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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 정면대결보다는 관심 돌리기

좌산상사 2011. 10. 23
조회수 15132 추천수 0

 원불교 최고 어른, 좌산 상사 휴심정 독자들 질문에  답변

 `아는 놈이 똥 싼다' 는 속담처럼 아는 놈이 나쁜 짓 더해

 죄 짓는 번뇌 줄이고, 복 짓는 깨달음 늘이려면

 번뇌, 정면대결만 하지말고, 번뇌 클 땐 관심 돌리라

                                                        관련기사: 번뇌를 없애는 방법

 

좌산이광정상사3-.jpg

전북 익산 미륵산 상사원에서 좌산 이광정 상사   사진 조현

 

 

먼저 좋은 질문을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이버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사이버 도반들을 많이 만난 것 같아서 행복합니다.
  질문해주신 내용 가운데 먼저 ‘번뇌를 관망만 하는 힘으로 대치할 수 있느냐’ 하는 것에 대해서 답을 드리겠습니다.


 번뇌의 반대는 보리입니다. 보리라는 말은 우리말로 번역하면 지혜라는 말인데 지혜라는 말만 가지고는 이해가 쉽지 않습니다. 이에 조금 더 부연하자면 번뇌라고 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찌꺼기와 같은 것이고, 보리라는 것은 금은보화와 같이 꼭 있어야 할 내용들을 말합니다. 보리는 지혜뿐만 아니라 겸손이라든지, 어짊이라든지, 의로움이라든지, 보시의 마음이라든지, 팔정도의 마음, 육바라밀의 마음 이외에도 있어야 할 마음이 있는 것을 보리라 하고, 있어서는 안 될 마음을 번뇌라 합니다.


 그런데 번뇌의 속성은 죄를 짓고, 보리의 속성은 복을 지어갑니다. 번뇌가 번뇌로 그쳐버린다면 혹시 관망만하고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될 수 있지만, 번뇌라고 하는 것은 강력한 행동을 유발하고 행동을 유발하게 되면 그것은 무서운 죄업이 되기 때문에 번뇌를 관망만 해서는 안 되고 대치까지 해야 합니다. 물론 번뇌를 대치하는데 있어서 번뇌를 알아차린다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고 그것에서부터 출발해서 대치까지 할 수 있는 것이기는 하나 결코 알아차림만 가지고는 번뇌를 대치까지 할 수 는 없습니다.

 

 우리 속담에 ‘아는 놈이 똥싼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뻔히 알면서도 나쁜 짓을 한다는 뜻입니다. 자기 양심에서 옳은 일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그것을 하면 나쁘다는 것도 알지만 자기의 욕심, 자기의 이해, 자기의 명상에 사로 잡혀서 뻔히 알면서도 나쁜 짓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밖에서 일렁이는 경계는 객체일 뿐이고 내 안에서 일어나는 번뇌가 주체입니다.  밖의 객체는 어떻게 되었든지 내가 번뇌로서 영향을 받지 않으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 객체와 주체에서 일어나는 문제는 설령 밖으로 일어나는 파도는 알아차리지 못해도 되지만 안에서 일어나는 번뇌는 알뿐만 아니라 대치하는 데 까지 가야하는  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이 문제가 어려운 문제요,

 

끝없이 해야 하는 공부요, 끝까지 기어코 해 내야 하는 공부입니다. 그렇지 아니하면 번뇌에 휘말려서 무서운 죄업까지도 짓게 되기 때문에 번뇌는 아는 것만이 아니라 대치하는 것 까지 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질긴 번뇌나 자주 떠오르는 번뇌의 뿌리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주셨습니다.  번뇌라고 하면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추중번뇌와 미세유주 번뇌가 그것입니다.


 추중번뇌라는 말은 거칠 추자, 무거운 중자, 거칠고 무거운 번뇌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 추중번뇌의 힘은 강하고 상당한 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세유주의 번뇌는 힘이 없어서 번뇌가 떠올랐다 사라지고 떠올랐다 사라지고 하는 번뇌입니다.


 미세유주는 떠오르는 것을 알게 되면 앎과 동시에 사라지는 속성이 있어서 대치하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추중번는 아주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어서 내 보려고 하면 더욱 기승을 부립니다. 그래서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추중번뇌입니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말은 과거의 업이, 천업이 되었든지 정업이 되었든지 강력한 업력을 지니고 있다는 뜻입니다. 강력한 업에 찌들어 있어서 나오는 추중번뇌는 무서운 위력을 지니고 있어서 사생결단하는 작심이 아니면 대치할 수 없습니다.

 

이 추중번뇌를 대치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습니다. 내 마음 속에 어려 있는 업의 응어리를 녹여 내고 나야 이 업의 응어리가 담박해 집니다. 이 업의 응어리를 녹여내지 않으면 아주 무서운 위력을 지닌 존재로 더욱 부상하고 군림을 해서 나를 사로잡아 버립니다.


 따라서 질문하신 질긴 번뇌, 자주 떠오르는 주된 번뇌는 다른 말로 하면 추중번뇌이고 이 추중번뇌의 뿌리는 숙겁다생으로부터서 익혀온 업장의 응어리입니다.

 

 세 번째 질문은 ‘마음과의 싸움보다 마음 실체가 없음을 명상하는 것이 싸움판에서 벗어나는 길이 아니냐’는 질문입니다.  물론 그것이 지혜로운 방법입니다. 싸움판에 끼어들지 않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수월한 방법은 없지요.


