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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에 빠졌던 암환자를 살린 수산나 수녀의 지극한 사랑

김인숙 수녀 2013. 02. 21
조회수 14642 추천수 1



안나 수녀의 고백  


김인숙동반축소.jpg

암환자였던 안나 수녀는 어느 날
수산나 수녀에 대해 이런 고백을 했다. 

“그녀의 방은 새벽 4시에 불이 켜집니다
그리고 조심조심 분주하게 움직이지요
아침기도를 바친 후  
환자인 나에게 필요한 음식을 준비하고  
내 방을 청소합니다.  

6시 10분. 
선잠에 비몽사몽인 나를 달래 깨워 
굳어진 다리를 마사지로 풀어주고 
특수 스타킹을 신겨 주고 
지금보다 건강하게 살라고 주사를 놓아주고 
오늘 하루 살아가는데 필요한 사항을 
조곤조곤 알려주고선 6시 45분. 

또 다른 환자 자매를 살피기 위해 
아침식사가 든 가방을 들고 그녀는 
병원을 향해 나섭니다. 
 
6개월 동안 내가 
중환자실에 누워있을 때  
그녀는 매일
나의 대소변을 치우고  
욕창을 막기 위해 수시로 
나를 옆으로 세워 등을 확인하고 
부채질을 했습니다

움직일 수 있는 부분은 
오직 발가락 뿐
목도 구멍을 뚫어 말을 못하는 
내 표정과 눈빛으로  
그녀는 
나보다 더 나를 알았습니다

밤이면 어둠 속에서 내가 
무엇이 보인다고 놀래면 
그녀는 헛것이라 말하지 않고  
그래, 그러면 불을 켜볼까? 하면서 
새처럼 가볍게 일어나 
불을 켜 확인시킨 후 
늘 내 스스로 안심할 때까지 
기다려 주었습니다 

차라리 죽기를 선택하고 싶을 만큼의 
고통과 절망에서 일어나 
중환자실 문을 열고 퇴원하던 날 
의사, 간호사 모두 울었습니다 
피를 나눈 형제도 베풀 수 없는 사랑이   
나를 일으킨 것입니다.”

 
안나 수녀를 살린 수산나 수녀 
나는 지금 그녀와 함께 산다
새벽이면 가장 먼저 일어나 
기도하는 
그녀의 몸무게는 42kg 
심한 관절통으로 무릎과 손가락이   
많이 아프다.

나는 아침마다 냉동실에서  
관절에 좋다는  
뼛국물 한 봉지를 꺼내어 
그녀가 낫기를 바라는 
간절함을 담아 끓인다.

혹, 잊을까하여 
혼자 시간을 정했다 
아침식사가 끝나면 바로 
냄비에 끓여놓자고 
하루 중 
그녀 좋은 시간에 먹을 수 있도록.


살레시오수녀원 축소.jpg
살레시오 수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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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숙 수녀
청소년 교육에 헌신하는 살레시오 수녀이며 작가입니다. 지난 5월에 또 한 권의 책 <괜찮아, 인생의 비를 일찍 맞았을 뿐이야>를 냈습니다. 먼저 방황해본 10대 아이들이 또래 친구들에게 들려주는 멘토링 책입니다.
이메일 : clara2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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