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을
휴심정의 기사와 글이 모여 있습니다.

떼제공동체 알로이스 수사의 사랑법

조현 2013. 10. 29
조회수 30844 추천수 0


프랑스 테제공동체 알로이스 원장 수사 인터뷰



알로이스 원장수사1-.jpg

28일 서울 광화문 정동 성공회대성당에서 만난 알로이스 원장 수사


프랑스 테제공동체 원장 알로이스 뢰저(59) 수사가 WCC(세계교회협의회) 부산총회 참석차 방한했다.


 5일간 북한을 방문하고 온 그는 28일 서울 정동 성공회대성당에서 오후 대화모임에 이어 일치기도회를 이끌었다. 대성당엔 개신교인, 천주교인, 성공회 신자 등 다양한 종교인들이 가득 메워 일치를 체험했다. 


 그는 독일 출신이다. 청년시절 테제공동체를 찾은 뒤 1년간 자원봉사자로 일하다 20살이던 1974년 입회했다. 입회전 그의 종교는 천주교인이었다. 하지만 그는 개혁교회(개신교) 출신으로 1940년대 테제를 창설한 로제 수사의 영성에 함께 하기 위해 교파를 초월한 초교파공동체 테제를 택했다. 2005년 90살로 사망한 로제 수사가 지명하고 소속 수사들이 동의함에 따라 그는 2대 원장이 되었다. 


 테제공동체는 그리스도인이면 교파를 가리지않고 수도자로 입회할 수 있다. 수사 100명 가운데 개신교인과 천주교인이 절반씩 정도다. 유럽의 개신교와 가톨릭 신자들이 줄어가는 상황에서 테제공동체엔 1주일 이상 머무는 젊은이들만 연간 5만 명에 이를 정도다. 테제공동체는 교리를 넘어선 침묵의 영성으로 방황하는 세계의 젊은이들의 영적인 길라잡이가 되고 있다. 다양성 속의 일치를 추구하는 WCC의 에큐메니칼(일치)을 삶에서 실천하는 대표적인 수도원이다. 알로이스 원장 수사를 성공회 대성당에서 만났다.


  -한국의 일부 보수교회들은 WCC의 다양성을 거부하며 총회를 반대하고 있다.

 “그리스도교도 항상 분열의 위협을 겪어왔다. 초대교회부터 다양성이 존재했다. 하지만 일치는 그리스도께서 명령한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귀를 기울여야지 어느 누구도 제외시켜서는 안된다.”


 -한국 보수교회가 왜 그렇게 배타적이라고 보는가.

 “배타성은 모르는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과 진리가 훼손 당할 것에 대한 두려움과 역사적 상처 때문일 것이다. 모두가 자기 교파가 진리 안에 있다고 말한다. 그것도 진실이지만 우리가 진리 안에 있기 위해서는 함께 해야한다는 것도 배워야한다.”


 -배타하고 분열하는데 다 나름의 이유와 주장이 있다.

 “분열을 합리화 정당화할 때 더 힘들어진다. 그러면 복음메시지가 더 이상 통하지 않고 복음의 힘이 사라지게 된다. 어느 교파에 속하든 테제에선 한 지붕 아래서 서로 깊게 일치하며 감격해 한다. 테제에서 가능하다면 왜 다른 곳에서 가능하지 않겠는가.


테제공동체1-.jpg 테제공동체2-.jpg 테제공동체3-.jpg 테제공동체4-.jpg 테제공동체-.jpg

프랑스 동부 시골마을에 있는 테제공동체의 모습. 사진 구글에서

로제 수사와 테레사 수녀-.jpg

개신교인인 테제공동체 창설자 로제 수사와 천주교인 테레사 수녀의 우정. 사진 구글에서


 -그리스도는 한분이지만 교리가 다른데 어떻게 일치할 수 있는가.

 “신학적 합의를 기다리지 말고 그 분 아래서 살아가기에 용기를 낼 수 있다. 모든 게 같아서 함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리스도께서 하나 되길 원해서 함께 모이는 것이다. 분열을 가지고 모이는 것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속한다. 그리스도인들끼리도 함께 모이지 못한다면 어떻게 새로운 시대의 물음에 응답할 수 있겠는가.”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 수 있는가.

 =오직 용서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리스도의 가르침 중에서 가장 특별하고 고유한 가르침은 ‘원수를 사랑하라’는 것이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믿으려고 한다면 이 말씀을 외면할 수 없다. 용서는 기나긴 과정이다. 작은 걸음이라도 한발자국씩 내디딜 때만 앞으로 나갈 수 있다.


 -북한과 어떻게 화해하고 일치를 이룰 수 있겠는가.

 “남북이 서로 상처가 너무 깊다는 것을 목도했다. 그러나 한쪽이 잘못했더라도 과거의 잘못만 따진다면 화해로 갈 수 없다.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의 상처와 쓰라림을 다음 세대까지 전하지 않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상처 입은 이들은 쉽게 용서하려들지 않는다.

 “2차대전 뒤 독일인들은 폴란드인들에게 용서를 청하고 폴란드인들은 용서하고 화해했다. 저희 부모는 체코슬로바키아의 고향마을에서 소수민족으로서 쫓겨나 돌아가실 때까지 그 상처로 힘들어했다. 그러나 우리 세대에선 이를 극복하고 화해의 걸음을 내딛어야한다. 학대 받으면서도 아무도 위협하지 않으신 예수를 믿는다면 말이다. 그리고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우리는 연민을 가져야 한다.” 


 -테제공동체에 입회에 당신이 발견한 것은 무엇인가.

 “하나님이 한 사람 한 사람을 유일무이한 사람처럼 사랑하신다는 것이다.”


 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조현 한겨레신문 종교전문기자
걷고 읽고 땀흘리고 어우러져 마시며 사랑하고 쓰고 그리며 여행하며 휴심하고 날며…. 저서로 <그리스 인생학교>(문화관광부장관 추천도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누리꾼 투표 인문교양 1위), 숨은 영성가들의 <울림>(한신대, 장신대, 감신대, 서울신대가 권하는 인문교양 100대 필독서). 숨은 선사들의 <은둔>(불교출판문화상과 불서상), 오지암자기행 <하늘이 감춘땅>(불교출판상).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우리시대 대표작가 300인’에 선정.
이메일 : cho@hani.co.kr       트위터 : hoosimjung       페이스북 : hoosim119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