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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자녀와 관계 맺기

법륜 스님 2012. 09. 03
조회수 14180 추천수 0

아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성적인 호기심도 생기는 것 같고, 반항도 하기 시작했습니다. 첫 아이라 그런지 어릴 때부터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습니다. 사춘기가 되면 더 많이 부딪치게 될 것 같아 걱정입니다. 

어른되는 과정…실수할 수 있는 자유줘야 

20120903_1.JPG » 사춘가 아들 조정하는 엄마. 한겨레 자료. 
사춘기가 되면 신체적으로는 성적 특징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심리적으로는 불안정하고 들뜨기도 합니다. 어린 아이에서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입니다. 어른 흉내도 내고 싶고 무엇인가 자기 나름대로 시도해 보고도 싶은, 그래서 어른이 볼 때는 엉뚱한 생각을 많이 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15세에서 18세 사이에 대부분 시집 장가를 보냈습니다. 몸이 어른이 되었으니 어른이라고 대접해주었습니다. 그래서 논이나 밭에서 일할 때 일도 어른처럼 하고 쉴 때에는 막걸리도 같이 마시며 한 몫을 해냈기 때문에 어른들이 어린애 취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청소년 문제라는 게 생길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청소년들은 몸은 어른이 되었는데 어린애 취급을 받으니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JTS가 활동하고 있는 인도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중학교에 들어가면 유치원 선생을 시킵니다. 초등학교까지는 무상교육이고 중학교는 일을 해야 다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다수는 유치원에서 교사를 하고 일부는 병원에서 보조 일을 합니다. 병원도 의사 선생님하고 몇 사람만 어른이지 나머지는 다 아이들이 운영합니다. 이렇게 일 년을 보내고 나면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버립니다. 이렇게 청소년을 어른으로 대우하면 어른이 되지만, 어른으로 대우해주지 않으면 몰래 어른 흉내를 내면서 문제를 일으킵니다.

자녀가 갓난아기일 때에는 부모가 목숨도 희생할 각오로 아이를 돌봐야 하는데, 직장 다니랴 아이 키우랴 힘드니까 아이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부부간에도 서로 갈등하게 됩니다. 이렇게 아이를 키우면 아이의 심리는 불안정해지고 부모가 서로 사랑하는 모범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나중에 결혼해서도 배우자와 건강한 관계를 갖기 어렵습니다. 자녀의 어린 시절에는 부모가 화합해서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최고의 교육입니다. 같이 청소하고 같이 빨래하고 서로 거들면서 아이들이 따라 배울 기회를 줘야 합니다.

그러다 사춘기가 되면 다섯 가지 계율에 어긋나지 않는 한, 부모는 아이가 잘못을 저질러도 지켜보는 자세를 보여줘야 합니다. 즉, 폭력을 행사하거나 도둑질하거나 성추행하거나 거짓말하거나 술 먹고 취해 주정부리거나 마약을 하는 게 아니라면 자녀가 시행착오를 해 볼 수 있도록, 실수할 수 있는 자유를 주고 지켜봐줘야 합니다. 뜨거운 물에 손을 넣어보고 데이면서 자기 경험을 해 보아야 아이는 하면 안 되겠다는 결론을 스스로 내리게 됩니다. 그러니 누군가를 좋아해서 가슴앓이도 해 보고, 이성 친구를 사귀어도 보고, 그러다 이별도 해 보아야 합니다. 그러면서 안정이 되고 어른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부모들은 자식이 어릴 때에는 직장 다닌다고 제대로 돌봐주지 않고, 사춘기가 된 자식은 일일이 간섭하려고 듭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자기 삶을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합니다. 그래서 덩치는 어른처럼 크지만 하는 짓은 어린애같이 구는, 부조화와 불합리의 행태를 보입니다. 그러니까 한편으로는 부모한테 의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부모를 원망하고 미워하는 저항을 동시에 합니다. 그러니 아이들이 다 자라서도 자립하지 못하고 부모와의 갈등은 지속되는 것입니다.

자식은 부모를 원망하고 부모는 자립하지 못한 자식을 짐으로 여기게 되는 것은 부모가 자연의 순리대로 자녀를 키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자식이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듭해 나가는 것을 지켜봐주면 첫째 자식이 일찍 자립하고, 둘째 부모를 원망하지 않게 됩니다. 자식은 자기 뜻대로 자유롭게 살아 좋고, 부모는 자식이 짐이 안 되니 서로에게 좋은 일입니다. 현명한 부모가 되고 싶으면 자연의 순리를 따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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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 스님
1988년 괴로움이 없고 자유로운 사람, 이웃과 세상에 보탬이 되는 보살의 삶을 서원하고, 정토회를 설립했다. 기아·질병·문맹퇴치운동과 인권·평화·통일·생태환경운동에 앞장서는 실천하는 보살로서 2000년 만해상을, 2002년에 라몬 막사이사이상을, 2007년엔 민족화해상을 수상했다.
이메일 : book@jungt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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