 마음의 실체가 없는 그 자리가 제대로 보여서 그 자리 드나드는 것을 자유자재 할 수 있는 실력이 되면 그 방법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습니다. 마음은 본래 번뇌가 없는데 새로운 번뇌를 일으켜서 사로잡히느냐하는 관점을 가지고 마음속에 번뇌가 없는 그 자리를 늘 대조해서 번뇌가 애초에 나오지 않도록 대처해 나간다고 하면 이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수월한 방법이긴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상당히 지혜가 열려서 우리의 성품을 요달하는 경지에 간 사람, 성품 속의 업의 응어리가 어느 정도 청산된 사람에게는 쉽지만 거기에 미치지 못한 사람은 쉽게 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돈오돈수의 경지에, 몰록 깨닫고 몰록 닦을 수 있는 그런 근기 정도에 간다면 이 수행법이 가장 합리적이고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긴 하나 우리 중생들이 아무 수행도 없이 그런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느냐면 어림도 없는 세계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끝없이 번뇌를 정리하고 정리해서 나중에 우리 수행이 원숙한 경지에 이르게 됨으로써 우리가 그 근기에 도달이 되고 도달이 되었을 때는 그렇게 할 수 있지만 그런 경지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에서 그렇게 하려고 하면 잘 안 됩니다.


 잘 안된다고 방치할 것입니까? 방치할 수 없지 않습니까!  번뇌가 안 일어날 때는 안 일어난 상태를 지켜 가는 것에 공을 들이고, 일어나면 일어난 것에 대치를 해야 합니다. 일어나는 것에 대치를 하지 않고 있으면 그 번뇌는 더욱 기승을 부려서 나를 죄고의 함정으로 몰고 갑니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가 번뇌가 없는 자리를 대조해서 그 자리를 지키려고도 하고, 일어날 때에는 일어나는 경우도 대치를 해야 합니다.

 

이렇게 두 가지를 아울러서 수행해 나갈 때 이것이 빠른 공부법입니다. 다시 말하면 좌선 등을 할 때에는 번뇌가 없는 그 자리에 늘 반조해서 나가고, 현실 속에서 번뇌가 일어날 때에는 일어나는 대로 그것을 대치를 하고 이렇게 쌍으로 아울러서 해야 이것이 싸움판에서 벗어나는 지름길이요 요령있는 공부입니다.

 

 이상으로 세 질문에 대한 답변은 마쳤으나 이해를 돕고자 조금 부언하자면,   眼,耳,鼻,舌,身,意 육경에 말려들어서 나오는 것이 번뇌입니다. 이 경계가 강하게 자극하면 할수록 자극의 강도 따라서 번뇌의 치성도도 함께 오는 것이기 때문에 번뇌가 치성할 때 몇 가지 요령으로 대치해 가야 합니다.


 그 하나는 내 관심사항을 건전한 다른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스위치 전환이라고 합니다. 관심을 다른 곳으로 유도해 버리는 것입니다. 평소에 재미있어 하던 책을 본다든지, 재미있어 하던 음악을 듣는다든지, 영화를 본다든지 하여 치성한 번뇌로부터 내 관심사항을 돌려버리는 것입니다.


 또 염불이 참 좋습니다. 염불 일성이 능히 백천사마를 항복받을 수 있습니다. 염불이 참 좋은데 그것을 활용할 줄 모르는 것이 안타까운 일입니다. 번뇌가 치성할 때 생각을 다 놓아버리고 염불일성에 집중을 하면서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하다보면 치성했던 번뇌가 사라지는 줄 모르게 사라집니다. 일심으로 하는 순간 사라집니다.

 

번뇌를 억지로 몰아낸다는 것이 마치 방의 어둠을 억지로 몰아내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어둠을 어떻게 억지로 몰아낼 것 입니까? 아무리 몰아내려고 해도 어둠은 엄습해 들어옵니다. 마찬가지로 번뇌도 억지로 몰아내려고 하면 번뇌가 더욱 치성해 집니다. 그때에는 촛불을 하나 들고 가면 어둠은 금방 사라집니다. 이것이 아주 요령 있는 대치법입니다. 그 촛불이 무엇이냐 하면 내가 일심을 하는 것입니다.

 

염불을 하면 염불 일심을 가지고 들이대면 번뇌는 자기가 스스로 사라집니다. 대치하는 힘도 들일 필요가 없습니다.   또 도반들과 회화를 한다든지 도담을 나눈다든지, 스승님들과 상담을 한다든지 하는 것도 번뇌를 대치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이처럼 대치법은 하나일 수 가 없습니다.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하면 되는데 다만 그때 내 번뇌가 사라질 수 있는 관심사항을 가지고 정신을 거기에 쏟아버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번뇌는 없애려는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사라집니다. 이런 요령을 알아서 스스로 해야 합니다. 번뇌에 정면대결을 하려고 하는 것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번뇌를 어떤 방법으로든지 대치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가 끝까지 하는 정신을 놓지 않고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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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산상사
원불교 최고 어른인 상사. 원불교 창시자인 소태산 박중빈-정산 송규-대산 김대거를 이은 네번째 지도자였다. 2006년 교단의 최고지도자인 종법사에서 퇴임 한 뒤 전북 익산 미륵산 자락에서 머물고 있다. 미륵산 산신령으로 불리는 도풍을 지니고서도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마음공부로 현대인들을 지도한다. 백두산 천지 등 전국 각지를 다니며 세계평화와 남북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이메일 : 85031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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