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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이 만난 사람들을 함께 만나보세요. 또 '인간은 변하는가, 변하지 않는가'란 인류정신사의 가장 큰 주제를 오해 테마로 한 인터뷰와 이에 대한 목사와 신부, 스님, 주역의 대가와 심리학자 등 10명이 모여 토론한 대담을 선보입니다.

스님이 만든 기독교영화 <산상수훈>

조현 2017. 07.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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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해1.jpg » 예수그리스도의 <산상수훈>이란 영화를 만들어 모스크바영화제에서 호평 받은 대해스님



한국의 비구니 스님이 세계 4대 영화제 중 하나인 모스크바영화제에서 ‘일’을 냈다. 그것도 예수 그리스도 복음을 다룬 영화로 말이다.


  <산상수훈>의 감독인 경북 경산국제선원장 대해(58·본명 유영의) 스님을 6일 서울 인사동에서 만났다. 지난달 22~29일 러시아 모스크바영화제에 참석하고 귀국한 스님은 국제 영화계의 환대가 믿기지않은 듯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산상수훈>은 8명의 신학대학원들의 문답으로 이뤄졌다. 공간도 오직 동굴 한곳으로 단순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그들이 던지는 질문들이 단순하지 않다. 질문은 ‘정녕 예수님을 믿기만 하면 천국에 갈수 있는가’, ‘죽어서 천국 가는 것이 최고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이라면 빨리 얼른 죽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나님은 전지전능하다면서 왜 세상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는가’, ‘하나님은 인간이 따 먹을 줄 알면서 왜 선악과를 만들었는가’, ‘아담이 죄를 지었는데, 왜 내가 죄가 있고,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셨는데 어떻게 해서 내 죄가 사해지는가’ 등이다. 하나같이 기독교에서 금기시하거나, 궁금해도 물을 수조차 없던 것들이었다.


 이렇게 ‘불순한’ 질문으로 가득한 영화를 기독교 국가인 러시아의 대표영화제가 스펙트럼 섹션에 초청했다. 이 섹션은 국제적인 거장들의 신작을 초청한다. 또한 대해스님을 심사위원으로도 초청했다.


-_산상수훈.jpg » 기독교에서 금기시된 질문들을 주고 받고 있는 영화 <산상수훈>의 동굴 모습


 모스크바영화제에서 <산상수훈이> 상영되자 예상외의 반응이 나타났다. 통상 15분 내에 끝나게 마련인 ‘관객과의 대화’가 한시간 넘게 이어졌다. 그 뒤 러시아의 대표적인 신문잡지에서 대서특필 되고, 방송에 소개됐다. 러시아정교회와 가톨릭 사제와 수도자들도 보고 “놀라운 영화”라며 경탄했다. 이로인해 에스토니아의 탈린영화제, 불가리아의 소피아영화제 등 6개 영화제도 그를 초청했다. 러시아철도청은 고속열차 삽산의 객실에서 2개월간 이 영화를 상영하기로 결정했다.


 대해 스님은 이런 반응들에 대해 “우리 자신들도 영화계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다”고 했다. 모두가 재미있는 상업영화만을 고대한다고 믿고 있지만, 실은 인간의 본질에 대해 답하는 철학적이고 지적인 영화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평범한 승려의 길을 걷던 그는 10년 전 돌연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와 중국 선양에서 4년간 포교하기도 했던 그는 어떻게 진리를 대중적으로 널리 알릴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가장 대중적인 영화를 만들 생각을 했단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신학도 철학도 따로 공부한 적이 없는 그가  이런 시나리오를 써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 설명되지않는다. 그의 영화들은 인류 정신사의 핵을 뚫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따라서 그의 말대로 성서나 철학서를 읽는다고, 그것들을 꿰어맞춘다거나 요약한다고 만들어줄 수 있는 것들도 아니다. 한마디로 심봉사가 눈을 뜨는 개안이 아니고는 설명되기 어렵다. 


-백도빈과 대해.jpg » <산상수훈>에 출연한 영화배우 백서빈과 얘기하는 대해 스님


 그는 출가 뒤 보통의 스님들처럼 화두를 들지도 않았다. 그는 대신 불경을 보고 자신만의 수행법을 실행했다. 


 “나를 버리는 수행을 했다. 좋은 것도 놓고, 싫은 것도 놨다. 선악을 모두 놨다. 뒤돌아봐서도, 목적을 둬서도 안된다니 그저 놨다.”


 그렇게 해서 그는 ‘일체가 둘이 아닌 도리’를 깨달았다고 한다. 선도 악도, 부처도 중생도, 하나님과 피조물도 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기독교적 질문도 창조주와 피조물을 구분한 상태에서는 의문에 의문을 더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의 영화들은 마치 천강이 하나의 강이 되듯 본질로 귀의하고 있다. 그는 “현상과 본질이 합일되면 의문이 풀리고, 본질의 특성인 전지전능하고 무죄하고 자유로운 본래 삶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영화쪽 무학, 무명인 그가 10년간 <색즉시공 공즉시색>, <소크라테스의 유언>, <무엇이 진짜 나인가> 등 무려 91편의 작품을 쏟아낸 것이 그런 본질의 힘을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가 만든 작품 중 61편이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했다. 


 <산상수훈>에 출연한 영화배우 백서빈은 크리스찬이다. 그는 이 영화를 마치고 “마늘만 안먹었다 뿐이지 동굴에서 사람이 되어 나왔다”고 고백했다. 대해 스님은 다음 작품은 ‘인간은 변하는가’를 다룰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연금술사’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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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한겨레신문 종교전문기자
걷고 읽고 땀흘리고 어우러져 마시며 사랑하고 쓰고 그리며 여행하며 휴심하고 날며…. 저서로 <그리스 인생학교>(문화관광부장관 추천도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누리꾼 투표 인문교양 1위), 숨은 영성가들의 <울림>(한신대, 장신대, 감신대, 서울신대가 권하는 인문교양 100대 필독서). 숨은 선사들의 <은둔>(불교출판문화상과 불서상), 오지암자기행 <하늘이 감춘땅>(불교출판상).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우리시대 대표작가 300인’에 선정.
이메일 : cho@hani.co.kr       트위터 : hoosimjung       페이스북 : hoosim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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