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인 것은 언젠가 무너진다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을 돕습니다. 자신조차 어려운 삶이지만 나보다 더 못한 사람을 보면 자기것을 내줍니다. 다 헤진 옷일망정 내게 선뜻 벗어준 그 스님처럼 나누어줍니다. 반면 소유자들은 더 많은 물질을 원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99석 가진 부자가 100석 채우려고 한 석을 빼앗는다”는 말을 떠올려보세요.
도시는 점점 커지고 농촌은 병들고 늙어갑니다. 저희 마을에 학교가 하나 있는데, 예전에 수백 명이었던 학생 수가 지금은 30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모두 도시로 떠나고 불과 수십 세대만 남았지요. 그나마 30명 중에서 15명이 결손가정 아이들입니다. 도시에서 살다가 가정이 깨져 시골로 내려온 것이지요. 아이들의 수만 줄어든 게 아니라 아기 자체가 없습니다. 아기 울음소리가 사라진 지 오래되었습니다. 반면 도시는 점점 커져 사람들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물질로 북적입니다. 사람들에게 부대껴 숨 쉴 공간마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시골은 텅텅 비었는데 도시는 너무 비좁아 난리지요.
이렇게 격차를 점점 키우는 게 오늘날 우리의 삶의 방향입니다. 이 방향이 옳은 것인지 잘못된 것인지는 여러분 스스로 판단할 일입니다. 저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시골을 파괴하고 자연을 훼손하는 어리석음을 극히 우려합니다. 그러나 극단적인 상황이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도시와 시골이 어느 시점에 가면 평등해질 것이고 무분별한 개발도 멈출 테니까요. 물론 지금과 같은 개발, 훼손 시스템은 일정 기간 확대될 것입니다. 그러다가 너무 커지면 무너집니다. 인위적인 시스템은 반드시 무너지기 마련입니다.
‘채워도 채워도 허기진 현대인을 위한 여섯 현자의 메시지’ <비워야 산다>(휴펴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