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찾아서
나를 찾아 나를 용서하고 사랑하며, 나를 극복하기도 하고, 더 큰 나로 나아가는 마당입니다. 명상과 고전, 영화에 대한 조현의 독특한 시각을 통해 관념의 성벽을 뛰어넘어 비상하려고 합니다.

러셀과 달리 나는 왜 예수를 믿는가.

조현 2011. 0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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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앙은 인간을 변화시키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 물론 신비롭고 초자연적인 능력이 그를 변화시켰다고 볼 수 있지만 정신의학적인 해석을 덧붙일 수도 있다. 하나님과 만나면 사람들은 무조건적인 사랑을 경험한다. 나를 부족하다고 탓하지 않고 내 전체를 받아 주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경험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나를 기다려 주고, 참아 주고 변치 않는 사랑으로 옆에 서서 기다려 주는 그런 사랑을 경험한다. 이러한 사랑은 인간이 할 수 있는 사랑이 아니다. 어머니의 사랑이 그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으나 때론 어머니의 사랑도 조건적이고 불완전하다. 불완전한 인간은 불완전한 사랑을 한다. 그러나 하나님을 만나서 경험하는 사랑은 완전한 사랑이며 무조건적인 사랑이다. 이러한 사랑은 내면의 아이가 부모에게서 간절히 받고 싶었던 사랑이다. 하나님이 주는 이 사랑의 묘약이 되고 기적을 낳는다. 그 사랑 속에서 마음의 상처가 치유된다. 상처가 치유되면 사람이 성장한다.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는 못이 살을 뚫고 들어오는 아픔 중에도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누가복음 23장34절)라며 자신을 때라고 죽이는 자들을 용서해 줄 것을 기도했다. 그리고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핍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마태복음 5장44절)고 했다. 그러나 이런 예수를 버트란드 러셀은 자학자라고 비난했다. 철학,논리학,수학의 대가이며 1950년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그는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에서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예수는 오른 뺨을 때리는 자에게 왼 뺨을 돌려대라고 했다. 이것은 너무나 비인간적이고 자학적인 요구다. 어떻게 사람이 그런 일을 할 수가 있다는 말인가. 나는 이런 요구를 하는 예수를 믿을 수가 없다.”

 

 전공의 시절, 나는 러셀의 논리를 참으로 그럴 듯하다고 생각했다. 그의 논리를 반박할 수 없어 무척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나의 은사인 김성희 교수 덕분에 그 문제에서 통쾌하게 벗어날 수 있었다. 김성희 교수는 한국 최초의 정신분석학자였고 전남의대에 정신과를 창설한 분이다. 군복무 중 휴가를 나와 김성희 교수댁에 인사를 갔을 때였다. 마루 밑 햇볕이 드는 곳에 개 한마리가 졸고 있었다. 김 교수는 개를 가리키며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해 주었다.

 

 어느 날 어디선가 작은 강아지 한 마리가 나타나서 큰 개를 귀찮게 했다. 강아지는 “캉캉”거리면서 큰 개의 오른쪽 뺨을 물었다. 큰 개는 조용히 고개를 돌려 버렸다. 강아지는 왼쪽으로 돌아와서 다시 그쪽 뺨을 물었다. “컹!”하고 겁을 줄만도 한데, 큰 개는 상대하지 않고 부스스 일어나 다른 곳으로 자리를 떠 버렸다. 김 교수가 발견한 것은 개의 세계에서도 큰 개는 큰 개답더라는 것이다. 러셀의 논리대로 한다면 큰 개는 오른 뺨을 물어뜯는 어린 개를 같이 물어뜯어 주어야 했다. 그러나 큰 개는 유치하게 행동하지 않았다.

 

 김 교수는 “개도 저렇게 사는데 인간이 그렇게 사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 아니겠는가. 예수의 오른 뺨을 돌려대라는 말씀의 의미는 어른스루운 삶을 살라는 것이었다”고 했다.

 

 ‘마음의 평안과 자유를 얻은’<30년만의 휴식>(이무석 지음, 비전과리더십 펴냄)에서

 

 이무석=전남대 의대 졸업, 전남의대 정신과 교수. 한국정신분석학회 회장을 지냈고, 20005년 한국정신분석학술상을 수상했다. <정신분석에로의 초대>,<혼자와의 대화>,<안나 프로이드의 하버드 강좌>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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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한겨레신문 종교전문기자
걷고 읽고 땀흘리고 어우러져 마시며 사랑하고 쓰고 그리며 여행하며 휴심하고 날며…. 저서로 <그리스 인생학교>(문화관광부장관 추천도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누리꾼 투표 인문교양 1위), 숨은 영성가들의 <울림>(한신대, 장신대, 감신대, 서울신대가 권하는 인문교양 100대 필독서). 숨은 선사들의 <은둔>(불교출판문화상과 불서상), 오지암자기행 <하늘이 감춘땅>(불교출판상).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우리시대 대표작가 300인’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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