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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민들레국수집을 꿈꾸다

서영남 2014. 02. 02
조회수 16874 추천수 0

까치설날편집.jpg

 

 

예쁜 아가씨는 조카인 벨라데다의 딸입니다.  큰절을 어찌나 잘 하는지요. 

갑오년 새해 인사를 올립니다.

 

고마운 분의 도움으로 떡국을 우리 손님들께 제대로 대접해 드릴 수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한우 소고기를 듬뿍 넣고 끓였습니다.  고기는 건져서 잘께 찢어 양념을 해 놓았습니다.  육수는 아주 고소합니다.  달걀 지단, 김, 대파 송송 썰어 고명을 얹을 준비를 해 놓았습니다.

 

VIP 손님들은 민들레국수집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밥솥으로 갑니다.  그리고 밥부터 먼저 담습니다.  그래서 옆에 서서 친절하게 안내를 해 드려야 합니다.

 

작은 접시에 반찬을 먼저 담으십시오.  떡국을 드신 다음에 밥은 마음껏 드셔도 됩니다.

 

오늘 저녁에는 전주교구 "사랑수" 최종수 신부님께서 오십니다.   손님방에서 하룻밤 지내시고요.  내일 설날 저의 집에서 민들레 식구들과 함께 설날 미사를 드려주십니다.  그 다음에 함께 설날 식사 나눔을 할 예정입니다.

 

토요일에는 민들레국수집을 엽니다.  황금 연휴라서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지만 우리 VIP 손님들에게는 참으로 힘든 나날이 됩니다.  밥 먹을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 설을 지낸 후에는 본격적으로 민들레국수집 인수인계 작업을 할 예정입니다.  베로니카께서 잘 이끌어 주실 것을 믿습니다.  그리고 모니카도 엄마를 도와서 민들레 어린이 공동체를 잘 이끌 것입니다.  자원 봉사자들께서도 함께 힘을 모아 우리 손님들을 잘 대접할 것입니다.  민들레 식구들도 화목하게 잘 지내면 참 좋겠습니다.

 

이제 필리핀은 4월 22일에 제가 들어가면서 시작이 됩니다.

필리핀은 공산품들이 품질도 그렇고, 값이 꽤나 비쌉니다.  그래서 식판과 숫가락과 포크 그리고 필요한 것들은 이곳에서 마련해서 들어갈 계획입니다. 

아이들을 위한 "민들레학교"도 만들 계획입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갈 수 있도록 장학지원을 할 것입니다.  그리고 공부방처럼 아이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기찻길 옆 작은학교'처럼 "민들레 학교"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LG에서 나온 미니빔이 마련되면 참 좋겠습니다.  베로니카께서는 민들레 학교 아이들을 위해 유니폼도 만들어 입혀주고 싶어합니다.

 

필리핀 민들레국수집 계좌는 농협 356-0592-0475-13 서영남 입니다.

 

 

 

필리핀을 꿈꾸다!

 

민들레국수집은 메트로 마닐라의 가장 열악한 지역이라 할 수 있는 파식강 하류의 나보타스, 말라본, 칼루칸 시티의 도시빈민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 위한 장학지원, 교육을 통한 인재양성을 위해서 공부방과 어린이 도서관을 운영하고, 배고픈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밥집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민들레국수집을 11년이나 운영해 온 경험을 밑바탕으로 필리핀 인구가 절반이 넘는 20세 미만의 청소년들을 위한 조그만 도움이라도 될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필리핀 마닐라의 전체 인구의 70% 이상이 빈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부모들의 한달 벌이가 대략 3,000페소에서 10,000페소 정도입니다.   1페소가 27원 정도 한다고 보면 이 돈으로는 밥만 먹고 살기도 벅찰 것입니다.  필리핀의 특성상 한 가정에 많게는 15명에서 적게는 5-6명의 자녀들이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빠야따스 쓰레기처리장 마을에서 장학금을 지원할 때 제일 가족수가 많은 집이 17명이었던 경우가 있었습니다.  15-6세에 결혼해서 아이를 낳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를 다니기 어려웠으니 교육의 기회가 없었습니다.  설상가상 직업마저 좋지 않습니다.  그러니 대부분 지독한 가난을 살고 있습니다.  편부모 자녀인 경우도 많습니다.  

 

아기 엄마들이 모니카에게 몇 살이냐고 물었습니다.  모니카가 서른 살이라고 했습니다.  자기들보다 나이가 많다는 모니카가 믿을 수 없어서 놀란 목소리로 열세 살이냐고 되물을 정도였습니다.

 

필리핀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는 무상교육입니다.  국립대학인 경우에는 한 학기 학비가 14만원 정도입니다.  초등학교 아이들은 무상교육이라고 하더라도 교복도 사야하고 운동화도 있어야 하고 학용품도 있어야 하고, 간식비와 교통비도 있어야 합니다.  특히 필리핀은 더운 나라여서 아침 일찍 학교에 갑니다.  아침밥을 먹을 틈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오전 10시쯤 간식시간이 있습니다.  바혼이라고 하는데 이 시간에 각자 준비해 간 간식을 먹습니다.  돈이 없어서 간식을 준비해 가지 못하면 참 창피해 합니다.  그런 일이 계속되면 창피해서 학교를 가려고 하지 않고 거리를 헤매게 됩니다.

 

아이들의 경우 한 달에 1,000페소에서 500페소 정도의 용돈이 필요합니다.  필리핀은 학용품도 꽤나 비싼 편입니다.  수입이 많기 때문입니다.  한 가정에 많은 자녀를 두고 있는 필리핀 도시빈민 가정에서 아이들을 모두 학교에 보내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한 가정의 한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졸업해서 취직만 한다면 그 가정은 절대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필리핀 민들레국수집은 먼저 가난한 아이들이 최소한의 밥은 먹게 해야한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돕고 싶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습니다.

 

학교마저 가지 못하는 가난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차와 오토바이가 뒤범벅이 된 거리에서 아무런 생각도 업시 뛰어 놀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놀이도 돈이나 폭력과 관련된 놀이를 합니다.  놀 거리가 없으니 어린 고양이를 장난감처럼 던지고 놉니다.  어린 나이에 술을 마십니다.  담배를 피웁니다.  일찍 성에 눈을 뜹니다.  어린 나이에 아이를 낳습니다.  악순환입니다.

 

하느님의 귀한 자녀인 필리핀 아이들이 비참한 빈곤의 고리를 끊어버리고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정말 필요합니다.  필리핀의 미래를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교육을 통해 인재를 길러 스스로 살 수 있도록 하는 방법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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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남
전직 가톨릭 수사로, 인천에서 노숙자들과 가난한 이들에게 국수를 나누 는 민들레국수집 운영하고 있다. 1976년 가톨릭 한국순교복자수도회에 입회해 1995년부터 전국의 교도소로 장기수들을 찾아다니다가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정사목위원회에 파견돼 출소자의 집인 ‘평화의 집’에서 출소자들과 함께 살았다.
이메일 : syepet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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