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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이 만난 사람들을 함께 만나보세요. 또 '인간은 변하는가, 변하지 않는가'란 인류정신사의 가장 큰 주제를 오해 테마로 한 인터뷰와 이에 대한 목사와 신부, 스님, 주역의 대가와 심리학자 등 10명이 모여 토론한 대담을 선보입니다.

김희중 주교회의 의장 인터뷰

조현 2014.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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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중 대주교2-.jpg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67)가 13일 서울 명동 서울교구청에서 취임뒤 첫 기자회견을 열었다. 광주대교구장인 지난달말 주교회의 정기총회에서 전체주교들의 비밀투표에 의해 강우일 주교의 뒤를 잇는 3년임기의 새 의장으로 선출됐다. 10년간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으로 천주교를 대표해 국내 7대종단 수장모임에 참석해온 그는 부드러운 이미지답게 이해관계가 다른 종교간 화해자의 구실을 해내곤 했다. 주교회의장에 선출직후에도 “조정자이고, 심부름꾼이고, 도구일 뿐”이라며 자신을 낮췄다. 그런데 그는 이날 국내 일간지 기자들을 모아놓고 “언론인들도 성직자들인데 성직을 잘 수행하고 있느냐”며 강단진 질문을 던졌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교육은 가정에서, 두번째는 학교에서, 세번째 사회교육은 언론에서 담당한다. 언론인들이 생계를 떠나서 ‘예’할 것은 ‘예’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하고 있는가. 여론조사도 언론이 공정하게 정보를 제공해야지 편향된 정보를 제공 하고 하면 제대로 된 민심이 반영된게 아니다. 우리 사회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되었는가.”


 김 의장은 “우리 성직자들도 부모님 잘 만나 공부해 이런 신분을 갖게 됐듯이 여러분들도 사회의 엘리트가 됐다”며 “그런 기회조차 가져보지 못한 채 참혹한 상황에서 살아가는 약자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언론철학을 가지는게 혜택 받은 언론인이자 지성인의 몫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신학대 교수시절 언론들이 얼마나 편파적인지를 보여주는 작업을 시도했던 경험도 들려줬다. 1987년께 특정 사건의 진상의 결과가 밝혀진 뒤 과거 5년전, 또는 10년전 각 언론들이 어떻게 다뤘는지를 분석하는 멕시코 잡지를 본따 신학생들에게 보도를 분석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 작업은 당시 안기부가 그 학생에게 압력을 행사해 중단됐다고 한다. 그는 또 “편가르기를 하지 말 것”을 이렇게 당부했다.


 “천주교를 진보 인사, 보수 인사로 나누는데, 진보쪽 99.99% 순도의 순금과 보수쪽 99.99% 순도의 순금은 다르냐 같으냐. 둘 다 금이다. 순금은 어느쪽에 있으나 진리다. 복음에 따라 진리와 양심을 선택하는 것인지 진보나 보수를 선택하는게 아니다. 사람들에 따라 성향은 다를 수 있지만 모든 신부들은 복음을 따른다. 큰틀에선 교황청의 문헌들이 말하는 것도 명확하다. 이번 주교회의에서도 교황청 사회교리에 대해 더 열심히 공부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좋은 뜻을 가지고 함께 하는 사람들은 동지가 아닌가. 우리는 형제다.”


 그는 “정의구현사제단 때문에 교회가 갈리는 것 아니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광주에서 서울 갈 때, 기차만 타고 가느냐. 버스도 타고 비행기도 탄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그는 또 지난 8월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 주교들을 꾸짖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러긴커녕 아주 따뜻하게 대해줬다”며 말을 구체적으로 전했다.


 “형제 주교들이라며 짐을 함께 지자고 했다. 교회 안에 머물지만 말고 아파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기 위해 교회 울타리를 나가자고 했다.”


 김의장은 “교황의 말씀대로 ‘가난한 자들을 위한 교회’가 되기 위해서 빈자와 사회적 약자들이 성당에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고 신앙의 보람을 느끼도록 배려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화해의 조정자답게 경색이 안풀리는 남북관계 개선을 간절히 바랬다.


 “동서독을 통일하기전 서독은 스위스은행에 어마어마한 돈을 예치해두고 동독에서 얼마든지 빌려쓰도록 했다. 배가 운하를 통과하려고해도 앞뒷물의 수위가 맞아야 한다.  남북이 이렇게 차이가 나서는선 흡수통일도 안된다. 이념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너무 무리가 따른다. 그러니 더 나은 위치에 있는 쪽이 나눠야한다. 정부는 원칙을 지켜도 민간의 교류는 도와야한다.”


 그는 “북에 ‘퍼준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슬프다”며 “투자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일부 단체들이 북쪽 하늘에 대북전단(삐라)을 살포하는 것에 대해선 “변화도 못시키고 남북관계만 경색시키면 얻는 이익이 무엇이냐”며 “작은 것을 얻기 위해 큰 것을 놓치는 소탐대실의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는 “천주교가 왜 북한의 인권 실상에 대해선 비판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그는 “신부들 수백명을 총살하고 성당 수도원을 몰수한 북은 지구촌에서 신부가 없는 유일한 곳인데 어떻게 천주교가 민감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며 “다만 민족의 화해와 평화와 공존을 위하고, 먼장래를 봐서 어떤 것이 효과적인가를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종교간 대화의 질문에 대해서도 ‘페르시아(이란) 여인과의 만남’이란 일화를 들려줬다. 

 “로마 유학을 마치고 스페인에서 스페인어를 배울 때 어학원에 함께 공부한 이란 여성의 집이 내 숙소인 수도원쪽이어서 오가며 친해지게 됐다. 그 전엔 이슬람에 대해 두려움을 갖게 되는데, 이슬람 여성과 직접 대화를 나눠보고 인상이 달라졌다. 그렇게 만나다보면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역지사지하게 된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자기 신앙에 충실하는 근본주의는 취할 수 있지만 그래도 배타적 근본주의는 독선이고 아집”이라며 “자기 자식이 귀여우면 남의 자식도 귀여운 줄 알아야하듯이 이웃종교의 가치들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술도 드시냐”는 질문에 “원래 개구쟁이여서 중학교 때 술 먹고 담배를 피운 바 있다”고 소싯적 무용담을 전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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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한겨레신문 종교전문기자
걷고 읽고 땀흘리고 어우러져 마시며 사랑하고 쓰고 그리며 여행하며 휴심하고 날며…. 저서로 <그리스 인생학교>(문화관광부장관 추천도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누리꾼 투표 인문교양 1위), 숨은 영성가들의 <울림>(한신대, 장신대, 감신대, 서울신대가 권하는 인문교양 100대 필독서). 숨은 선사들의 <은둔>(불교출판문화상과 불서상), 오지암자기행 <하늘이 감춘땅>(불교출판상).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우리시대 대표작가 300인’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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