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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아이가 성가시게한다는 뜻은

홍성남 2017.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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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jpg


어느 날 하느님께서 머리가 벗겨진 사람들을 천당에 특별 초청한다고 공지하셨습니다.

사는 게 얼마나 고되면 머리가 다 빠졌겠냐. 위로 차원에서 후하게 대접해.

의외로 머리가 빠진 사람이 많지 않아 두 사람이 천당에 초대되어 왔습니다. 한 사람은 그 이름이 낙천이, 다른 한 사람의 이름은 비관이였습니다. 하느님은 베드로 사도에게 두 사람을 잘 대접해 보내라고 이르셨고, 베드로 사도는 명을 잘 받들었습니다.


낙관이와 비관이가 돌아간 후 베드로 사도는 경과보고를 하러 하느님 집무실을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베드로 사도를 알아보지 못하셨습니다. 풍성하던 머리카락이 어디로 출장 갔는지 한 올도 남아 있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느님은 깜짝 놀라 물으셨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냐?

베드로 사도는 머리가 빠져버린 사정을 이야기했습니다.

낙천이와 비관이를 데리고 천당 관광을 시켜주는데 같이 다니는 내내 비관이는 툴툴대기만 했습니다.

저는 세수할 면적이 넓어서 힘들어요. 머리가 없으니 겨울에 춥기도 하고요.

그 말을 들은 낙관이는 이렇게 말했지요.

저는 빗질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서 좋던데요. 이발비도 안 들고 여름에는 시원하고요.

도중에 비가 내리자 비관이는 또 툴툴거렸습니다.

에이 씨. 비가 오네. 다니기 힘들게.

낙관이는 이번에도 밝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비가 내리니 먼지가 다 씻겨 내려갈 거예요.

천당의 자랑인 꽃동산에 도착하자마자 낙관이는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 너무 아름다워요. 벌들이 날아다니는 걸 보니 꽃에 꿀도 많은가 봐요.

하지만 비관이는 벌컥 화를 냈습니다.

누굴 죽이려고 저렇게 벌을 많이 키웁니까?


이 말에 베드로 사도가 폭발했습니다. 비관이의 머리끄덩이를 잡고 냅다 패대기치려고 했는데 잡을 머리털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홧김에 자신의 머리카락을 잡아 뜯다보니 대머리가 되고 만 것입니다.

비관이 때문에 심리적으로 시달린 데다 과로까지 겹친 베드로 사도는 결국 몸져눕고 말았습니다. 그간의 사정을 익히 잘 알고 있는 하느님은 베드로 사도를 대신할 사람을 뽑는다는 구인광고를 내셨습니다. 구름같이 몰려온 지원자들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은 사람은 네 명. 하느님이 최종 면접을 보시기로 했습니다. 네 사람이 하느님 집무실로 들어갔더니 바닥에 담요가 깔려 있었습니다.


, 화투다. 너희끼리 함 쳐봐.

다들 의아해했지만 하느님이 시키신 일이니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 화투를 잘 치는 사람이 머리가 좋을 거라고 생각하셔서 돈을 제일 많이 딴 사람을 뽑으시려나보다. 역시 하느님이셔.

주어진 시간 동안 화투를 다 치자, 하느님이 최종 합격자를 발표하셨습니다. 결과는 예상밖이었습니다. 돈을 가장 많이 딴 사람이 아니라 돈을 가장 많이 잃은 사람이 뽑힌 것입니다.

하느님, 선발 기준이 뭡니까?

돈을 제일 많이 딴 애는 돈을 많이 땄는데도 이러다 다 잃으면 어떡해 저떡해 안달복달해서 떨어뜨렸어. 하지만 내가 뽑은 사람은 돈을 제일 못 땄으면서도 잃을 때가 있으면 딸 때도 있겠거니 하면서 화투를 즐기더라고. 참 낙천적이야. 같이 일하기 좋겠어. 그래서 뽑았지.

긍정적인 사람은 누구에게나 호감을 얻습니다. 그래서 대인관계도 좋고, 본인의 인생도 잘 풀립니다. 실제로 운동선수들을 관찰한 결과, 부정적인 말을 달고 사는 선수들은 성적이 낮았고, 긍정적인 말이 입에 밴 선수들은 성적이 좋았습니다.

 

긍정적이 되기 어려울 만큼 힘들 때면 다음과 같은 글을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십대의 자녀가 고가의 선물을 사달라고 억지를 부린다면

그건 아이가 가출 청소년이 아니라 집에 잘 있다는 뜻이고

내야 할 세금이 있다면 그건 내게 직장이 있다는 뜻이고

전에 입던 옷이 몸에 꽉 낀다면 그건 내가 잘 먹고 잘 살고 있다는 뜻이고,

겨우내 난방비가 너무 많이 나왔다면 그건 내가 겨우내 따뜻하게 살았다는 뜻이고

성당에서 뒷자리 아줌마가 성가를 엉망으로 불러 기분이 나쁘다면

그건 내가 아직 귀가 먹지 않았다는 뜻이고

온몸이 뻐근하고 피로하다면 그건 내가 열심히 일했다는 뜻이고

이른 새벽 시끄러운 자명종 소리에 깼다면 그건 내가 살아있다는 뜻이고

이메일이 너무 많이 쏟아진다면 그건 나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고

설거지통에 설거지가 잔뜩 쌓였다면 그건 내가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었거나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눌 가족이 있다는 뜻이고

냄새가 심한 양말이 있다면 그건 활동이 왕성한 가족이 있다는 뜻이고

집 안 청소를 하기가 너무 싫고 힘들다면 내가 아직 노숙자가 아니라는 뜻이다.

밤새 부부싸움을 피 터지게 했다면 그건 부부 모두 아직 싱싱하고 건강하다는 뜻이다.


한 신도분이 추천해주셨던 글인데 읽으면 읽을수록 크크크하면서 웃음이 나오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명문장입니다.

잘 오려서 벽에 붙여 놓고 짜증날 때마다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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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남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 저 높이 계신, 두렵고 경외스런 하느님을 우리 곁으로 끌어내린 사제다. 하느님에게 화내도 괜찮다면서 속풀이를 권장한다. <풀어야 산다>, <화나면 화내고 힘들 땐 쉬어>, <챙기고 사세요> 등이 속풀이 처방전을 발간했다.
이메일 : doban87@catholi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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