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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시했던 개를 먹으려니 불편할 밖에

조성제 2014. 07. 27
조회수 16517 추천수 0


개고기를 금기시 하는 이유



복날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보신탕이다.
사기 (史記)를 보면 중국 진(秦)나라 덕공(德公) 2년에 삼복더위 때 신하들에게 고기를 나누어 주었다는 기록이 있으나 개고기라는 기록은 없다. 그럼에도 무교와 불교에서는 개고기를 금기시 한다. 아마 개고기를 금기시 하는 것은 불교의 영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아직까지 정확하게 왜 개고기를 금기시 하는지 밝혀진 이유가 없다. 그러나 진 (秦) 나라에서는 삼복기간 동안 개를 목매달아 문에 걸어놓고 액운을 막는 부적으로 이용했다는 기록이 있어 복날과 개의 연관성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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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기 수육. 한겨레 자료사진


그렇다면 왜 고대 진나라 사람들은 복날에 개를 잡아 제물로 썼을까?
삼복 때가 되면 시리우스-태양-달-지구가 일직선이 되는 일식을, 태양이 하늘의 개에게 잡혀 먹었다고 고대인들은 생각했다. 우리 조상들도 일식(日食,日蝕)과 월식(月食,月蝕)은 하늘의 개(시리우스)가 해를 삼켰을 땐 일식, 달을 삼켰을 땐 월식이라고 생각하였다. 일식이 오면 어둠이 오고 재앙이 닥쳐 농사를 망치고 역병이 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삼복 때 하늘의 개가 태양을 삼키는 일이 없도록 개를 잡아 미연에 방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다가 고기를 먹는 풍습과 결합해 복날 개고기를 먹는 풍습이 탄생한 것이 아닌가 하고 <김정민 박사>는 추정한다.


개고기는 예전부터 풍부한 단백질 때문에 우리 민족이 많이 먹어온 고기다. 한자에 그릇 기器 자를 보면 개를 한 마리 두고 입이 네개가 있다는 뜻인데 이것을 그릇 ‘器’자로 사용한다는 것은 개를 식용으로 그릇에 담아서 제사를 지내고 먹었다는 뜻이다. 이렇게 개를 잡아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도 하고 먹기도 하였다. 지금도 황해도 굿중 호살령 굿 즉 호랑이한테 화를 입은 후 굿을 할 때는 개를 잡아 그 껍질을 뒤집어쓰고 굿을 한다. 이렇게 개를 제물로, 식용으로 사용하였다는 것을 많은 문헌에서 또는 한자에서 찾아 볼 수 있건만, 왜 어느 날부터 개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고 하였는지 그 이유를 유추해 보도록 하자.


개는 한자로 견犬이라고도 하고 구狗라고도 한다. 犬이라고 할 때는 큰 개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중국에서는 서쪽의 오랑캐란 뜻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 구狗라고 할 때는 별을 나타나기도 하는데, 하늘의 별자리 중 북극성을 구진성狗辰星이라고 불렀다. 단군시대에는 단군을 도와 나라를 다스리던 오가 중에 구가狗加가 있다. 구가는 개를 집안의 상징으로 삼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본디 大자는 임금을 의미하는 문자로, 犬자는 임금을 호위하는 짐승이라는 뜻이다. 이는 마치 임금을 상징하는 돌이 玉인 것과 같다. 그리고 이러한 개에게 임무를 주어 종묘宗廟나 신전神殿을 지키도록 하였다. 그러니 하늘에 제사를 올리는 신성한 장소인 신전이나 조상을 모신 종묘에는 개가 지키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지금도 일본 신사에는 이런 유습이 남아 신사 입구에 고려 개란 뜻의 코마이누(こまいぬ)가 신사를 지키고 있다. 이 코마이누의 전신은 바로 티벳의 사자개로 사자처럼 생긴 아주 귀한 개로 신전을 지킨 개였다. 이 사자개의 모습들이 변형되어 궁궐이나 신전 앞에 사자처럼 생긴 동물을 세웠는데, 사자가 아니고 바로 ‘사자개’를 상징한다. 그런 뜻이 담긴 한자가 바로 제사를 의미하는 바칠 헌獻 자로 견犬이 옆에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개는 신성한 동물임에 틀림없다.


