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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는 어떤 화가 미치나요?

법륜 스님 2012. 04. 17
조회수 11313 추천수 0


범죄와의전쟁.jpg » 영화 <범죄와의 전쟁> 한 장면.



연쇄살인이니 아동 성폭행이니 하는 범죄가 많이 일어납니다. 피해자도 가해자도 모두 불쌍합니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도 어찌할 수 없는 본능이나 정신병으로 인하여 이러한 일을 일으키겠지요. 그런 나쁜 일을 한 사람들에게는 어떤 화가 미치나요? 또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죄는 인간이 나빠서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무지해서 일어납니다. 그러니까 모든 원인은 무지에 있습니다. 무지에서 벗어나 지혜를 깨치면 누구나 다 자유롭고 행복하게, 선한 인간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도 처음에는 피우면 좋은 줄 잘못 알고 시작합니다. 무지로 인해서 시작했는데 그것이 한 번, 두 번 계속되면 습관이 되어서, 이제 나쁜 줄 알아 그만 멈추고 싶어도 그 습관 때문에 멈출 수가 없게 됩니다.

 

이런 경우, 두 가지 과제를 줄 수 있습니다. 하나는 자신의 무지를 알아차리는 것이고, 또 하나는 알아도 개선되지 않으니 지속적으로 꾸준히 연습하는 것입니다. 이미 습관이 되었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자기도 모르게 그런 행동이 나오는 것입니다. “순간순간에 깨어 있어라. 깨어 있지 못해 일을 저질렀을 때는 뉘우쳐 참회해라. 즉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라. 그러나 넘어졌거든 즉시 일어나라.” 이런 가르침에 따라 지속적으로 해 나가면 자기 통제, 자기 절제가 가능해집니다.

 

물건이라는 것은 우리가 노력해서 만든 겁니다. 그 물건을 내가 가지려면 그만한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그런데 남의 물건을 그냥 가져가게 되면 거기에는 반드시 과보가 따릅니다.

 

첫째, 마음의 고통이 따릅니다. 물건을 공짜로 가져갈 때는 남의 눈은 속여도 자기 마음은 속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거짓말 탐지기를 통과할 때 아무리 태연한 척하려고 해도 무의식 속에서 반응을 해 버립니다. 의식에서 아무리 지우려고 해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양심에 반하는 행동을 하면 남을 괴롭히기 전에 자기에게 먼저 해가 미칩니다.

 

둘째, 한두 번은 남을 속일 수 있지만 그것이 누적되면 발각되어서 사람들로부터 불신을 받게 됩니다. 결국은 체포되어서 사회적 처벌도 받게 됩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손버릇이 나쁘거나 말투가 나쁘거나 고집이 세거나 하면, 주변에서는 대강 다 눈치를 채게 됩니다. 이 때 한두 번 슬쩍 얘기해 주며 고치기를 바라지만, 당사자가 아니라고 부정하거나 잘 고치지 않으면 주변 사람들이 그 사람을 무시하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들끼리 눈짓을 주고받으면서 ‘쟤는 손버릇이 나빠. 쟤는 성질이 더러워.’ 이렇게 서로 통합니다. 사실은 이게 본인에게 큰 손실인데 이것을 본인만 모릅니다. 과보는 ‘아, 이게 과보구나.’ 하고 알 수 있게 오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셋째, 체포되어 감옥에 가는 고통이 따릅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만 과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때로는 나쁜 짓을 해도 과보가 없는 것 같고, 좋은 일을 해도 과보가 오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지은 인연의 과보는 깊은 산 속, 깊은 바다 속에 숨는다 하더라도 피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하나의 법칙입니다. 이것은 운동의 법칙입니다. 어떤 물체에 힘을 가하면 가속도가 생기고, 어떤 물체의 속도에 변화가 있었다면 반드시 누군가가 힘을 가한 것입니다. 이런 것처럼 드러나는 현상이 있으면 원인이 있고, 원인이 있으면 반드시 결과가 있습니다. 이것이 세상을 움직이는 법칙입니다. 이 인연 과보는 원인과 결과 사이에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때로는 ‘과보가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합니다.

 

요즘 흉악범죄를 저지르는 사람 중에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의도해서 재물을 탐하거나 원수가 져서 사람을 죽이거나 하는 게 아니라 그냥 화가 나서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유 없이 저지르는 범죄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화 또한 뭐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 집에서 부모님의 잔소리를 듣고는 열 받는다고 그냥 총을 가지고 나와 길거리에서 무작위로 쏘아버리는 식입니다. 이런 과잉 행동은 어릴 때 과잉보호나 속박을 받아서 심리적으로 억압된 상태의 사람이거나 어릴 때 상처를 받은 기억이 있는 사람이 길 가다가 누군가에게 살짝 건들리면 어릴 때가 연상되면서 그 사람한테 보복을 하는 것입니다.

 

건드린 사람 입장에서는 그냥 작은 실수를 하나 했을 뿐인데 보복이 엄청나게 돌아오는 것이지요. 모르면 우연히 일어나는 일 같지만, 사람을 잘 알고 보면 그런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원인과 조건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어떤 세상을 만들어 갈 것인가?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해 이제는 좀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 대안을 만들어가야 할 위치에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자녀가 어느 순간에 그런 범죄를 저지르거나 그런 범죄의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일이 닥치면 여러분들이 가슴을 치며 한탄해도 이미 늦어버리는 겁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의 자녀가 범죄를 저질렀거나 무엇을 잘못했을 때 불쌍히 여기고 돌보듯이, 범죄자들도 사실은 누군가의 자녀들이고 형제들이므로 그들 또한 생존할 권리가 있다는 관점을 갖고 합리적으로 대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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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 스님
1988년 괴로움이 없고 자유로운 사람, 이웃과 세상에 보탬이 되는 보살의 삶을 서원하고, 정토회를 설립했다. 기아·질병·문맹퇴치운동과 인권·평화·통일·생태환경운동에 앞장서는 실천하는 보살로서 2000년 만해상을, 2002년에 라몬 막사이사이상을, 2007년엔 민족화해상을 수상했다.
이메일 : book@jungt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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