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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십 노구 달라이 라마의 반전 매력

청전 스님 2015. 07. 19
조회수 12247 추천수 0


팔십 노구(老軀)의 달라이 라마

 


서양 어느 나라에서 법회 중에 하신 말씀이 잊혀 지지 않는다.

“불교의 기본 교리에서 인간의 뿌리는 탐진치(貪嗔痴) 삼독에 기인하는데요, 우리 티벳불교에서는 이 삼독을 태어나는 해인 12지간중의 세 동물로 비유 됩니다. 즉 탐심· 탐욕·욕망은 닭에 비유되고, 진심 화는 뱀으로, 어리석음 치(痴)는 돼지로 비유 됩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제가 바로 그 어리석다는 돼지 띠 랍니다.”


긴 박수와 함께 시작한 법회는 그야말로 웃음으로 시작해서 웃음으로 끝난 법회가 된 적이 있었다. 얌전해야 할 법회 장에서 이런 여유와 위선이 없는 우스개 말씀으로 모인 청중이 법문 내내 기쁨과 행복에 찬 시간이 된 것이다.

달라이 라마는 돼지띠로 우리식 나이 계산으로 하면 여든 하나의 연세다. 유럽식으로 여든, 올 당신 생일날에는 세계 유명인사와 함께 인도 정부의 각료들이며 티벳불교 각 종파의 수장들이 다 참석한 큰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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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중 이곳 히마찰 주지사가 생일 케이크를 달라이 라마 입에 직접 넣어주고 있다.



행사가 끝나자마자 영국의 한 시골 마을 방문법회를 마친 후 현재 미국 방문길이다. 으레 당신 법회장에는 인산인해다.

그렇다고 정치적인 행사나 종교적인 행사는 아니다. 모이는 청중은 이 시대의 사람으로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와 인생의 고뇌를 바로 달라이 라마로부터 듣고자 스스로 모이는 것이다. 허다히 종교인이나 성직자의 방문길에는 종교 예식이나 자기 전통 의식을 위주로 사람이 모인다. 달라이 라마는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당면해 있는 문제를 얘기한다. 유럽 방문에서 항상 하는 말씀이란, 지금 이처럼 과학 발전이 되고 편리와 풍요로운 시대에 중요한 것은 “인간성의 함양과 종교간의 화합”임을 말하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꼭 해야 될 일이란 “자기의식의 규명”임을 더불어 말한다. 저기 하늘위에나 있을 법한 그런 뜬구름 잡는 말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디가나 많은 사람이 모이는 건 뭘까? 당신의 매력인 것 같다. 어떤 매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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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열리고 있는 캘리포니아 법회장에 18.000 청중 좌석이 꽉 차였다.


 

티벳 임시 망명정부가 있는 이곳 다람쌀라에는 많은 법회가 이어진다. 매년 우리나라 불자를 위한 한국인 법회도 있다.

한번은 인도 국영 TV 촬영팀이 왔는데 한국 사람과 인터뷰를 원한다는 전갈을 받고 내가 응하기로 했다. 질문 중의 하나가 어떤 이유로 이 한자리에서 이리 오랜 세월을 살아가는가 였다. 불교 출가승으로 제일 중요한 게 스승이다. 내기로는 달라이 라마와 같은 보편적인 스승을 가까이 두고 있기에 이리 한자리에 오래 살수가 있다. 어떤 스승인가? “첫째 위선이 없고, 둘째 그 많은 나이에도 공부하는 스님이며, 셋째 그 위치에 있어도 항상 겸손하기 때문이다.” 라고 말을 한 적이 있다. 이후 한국에 가서 아리랑 TV에서 출연 요청이 있을 때도 카나다인 앵커의 질문에 똑 같은 말을 했었다.


나는 당신의 매력이 바로 이런 진솔함과 이치에 맞는 논리적인 말을 하는 사람이며, 지금 여기를 무시한 종교적인 애매모호한 답변이나 폼 잡는 말이 아닌 것에 사람들은 당신을 좋아하며 존경하는 것으로 본다. 더러 유명세 있는 성직자들이 어려운 질문에 답변하기 어려울 때 자기 신에게 일임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지 않은가.


이번 팔십 생일 축하 잔치에서 내 구십 나이 생일에도 이리 많이 와 달라는 말씀이며, 지금 건강 상태라면 백살도 넘게 살 것이란 말에 모든 사람이 큰 박수로 환호했다. 당신의 존재 자체에서 착한 민중은 위로와 희망이리라 확신 한다. 이쪽 힌두교에서 스승에게 하는 헌신의 기도 중의 한 구절, “진아의 광휘로 빛나시고, 무위(無爲)안에서 즐거워하시며, 당신의 삶이 세상을 정화하는 라마님께 절하옵니다.”라는 기도문이 있는데 바로 당신에게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우리가 비행기 장시간 탄다는 게 얼마나 힘이 드는지를 안다. 당신 나이에도 20 여 시간 비행에도 바로 당신 일정을 다 소화해 내는 체력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일 년 시간에 해외 법회 스케쥴이 반 이상이다. 당신 전용기가 있는 것도 아닌 일반 비행기를 이용하는데, 바로 이런 바쁜 일정을 소화함이란 당신 자신의 숨은 수행력이 아닐까. 끝없는 이타심과 자비심의 뿌리인 보리심을 기반으로 이룬 정신과 육신의 조화일 것이다. 늘 하시는 말씀이란 법(진리)를 위해서라면 이 세상 끝 어느 곳에라도 가겠다고 하신다.


그럼 우리 한반도에는 언제나 방문이 될까? 무엇이 걸림돌인가? 지난 노 대통령이 임기 마친 후 한 말씀 중에, 당신 임기 중 한 가지 큰 실수란 달라이 라마를 한국에 초청하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달라이 라마 당신은 우리나라 한국을 어느 나라보다도 방문하고 싶어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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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전 스님
가톨릭 신부가 되기 위해 광주 대건신학대에 다니다 송광사 방장 구산스님을 만나 출가했다. 1988년 인도로 떠나 히말라야에서 달라이라마를 만나 그의 제자가 되었다. 매년 여름 히말라야 최고 오지인 라다크를 찾아 고립된 티베트 스님들과 오지 주민들에게 약과 생필품을 보시하고 있다. 어느 산악인보다 히말라야를 많이 누빈 히말라야 도인.
이메일 : cheongjeon9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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