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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전 복잡한 남자관계, 떳떳하게 덮어두세요

법륜 스님 2011. 07. 11
조회수 161189 추천수 1

 불가도 출가 전 과거를 묻지 않는 것이 ‘불문율’

 중요한 건 ‘지금’, 일 닥치면 두려워 말고 고백

 

  

- 젊었을 때 남자관계가 복잡했는데요, 지금 남편하고 잘살고 있고 수행도 하고 있어요. 그런데 간혹 불안해집니다. 남편이 공직에 나갈 것 같은데, 제 과거가 남편의 앞길에 누가 될까 봐 너무 걱정됩니다.

 

일부러 꺼낼 필요도 없고 물으면 숨길 일도 아니예요

 

=사람은 누구나 다 잘못할 수가 있습니다. 젊었을 때 어떻게 하다 보니까 이 남자 저 남자를 만났지만 지금은 남편이랑 잘 살고 있다면 문제 될 게 없지요. 지금도 이 남자 저 남자를 만나고 다닌다면, 그건 문제지만, 과거와 달리 지금은 잘살고 있다면 굳이 옛날 일을 일부러 꺼낼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남편이 이것에 대해서 물으면 숨길 일도 아니에요. 왜냐 하면 이걸 숨겨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면 인생이 피곤해지거든요. 그러면 같이 살아도 행복해지지 않습니다.

 

 가만히 있는 남편에게 이걸 꼭 들추어내어 말을 해야 진실이냐? 그렇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과거에 어쨌든 현재 사는 데 지장이 없으면 가까이 있는 사람이라도 거기에 관심이 없어요. 그래서 절집 안에서는 과거를 묻지 않습니다. 그 사람이 과거에 뭐를 했든 출가하여 스님이 된 이후에는 그 이전의 얘기는 묻지 않고 문제 삼지도 않습니다.

나하고 결혼을 한 사람이 결혼한 이후에 나와의 관계에서 어떻게 처신하느냐 그것만 중요하지, 그 이전에 그 사람이 어떠했나 하는 건 중요한 게 아니에요. 다만 지금 어떤 문제가 생기면 그건 서로 얘기해 볼 수가 있어요.

그러니 남편이 물으면, 머리 깎고 스님이 되는 것도 출가라 부르고 시집가는 것도 출가라고 부르니까, 출가하기 이전의 얘기는 묻지 말라고 얘기하세요. 그게 불법의 불문율입니다. 이런 저런 사정이 생겨서 과거 일이 드러나게 됐다면 솔직하게 “내가 젊은 시절에 어리석어서 이런 저런 일이 있었어요. 그러나 부처님 법 만나서 깨닫고 내가 출가한 이후로는 그런 일이 없었어요.” 이렇게 말하면 됩니다.

 

나쁜 과거도 뉘우치고 더 큰 인물이 되면 그게 다 거름

 

 부처님 당시에도 출가 이전의 과거는 묻지 않은 사례가 있었는데 대표적인 사건이 앙굴리말라 사건입니다. 출가하기 전에 99명의 사람을 죽였으나 부처님 법을 듣고 깨달아서 아힘사, 즉 비폭력의 위대한 수행자가 됐어요. 세상은 그를 오해해서 결국 돌로 쳐 죽였지만 그는 털끝만큼도 후회하지 않고 죽음까지도 기꺼이 받아들였어요.

부처님의 제자가 된 수많은 비구니 중에는 오백 명의 기생이 한꺼번에 출가하여 제자가 된 경우도 있었어요. 이것 때문에 부처님께 온갖 비난이 쏟아졌지만 부처님은 끄떡도 안 하시고 세상의 비난을 받으셨고, 그 기생들도 출가한 이후에는 과거의 습성을 누구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처음의 오해에도 불구하고 나중에는 도리어 부처님의 위대함으로, 또 그 비구니들의 위대함으로 기록에 남게 되었지요.

 

 과거에 나쁜 일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을 뉘우치고 더 큰 인물이 되면 그게 다 거름이 됩니다. 부처님 이후에 대승불교에서 제2의 붓다라고 불리는 용수존자도 젊은 시절에 엄청나게 말썽을 부렸어요. 일곱 친구들하고 어울려 온갖 쾌락을 즐기고 돌아다니다가 결국은 사건이 터져 친구들은 잡혀서 사형을 당하고 자기 혼자 겨우 도망가서 살았어요.

그때 그가 크게 깨달았어요. ‘이 쾌락이라는 것이 꼭 독약과 같구나.’ 이걸 탁 깨쳐버리고 불법에 귀의해서 부지런히 정진해서 제2의 붓다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대승의 위대한 스승이 되었습니다.

 

남편이 싫어하면 남편을 포기하고, 세상이 비난하면 돌팔매 그냥 받으세요

 

 그러니까 불안해하지 마시고 과거를 따지지 마세요. 지금 자신이 어떻게 사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만약 어떤 계기가 생겨서 과거의 사건이 드러난다 하더라도 두려워하지 마세요. 밝혀야 할 시점이라면 솔직하게 밝히고 그것 때문에 남편이 나를 싫어하게 된다면, 남편에게 장애가 되지 않도록 남편을 포기하세요.

세상의 비난이 있다면 아힘사 비구처럼 돌팔매질을 그냥 받아들이세요. 그걸 피하려고 하면 두려움이 생기고 과거를 숨기려고 전전긍긍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인생이 고달파지게 됩니다.

그러니까 아무리 높은 지위에 있고 아무리 많은 돈을 가지고 산다 하더라도 뭔가 끊임없이 숨겨야 하고 거짓말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면, 그 삶은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떳떳한 마음가짐으로 편안하게 대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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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 스님
1988년 괴로움이 없고 자유로운 사람, 이웃과 세상에 보탬이 되는 보살의 삶을 서원하고, 정토회를 설립했다. 기아·질병·문맹퇴치운동과 인권·평화·통일·생태환경운동에 앞장서는 실천하는 보살로서 2000년 만해상을, 2002년에 라몬 막사이사이상을, 2007년엔 민족화해상을 수상했다.
이메일 : book@jungt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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