개박미향기자.jpg

*사진 박미향 기자


하늘에서는 시리우스를 상징하고, 땅에서는 신전이나 종묘를 지키는 충직한 동물로 나타난다. 서양 사람들은 개를 사람과 같이 생각한다. 그들이 신을 God라고 부른다. 이 말은 개를 뜻하는 Dog를 거꾸로 한 말이다. 인간들은 시리우스라는 별에서 왔다고 한다. 시리우스는 큰개자리로 개를 상징한다. 시리우스는 우리 별자리로 말하면 천랑성天狼星이다. 천랑성은 이리 또는 늑대별자리로 개를 상징한다. 신라 선덕여왕의 능이 있는 산 이름이 바로 랑산狼山이다. 산이란 바로 천랑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왜 선덕여왕이 이곳에 묻히면서 낭산이라고 이름을 붙이라고 했을까? 바로 인간들의 고향이 천랑성이 아닐까 유추해 볼 수 있다.


투르크 민족의 기원신화인 ‘아쉬나’ 전설인데 전설에 의하면 투르크 민족은 인간과 늑대 사이에 태어난 후손들로 자신들을 늑대의 후예라고 부른다.
즉 1만2천 년 전 당시 ‘아쉬나’(삼신할머니와 흰 암컷늑대)의 기운을 받고 태어났다는 것이다. 동해안 무가사설의 첫마디가 ‘아쉬나 모시자’로 시작하는 것도 우연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의 자손이라 자칭하는 융족戎族이 있다. 동이족의 일파인 이들을 견융犬戎이라 부른다. 융戎자와 개를 뜻하는 술戌자가 너무 흡사하다. 또 한반도를 비롯한 우리 조상들이 살았던 곳은 동북 간방艮方이다. 간은 술戌이다. 戌은 12지신으로 표현하면 개를 의미한다. 우리가 개를 잡아먹으면 우리가 살았던 곳, 북동간방인 술방戌方에 모신 개의 신을 우리 스스로 부정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고대사회에서는 자기가 사는 방향의 동물을 신으로 모셨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풍습에서 12지신이 나왔으며, 이런 이유로 개고기를 금기시 하는 것은 아니가 한다. 원나라 때 ‘황공소’가 쓴 <고금운회>를 보면 “북방의 적이赤夷는 개와 같다.” 라고 하였는데, 이 말은 구이족은 시리우스의 후손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말이 아닐까 한다.   


마지막으로 단군시대에는 오가五加 중 하나로 구가狗加가 존재했듯이 우리 조상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동물이 개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 일본, 베트남, 인도, 가나안, 이집트까지 개에 대한 신화가 전해지고 있다는 것만 보아도 개는 다른 동물과 달리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개가 지켜야 할 오륜이라는 것이 전하고 있다.
이 대목을 보면 개가 왜 사람과 가까운지를 말해준다.   


1. 견주불패, 주인을 보고 짖지 않는다. (君臣有義) 
2. 책효기우, 새끼는 어미를 깨물지 않는다. (父子有親) 
3. 유신이잉, 새끼를 가졌을 때 부부가 겸양한다. (夫婦有別) 
4. 소구적대, 작은 것이 큰 개를 해치지 않는다. (長幼有序) 
5. 일폐군운, 한 개가 짖으면 다른 모든 개들도 호응하여 짖는다.(朋友有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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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제
53년 대구생. 공무원을 하던 중 굿판을 본뒤 모든 것을 던지고 무속 세계에 뛰어들었다. 2000년 <무속신문> 창간해 편집국장을 지냈다. 무천(舞天)문화연구소장으로서 무속의 근원을 우리 민족의 상고사 속에서 찾고 있다. 저서로 <무속에 살아있는 우리 상고사>, <상고사 속의 무속이야기><민족의 시각으로 바라본 동물의 상징성>, <신을 조롱하는 무당>, <무교이론ⅠⅡ>가 있다.
이메일 : muam777@naver.com      
블로그 : http://blog.naver.com/muam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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