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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이 만난 사람들을 함께 만나보세요. 또 '인간은 변하는가, 변하지 않는가'란 인류정신사의 가장 큰 주제를 오해 테마로 한 인터뷰와 이에 대한 목사와 신부, 스님, 주역의 대가와 심리학자 등 10명이 모여 토론한 대담을 선보입니다.

원불교의 넓은 품

조현 2019. 09. 18
조회수 7270 추천수 0


오도철-.JPG »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



‘개교 100년’을 넘은 원불교가 서울 동작구 흑석동 한강가에 제2의 개교의 도약대가 될 서울센터를 마련했다. 교조 박중빈(1891~1943)의 호를 딴 ‘원불교소태산기념관’이다. 오는 21일 개관을 앞두고 원불교 행정 수반인 오도철 교정원장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연면적 2만6300평(7969평)에 지하4층 지상10층 규모의 현대식으로 지어진 이곳은 크게는 10층 규모의 업무동과 2층 규모의 종교동으로 나뉜다. 소태산기념관엔 전북 익산 총부에 있던 교정원에서 사실상 절반가량인 국제부, 문화사회부, 청소년국, 사이버교화팀이 입주했다. 드디어 원불교가 익산시대에서 서울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오도철 교정원장도 월화수요일은 익산에서, 목금토요일은 서울에서 근무해 원불교 세계화시대를 이끈다.


 이 건물의 강연장과 공연장, 선(禪)실, 첨단 영상을 갖춘 명상실 등은 ’원불교의 미래상’을 엿보게 한다. 그러나 이 하드웨어보다 더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있다. 오도철 교정원장은 “원불교 교도가 아니라도 명상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건물을 개방하는 시간엔 언제든지 와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겠다”고 한다. 특히 이 금싸라기땅 한강가에 2층으로만 지어 옥상 공연장을 인근 주민들과 서울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니, 역사보다 넓은 품을 느낄 수 있다. 옥상은 원불교 진리의 상징인 일원상을 형상화했다. 옥상 둘레로 원으로 벽을 쳐놓으니 올림픽대로의 소음도 들리지않아 공연장으로서도 그만이다. 소태산기념관의 개념은 ‘일원을 담아 은혜를 짓다’는 것이다. 진리 탐구로 깨달은 영성에 머물지 않고, 이를 세상에 돌려주자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 뿐이 아니다. 그는 “인근 흑석동주민들이 한강공원으로 진입하는 통로가 없어서 소태산기념관 부지를 통로로 내놓았다”고 한다.


원불교1-.jpg



외관-.jpg




 원불교는 탈종교화시대, 교도들의 고령화시대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자력갱생을 위해 애쓰고 있다. 소태산기념관 10층 가운데 한층만을 교단에서 사용하고 나머지는 임대를 내놓는 것도 최대한 신도들에게 손을 덜 내밀고 교단을 운영하기 위함이다. 그런 내핍 속에서도 교단 시설을 과감하게 주위에 내놓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다’는 연기법(緣起法), 즉 인과법(因果法)의 진리를 깨달으셨고, 소태산 대종사께서도 같은 진리를 깨달았지만, 한발 더 나아가 ‘네가 아니면 내가 살 수 없다’는 은혜를 더욱 강조하셨다”며 이렇게 자신의 것을 내놓는 이유를 설명했다.


 원불교는 소태산기념관 개관일을 1년 전에 정했는데 우연히 세계평화의날이 됐다고 한다. 그는 최근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을 둘러싼 계파간, 계급간, 세대간 갈등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집무실의 화초를 예로 들어 말했다.
 “수국이 어떤 것은 파랗고, 어떤 것은 빨갛다. 어떤 것은 하얗게 펴서 파란색이 됐다가 보랏빛으로 변하기도 한다. 같은 수국이지만 온갖 색이 있다. 사람도 자기가 좋아하는 색깔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내가 파란색이 좋다고 모든 걸 파란색으로만 만들자고 하고, 혹은 빨간색이 좋다고 빨갛게만 만들자고 하면 다른 색을 좋아하는 이들은 불편해 한다. 그래서 편이 갈리고 갈등이 생기고, 불편함이 폭력이 되면 평화가 무너진다. 파란색은 파란색대로, 빨간색은 빨간색대로 보라색은 보라색대로 아름답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다른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지않으면 평화가 유지될 수 없다.”


참선1-.JPG » 명상실에서. 왼쪽부터 김제원 교정원부원장, 오도철교정원장, 이공현 문화사회부장



 그는 또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으로 ‘자기 비움’을 강조했다. 큰그림을 볼 수 있는 자만이 자기를 비우고 상대를 배려할 수 있고, 그런 지도자들이 나와야 사회와 나라가 제대로 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원불교는 철저한 진리추구의 종교다. 크리스찬들이 크리스마스를, 불자들이 ‘부처님 오신날’을 최대축일로 삼는 것과 달리 교조의 탄생일 아닌 깨달은 ‘대각개교절’을 가장 중시하는데서도 알수 있다. 그럼에도 그는 “26세에 깨달음을 얻은 청년 소태산대종사님이 처음 한 일은 종교적인 것이 아니라 배고픔에 시달리는 마을사람을 위해 저축조합을 결성해 바다를 막아 논을 만드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물질이 개벽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개교표어를 내세울만큼 물질과 정신, 육체와 영혼을 함께 가도록 건강한 수행법과 삶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그는 원불교가 최근 독신을 의무화했던 여자교무들도 남자교무들처럼 6년간의 교무교육과정을 마친 뒤 정녀(독신여성교무)와 결혼 여부를 자신이 선택할 수 있게 한 것과 관련해 “‘남녀 권리는 동일하다’는 대종사님의 인권평등의 정신을 이제는 현실화할 시점이 되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출가자 감소와 관련해서도 “68세인 교무 정년을 6년씩 74세까지로 늘리는 방안을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소태산기념관에서는 오는 20일 오후 7시30분 봉불음악회가, 20일 오후4시부터 30일까지는 원불교문화예술축제가 각각 펼쳐진다. 법해 김범수 화백의 원불교 선묵화 ‘깨달음의 얼굴’과 법인성사 100돌 ‘하늘을 감동시킨 서원과 화합’ 특별전시회도 열리고 있다.


종법사들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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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한겨레신문 종교전문기자
걷고 읽고 땀흘리고 어우러져 마시며 사랑하고 쓰고 그리며 여행하며 휴심하고 날며…. 저서로 <그리스 인생학교>(문화관광부장관 추천도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누리꾼 투표 인문교양 1위), 숨은 영성가들의 <울림>(한신대, 장신대, 감신대, 서울신대가 권하는 인문교양 100대 필독서). 숨은 선사들의 <은둔>(불교출판문화상과 불서상), 오지암자기행 <하늘이 감춘땅>(불교출판상).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우리시대 대표작가 300인’에 선정.
이메일 : cho@hani.co.kr       트위터 : hoosimjung       페이스북 : hoosim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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