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님글방
휴심정의 멋진 벗님들이 전하는 나눔의 글 마당입니다.

아이는 핸드폰, 부모는 윽박 중독, 해독제는 공감

마가 스님 2016. 06. 08
조회수 4519 추천수 0

얼마 전 중학생 인성교육 ‘EGG 깨뜨리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눈길이 가는 한 참가자가 있었습니다. “스님! 이 아이 혼내서라도 스마트폰 놓고 공부할 수 있게만 해주세요! 어릴 땐 공부 잘하던 녀석이 핸드폰 하면서 이상해졌어요. 이제 제 말도 안 듣습니다!” 그러고는 아이에게 윽박지르며 “너! 이번이 마지막 기회야!” 하곤 쌩하니 나가버리셨습니다.

순간 “문제는 당신에게 더 많이 보입니다!”라고 하고 싶었지만 더 지켜보자는 마음으로 아이를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수련복을 갈아입는 순간조차 휴대폰에서 손을 떼지 못하며 제 얘기는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중 아이의 분노가 폭발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아이는 부모님을 떠올리며 이야기하는 시간에 심한 욕설을 끊임없이 하였습니다.

저는 둘만의 대화를 시작하였습니다. 아이는 이제까지 부모님께 단 한 번도 칭찬을 듣지 못해 마음에 상처가 컸습니다. 시험공부를 열심히 해서 성적이 올라도 다른 아이와 비교하며 심하게 나무라거나 무시하고 아이의 말은 들어주지도 않아 더 이상 부모님과의 대화가 싫고 휴대폰을 하는 시간만이 불안감에서 해소된다 하였습니다.

현상으로 볼 때 아이의 휴대폰 중독이 큰 문제로 보였는데 조금 더 들여다보니 ‘칭찬받지 못하고 인정받지 못해 다친 아이의 마음은 그 부모에게 더 큰 책임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저는 아이에게 휴대폰을 하지 말아야 할 상황들에 대해 스스로 정해보도록 한 후 휴대폰을 바라보며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하나, 둘, 셋,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어보는 연습을 시켰습니다. 그 후 부모님과 함께 ‘내 아이 긍정명상’을 통해 아이의 장점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부모님이 자기의 장점을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아이는 울었고 마침내 100개의 장점을 나눈 후 서로를 끌어안았습니다.

100점 만점에 70점 맞았으면 30점 틀렸다고 야단치는 게 아니고 70점 맞았다고 칭찬하는 자세가 아이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다는 걸을 깨우치는 중요한 시간이 됐습니다.

아직 못 이룬 것에 대한 불만보다 이미 이룬 것에 대한 만족이 행복의 시작임을 서로 알았기에 더 좋은 가족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이번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눈에 보이는 아이의 문제점을 바꾸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일방적인 방법이 아닌 가족 구성원 내면의 아픔을 서로 공감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문제점 또한 자연스레 사라지는 이것이 곧 ‘가족치유’이구나 하는 인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십니다. “참으로 힘 있는 사람이 있다면, 힘없는 자에게 인내하네. 그것을 최상의 인내라 부르네. 힘 있는 자는 항상 참아내네.” 우리는 가족에게 상처도 받지만 그 상처 역시 가족에게서 치유되고 회복할 수 있는 힘이 있음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마가 스님
부처님은ㆍ태어난 것은 죽는다ㆍ언제 죽을지 모른다ㆍ죽을때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도 저는 살아있습니다 축복이고 기적입니다. 지금 죽을 때 가져갈 복을 짓는 일에 시간을 보내려고 합니다.
이메일 : gomagga@hanmail.net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

  • 소통과 화목으로 만 가지 복 온다

    마가 스님 | 2016. 02. 17

    한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고향을 찾고 그리운 가족들을 만나는 설! 하지만 더 이상 우리에게 설이 반갑지만은 않게 되었다. 설을 지내며 가족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이혼율이 증가하며, 아귀다툼 속에 서로에게 상처만을 남기는 일이 흔한 설 풍...

  • 하루를 살다 가더라도 지금 바로 이 순...

    마가 스님 | 2015. 12. 23

    빛깔 있는 이야기벌써 한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새해가 되면 바람이 이루어지길 희망하며 시작하지만, 연말이 되면 씁쓸하게 세월 탓만 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한 해를 돌아볼 땐 후회할 일을 반복도 하지만 그래도 새해엔 더 잘해 봐야지 하...

  • 두 절, 미고사와 맙소사두 절, 미고사와 맙소사

    마가 스님 | 2015. 10. 27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가을을 생각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시는지요. 빨간 단풍, 누런 황금빛 들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꽃, 탐스럽게 익은 과일, 높다란 청명한 하늘 등일 것입니다. 그중에서 요즘 도심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국화꽃 ...

  • 지금 바로 여기서 행복하기지금 바로 여기서 행복하기

    마가 스님 | 2015. 09. 06

    지금 이 순간, 바로 여기서 행복하기아주 오랜만에 지인과 영화를 봤습니다.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인데요, 130분간 잠시도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었고 다른 생각을 할 여유도 없었습니다. 지인은 “너무 잘 봤다. 샤워한 것처럼 상...

  • 새 삶을 원할수록 크게 버려라새 삶을 원할수록 크게 버려라

    마가 스님 | 2015. 04. 30

    크게 버린 자가 크게 얻는다 *바닥에 떨어진 벚꽃잎들. 요즘 남산 순례길에서는 사람들이 얼굴에 환한 미소를 머금고 서로 인사하는 모습이 종종 보입니다. 지난 겨울엔 볼 수 없었던 모습입니다. 아마도 주변에 백화가 만발한 산속을 걷다 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