다니며 ‘불교가 좋다’, ‘정토회가 좋다’하는 것은 모래 위에 성 쌓기입니다. 출가하겠다고 절에 찾아온 사람들은 대부분 가출한 사람입니다. 집에 가겠다고 하는 사람도 가출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갔다 오너라’ 하고 얘기합니다. 부처님이 좋은 옷 입고 마차 타고 다니면 어땠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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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분위기를 바꿔 다정한 어조로 말씀을 이어가십니다. 대중은 중간중간에 밝은 목소리로 일제히 “예, 쉬워요.”라고 대답합니다.

 

“출가절을 맞아서 오늘부터 열반일까지 1주일만 출가정신으로 살아봅니다. 출가의 자세로 살아보기 위해 작은 거 몇 개만 지켜서 해봅시다. 여러분, 하실 수 있어요?(대중 “예”)”


첫째, 걸식하라는 소리는 안할테니, 일주일만 더 맛있는 거 찾지 않도록 합니다. 있는 것만 먹지, 먹는 거 가지고 껄떡거리지 않습니다.

둘째, 하루 한끼 먹으라 소리는 안할테니까 정해진 3끼 이외에는 먹지 않습니다. 쉬워요? 안쉬워요? (대중 “쉬워요” )

셋째, 일주일만 고기 안 먹는다. 이미 섞여있는 것을 골라낼 것까지는 없지만, 일부러 먹지는 않습니다.

넷째, 분소의를 입으라는 소리는 안할테니까 옷 입을 때 고르지 않고, 무얼 입을까 머리 굴리지 않습니다. 입는 것 가지고 신경쓰지 않습니다.

다섯째, 나무 밑이나 동굴에 자라고는 하지 않을테니까, 때 아닌 때에 졸거나 자지 않습니다. 밤에 자지 말라는 게 아니고, 낮에 자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다섯가지를 지켜서 해보고 괜찮으면 계속하고 못하면 열반절까지 해봅니다.

   

머리 장식은 꾸며서 잘보이게 하는 것입니다. 이거 못하게 하려고 머리 깎게 한 것입니다. 머리를 자르고 분소의를 입었다는 것은 기존의 가치관과 기득권을 버렸다는 것입니다. 이번주 수행중에는 사장이라 하더라도 권위를 부리지 않습니다. 이번 주 중에는 엄마라는 이유로 아이에게 권위적으로 대하지 않습니다. 기득권을 내려놓고 한 사람으로 살아갑니다. 교만하지 않고 겸손하라는 뜻입니다. 이번 주에는 어떤 권위에도 기죽지 않고, 비굴하지 않고, 당당해야 합니다. 자기가 교만해지거나 비굴해 질 때 빨리 알아차려야 합니다.

 

작은 거라도 구체적으로 실천해 봅니다~. 자기 습관으로 살아가는 것을 극복해 봅니다. 욕망의 노예, 습관의 노예로 살아가지 않습니다. 욕망과 습관으로부터 자유로와야 합니다. 이번 주만이라도 결심을 해서 5가지를 지키면서 300배 정진을 해봅시다. 어떤 경우에도 포기하지 말고, 자기가 자기를 제어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래야 출가절의 의미가 있습니다.”라며 출가열반절을 맞이하여 5가지를 지키면서 정진할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정토회- 법륜 스님의 하루(http://www.jungto.org/buddhist/budd8.html)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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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 스님
1988년 괴로움이 없고 자유로운 사람, 이웃과 세상에 보탬이 되는 보살의 삶을 서원하고, 정토회를 설립했다. 기아·질병·문맹퇴치운동과 인권·평화·통일·생태환경운동에 앞장서는 실천하는 보살로서 2000년 만해상을, 2002년에 라몬 막사이사이상을, 2007년엔 민족화해상을 수상했다.
이메일 : book@jungt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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