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님글방
휴심정의 멋진 벗님들이 전하는 나눔의 글 마당입니다.

하루를 살다 가더라도 지금 바로 이 순간부터

마가 스님 2015. 12. 23
조회수 5852 추천수 0
빛깔 있는 이야기

벌써 한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새해가 되면 바람이 이루어지길 희망하며 시작하지만, 연말이 되면 씁쓸하게 세월 탓만 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한 해를 돌아볼 땐 후회할 일을 반복도 하지만 그래도 새해엔 더 잘해 봐야지 하며 마음을 다집니다.

우스갯소리로 30대에는 시속 30㎞, 50대엔 50㎞, 80대엔 80㎞ 속도로 시간의 흐름을 느낀다고 합니다. 저도 제 나이가 시간의 속도라고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가수 서유석의 ‘가는 세월’이란 노래가 유행했던 때가 있었지요. ‘가는 세월 그 누구가 잡을 수가 있나요/ 흘러가는 시냇물을 막을 수가 있나요.’ 가는 세월이 아쉬워서 많이들 즐겨 불렀지요.

세월의 빠른 흐름 속에 헛되이 살지 말라는 글이 있어 소개합니다.

“시간과 시간이 옮기고 옮겨서 하루가 지나고,

날과 날이 옮겨서 그믐이 되며,

달과 달이 옮기고 옮겨서 홀연히 한 해가 이르고,

년과 년이 옮기고 옮겨서 잠깐 동안 죽는 문에 이르나니,

부서진 수레는 가지 못함이요,

노인은 닦지 못함이라.

누우면 게으름이 생기고, 앉으면 망상하느라

몇 생 동안을 닦지 아니 했거늘 헛되이 하루 해를 보내며, 얼마나 헛된 몸으로 살았거늘

한 생을 수행하지 못했는가.

몸은 반드시 마침이 있으리니 다음 생은 무엇이겠는가.

어찌 급하고 또 급하지 않은가.”

(원효/발심 수행장)

이렇게 빨리 흐르는 시간 속에서 지금 이 순간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늦지 않았습니다. 하루를 살다 가더라도 멋지게 살다 가야겠지요? 지금 이 순간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지금 이 순간 만나는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고, 지금 이 순간 깨어 있는 삶은 우리를 행복으로 안내할 것입니다.

이 추위에 내 주변을 돌아보고 할 일은 없는지 살펴보시는 것도 행복해지는 한 방법일 겁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내가 가진 것을 이웃과 나누는 것은 최고의 행복이기 때문이랍니다. 너와 나는 다른 개체가 아닌 서로 연결되어 있는 하나임을 알게 되는 것은 큰 깨달음입니다. 막연한 바람으론 꿈을 이루지는 못합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한 발 한 발 걸어가야 합니다. 지금 바로, 작은 것부터,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하는 것이 꿈을 이루는 겁니다.

“행복을 달라”고 한다고 누가 주는 것은 아닙니다.

마가 스님(동국대 정각원 교법사)
마가 스님(동국대 정각원 교법사)

“행복하기 위해서 이렇게 살겠노라!”고 새해 서원을 세워서, 하나하나 실천하며 기도로 다지는 겁니다. 이 약속을 지키다 보면 하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되고, 관심이 생기면 정성을 기울이고, 정성을 담다 보면 잘돼서 행복을 이루게 될 거라 믿습니다.

마가 스님/동국대 정각원 교법사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마가 스님
부처님은ㆍ태어난 것은 죽는다ㆍ언제 죽을지 모른다ㆍ죽을때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도 저는 살아있습니다 축복이고 기적입니다. 지금 죽을 때 가져갈 복을 짓는 일에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이메일 : gomagga@hanmail.net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

  • 아이는 핸드폰, 부모는 윽박 중독, 해독...

    마가 스님 | 2016. 06. 08

    얼마 전 중학생 인성교육 ‘EGG 깨뜨리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눈길이 가는 한 참가자가 있었습니다. “스님! 이 아이 혼내서라도 스마트폰 놓고 공부할 수 있게만 해주세요! 어릴 땐 공부 잘하던 녀석이 핸드폰 하면서 이상해졌어요. 이제 제...

  • 소통과 화목으로 만 가지 복 온다

    마가 스님 | 2016. 02. 17

    한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고향을 찾고 그리운 가족들을 만나는 설! 하지만 더 이상 우리에게 설이 반갑지만은 않게 되었다. 설을 지내며 가족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이혼율이 증가하며, 아귀다툼 속에 서로에게 상처만을 남기는 일이 흔한 설 풍...

  • 두 절, 미고사와 맙소사두 절, 미고사와 맙소사

    마가 스님 | 2015. 10. 27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가을을 생각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시는지요. 빨간 단풍, 누런 황금빛 들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꽃, 탐스럽게 익은 과일, 높다란 청명한 하늘 등일 것입니다. 그중에서 요즘 도심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국화꽃 ...

  • 지금 바로 여기서 행복하기지금 바로 여기서 행복하기

    마가 스님 | 2015. 09. 06

    지금 이 순간, 바로 여기서 행복하기아주 오랜만에 지인과 영화를 봤습니다.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인데요, 130분간 잠시도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었고 다른 생각을 할 여유도 없었습니다. 지인은 “너무 잘 봤다. 샤워한 것처럼 상...

  • 새 삶을 원할수록 크게 버려라새 삶을 원할수록 크게 버려라

    마가 스님 | 2015. 04. 30

    크게 버린 자가 크게 얻는다 *바닥에 떨어진 벚꽃잎들. 요즘 남산 순례길에서는 사람들이 얼굴에 환한 미소를 머금고 서로 인사하는 모습이 종종 보입니다. 지난 겨울엔 볼 수 없었던 모습입니다. 아마도 주변에 백화가 만발한 산속을 걷다 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