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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이 의지대로 안 됩니다

법륜 스님 2012. 08. 20
조회수 8999 추천수 0
의지대로 다하겠다는생각 자체가 잘못된 것 
전화위복으로 삼으면 직장생활 원만해질 것

직장생활을 하다보니까 어떤 때는 실제 제 의사와 다르게 행동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나중에 후회를 하곤 합니다. 직장생활을 할 때 제 자신의 의지에 따라서 모든 걸 해나가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먼저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자기 의지대로 다 하면서 살 수 있는지부터 따져봅시다. 서로 사랑해서 결혼한 부부관계에서 배우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다 내 의지대로 살 수 있을까요? 내가 낳아 기른 자식이라고 해서 자식들이 내 마음대로, 내 의지대로 살아줄까요? 안 됩니다. 내 가족도 그러한데 하물며 직장에서 만난 상사나 동료, 부하가 어떻게 내 맘대로 움직여 주겠습니까. 직장에서 만난 그 사람들이 문제가 아니라 자기 의지대로 다 하겠다는 그 생각 자체가 잘못된 것입니다. 어떻게 세상이 내 맘대로 될 수 있겠습니까.

20120820_6.JPG 

이 세상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다 돌아가진 않습니다. 원래 세상은 내가 원하는 게 다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면, 세상일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괴롭진 않습니다. 그런데 그 안 되는 것을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잘못 생각하면 괴로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농구 연습을 하다보면 던지는 공마다 들어갈 때도 있고 안 들어갈 때도 있기 마련입니다. 만약 던질 때마다 공이 다 들어간다면 연습할 필요도 없는 것이지요. 잘 들어가지 않으니까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이 안 들어가면 다시 던지며 자꾸 연습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다시 던지며 연습할 때에는 공이 안 들어간다고 괴로워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만약 ‘나는 공을 던지면 100퍼센트 확률로 공을 넣는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공을 던졌는데 한 번이라도 안 들어가면 괴로울 것입니다. 그러니까 공이 안 들어가는 데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꼭 들어가야 한다고 잘못 생각하는 데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그 다음, 세상살이가 다 내 마음대로 된다고 꼭 좋기만 할지 생각해 봅시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출가한다고 하자 아버지인 정반왕이 어떻게 해서든 부처님께서 출가하지 못하게 하려고 막았습니다. 그때 정반왕의 뜻대로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출가하지 않으셨다면 이 세상에 부처님이 출현할 수 있었을까요?

우리나라에서는 3·1절이나 8·15 광복절 행사를 할 때면 순국선열을 위한 묵념을 하곤 합니다. 그분들이 목숨을 잃을 것을 알면서도 나라를 위해 싸우러 나간다고 했을 때 그 부모님들은 그분들을 말렸을까요, 지지했을까요? 십중팔구는 말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부모님 말씀을 거역하고 나라를 지켜내신 분들 덕분에 우리는 이렇게 독립된 나라에서 편안하게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세상이 돌아가지도 않지만, 사람들이 원하면 원하는 대로 다 이루어진다고 해서 좋은 것도 아닙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천살까지 살고 싶어 한다고 해서 다 그렇게 살 수 있다면 세상이 어떻게 될까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공부하기가 싫어서 실컷 놀아놓고는 모두 좋은 대학에는 들어가고 싶어 한다고 다 그렇게 된다면 나라가 어떻게 될까요? 우리가 원하는 대로 다 이루어지는 세상은 결코 좋은 세상이 아닙니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기 의지대로 되기를 바랐던 일이 안 되면 그때 당시에는 무척 속상하기는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때 생각이지 지나고 보면 전화위복이 되는 경우도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원하는 대로 안 되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이런 도리를 알고, 원하는 대로 되면 되는 대로 감사하게 여기고,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깨끗하게 포기하거나 다시 또 시도해 보면 됩니다.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일이면 열심히 다시 시도하면 됩니다. 농구공을 던질 때마다 들어가게 하려면 수많은 연습이 필요하듯, 우리 인생에서도 자기 의지대로 관철시키고 싶은 일이 있으면 될 때까지 해 보는 겁니다. 그렇게 다만 할 뿐이라는 생각으로 직장생활을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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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 스님
1988년 괴로움이 없고 자유로운 사람, 이웃과 세상에 보탬이 되는 보살의 삶을 서원하고, 정토회를 설립했다. 기아·질병·문맹퇴치운동과 인권·평화·통일·생태환경운동에 앞장서는 실천하는 보살로서 2000년 만해상을, 2002년에 라몬 막사이사이상을, 2007년엔 민족화해상을 수상했다.
이메일 : book@jungt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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