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님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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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먹으면 노숙해도 괜찮겠네요”

서영남 2015. 11. 19
조회수 13783 추천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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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일입니다.
어떻게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뿐인데 배고픈 사람들은 남자만도 오천 명이 넘습니다.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이 많은 사람에게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나누려는 시도조차도 부질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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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국수집도 그랬습니다.
2003년 가진 것이라곤 300만 원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냥 겁도 없이 민들레국수집을 시작했습니다.
놀라운 일들의 연속입니다.
나이 육십이 넘어서 필리핀에서도 또 다시 체험했습니다.
필리핀에는 너무도 배고픈 사람들이 많아서 민들레국수집을 시작하면 그 많은 사람들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렸습니다. 깡마른 아이들과 허겁지겁 밥을 먹는 아이들을 보면 겁이 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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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놀랍습니다.
배고픈 이들을 좋은 것을 먹게 하시는 기적의 현장을 보는 행복을 누립니다.
민들레국수집에 아이들과 함께 자원봉사를 오신 아이 어머니가 민들레국수집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이렇게 밀씀합니다.
이렇게 먹으면 노숙해도 괜찮겠네요.
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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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남
전직 가톨릭 수사로, 인천에서 노숙자들과 가난한 이들에게 국수를 나누 는 민들레국수집 운영하고 있다. 1976년 가톨릭 한국순교복자수도회에 입회해 1995년부터 전국의 교도소로 장기수들을 찾아다니다가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정사목위원회에 파견돼 출소자의 집인 ‘평화의 집’에서 출소자들과 함께 살았다.
이메일 : syepet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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