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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도명산), 속세를 떠나보기

일반 조회수 7692 추천수 0 2009.08.18 10:18:21
  우연히 포장마차에서 만난 건축설계사 분이 자주가던 술집의 아주머니의 추천을 받아 동행한 등산이다. 산악회 모임이라서 버스한대를 대절하여 아침 7시부터 출발한 것이다. 모두 아는 사람들 속에서 나만 홀로 이방인 처럼 끼어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처음엔 불편하였지만, 이내 비회원인 사람들도 상당수 있는 것을 알고는 마음을 풀었다. 그 보다 더욱 불편한 것은 나이가 가장 젊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모두 40대 이상이었다. 젊은 사람 한 두명만 있어도 같이 말동무라도 하면 되겠다 싶었는데, 같이 가자고 꼬드기면서 젊은 사람 많다고 말씀하신 그 아주머니가 한 말을 믿은 나를 자책하며, 이것도 경험이리라 생각하며, 어쩌면 등산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나의 작은 상심은 오래가지 않았다. 우연히 옆에 앉으신 아주머니도 40대 후반으로 그나마 가장 젊었다. 자꾸만 말을 걸어오셔서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 받다가 어느덧 충북 괴산에 위치한 도명산입구 낙영사 부근에 도착하였다. 중간에 한번 휴게소에 쉬고 나서 간 것이지만, 이동하는 차들이 많아 10시 30분이 되어서야 당도한 것이다. 날씨는 산행하기에 더 없이 좋도록 구름이 대부분이어서 햇빛과 햇볕을 모두 적당히 차단시켜 주었다. 마침 늦게 일어난 통에 준비하지 못한 수건과 모자를 생각하며 좀 걱정했었는데, 날씨 덕에 수건과 모자는 그다지 떠오르지 않았다. 어른들이 산악회를 꾸린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인지 산행 경험이 개중 많은 분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초보 등산가들임을 알수 있었다. 그것은 등산을 시작한지 30분도 되지 않아서 지쳐하는 모습에서 검증되기도 하였다.  
  암튼 산악회에서 준비한 지도를 보며, 도명산이 속리산 국립공원 중에서 화양계곡과 연결되는 산이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내가 속리산만 생각하며 그 중심만 생각하고 그 주변을 잘 챙기지 못하였음을 도명산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관악산이라고 하더라도 그 안에 호암산, 삼성산, 국기봉 등 다양한 봉우리가 존재하는 것을 제대로 등산에 관심을 가지고 나서야 알게 되었던 것이다. 아직은 초보 등산가로서 그럴 법도 하다. 대학원시절, 어려운 고학생으로 학원강사와 이과 논문 준비로 실험을 해야하는 데, 학원강사 때문에 시간이 너무 모자라 실험을 제대로 계획하고 결과를 내는데 너무 버거웠던 것이 생각난다. 그 시절 남들은 부모님께도 너무 쉽게 지원 받아 공부에 매진할 수 있는데, 나는 부모님을 생각하고, 대학생이 되었으면 자수성가해야 한다는 생각에 차마 졸업을 위해 생활비 지원을 요구하지도 못하는 실정이었다. 그 시절 신용카드가 유행이어서 나도 몇개의 카드로 돌려막기를 하며 남은 한학기 동안 실험에 집중하여 간신히 졸업장을 받았다. 어려움속에 졸업식 논문발표장에서 만취하여 회한의 눈물을 흘리고 나서는 무거운 머리와 카드 빚 그당시 500만원을 생각하며 속리산을 찾았던 기억이다. 공부는 배부른자의 것이었나 싶기도 하고, 이후 박사과정으로 더 넓은 곳에서 너 많이 공부하고 싶은데, 빚청산도 고민이고 집중하지 못했던 대학원 과정에 대해서는 마음이 쓰였었다. 당시 속리산이 무슨뜻인줄은 알지 못하였으나, 나에게는 속세를 벗어나는 곳이란 생각을 하게 하였다. 혼자서 오르던 산중에 지나가는 할아버지가 고민중의 나를 세우더니 몇가지 얘기를 하셨던 기억이 있다. 그 때는 등산의 매력을 알지 못하였다. 그것은 단지 산책에 불과했다. 머릿속의 고민을 내려놓지 못하던 모습 즉 산을 느낄 수 없는 나. 그리고, 혼자라는 것. 지독히 밀려오는 외로움. 남은 담배 몇까치와 싸구려 민박집. 돌아갈 차비만이 들어 있는 낡은 지갑 등등.
  이후에 문장대를 찾은 적이 있다. 지도교수님과 대학원 선후배 몇명. 그 때도 머릿속이 복잡할 때였지만, 그래도 문장대에서 바라다 본 바위들의 멋진 모습은 어렴풋이 떠오른다.
  이런 기억들이 있는 속리산! 지금의 속리산은 나에게 그 시절의 아픔이든 괴로움이든 이후의 즐거움이든 모두 나의 소중한 것들이기에 그 때 뭔가를 간절히 하고 싶었던 기억과 뭔가를 애타게 그리워하던 마음들이 있던 시절이라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산이기에 나는 그산을 이렇게 불편한 가운데서도 쉽게 따라 나선 것이다. 물론, 혼자 올 수도 있었겠으나, 요즈음 비용을 아껴야 할 상황이므로 흔쾌히 따라나선 것이었다.
  아직은 초보 등산가이므로 도명산만의 차별화된 매력은 알지 못한다. 다만, 그 굴곡있는 모습과 고인돌 같은 바위들, 그리고 쉽게 오를 수 있는 가벼운 산이고 내려오는 길도 순탄하여 나는 도명산이 도가 밝은 산이라고 한 것은 어쩌면 착한산이란 생각을 하며 내려오게 된다. 다만, 등산 팀이 고인돌 바위에 당도했을 즈음, 호탕한 목소리에 전문 산악인 같은 복장의 45세 아저씨를 만난다. 아무런 거리낌없이 사람들과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도명산 주변상황 및 도명산의 특색에 대하여 설명하기 시작한다. 이야기를 듣는 동안 많이 느끼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며 서서히 그의 목소리에 가까이 가고, 마지막에는 그와 함께 남은 등산을 같이 하게 되었다. 웬지 이곳 속리산 자락의 도명산은 그런 무 속인의 자세를 가진 사람을 만날 것 같다는 예감같은 것이 든 것은 사실이다. 어린시절 부터 신장질환으로 아파하고 고생하던 사람으로 젊은 나이부터 자신의 건강을 위해 몸을 들여다 보아야 했고, 그것이 중심이 되어 세상의 관련된 모든 일들과 치료방법을 찾아다녔던 사람으로 더이상 현대의학의 의사로서는 회복시키기 어려운 질환이란 평가를 듣게 된다. 그 뒤 그는 이곳 속리산 자락에 은거중인 한 분을 만나 그 분의 비결을 듣게 된다. 그 분은 투석까지 해야하는 말기 신장환자로서 근처의 산 800m지점에 살면서 자연치유 방법을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병원에서 1년도 살기 어렵다는 판정을 받았음에도 벌써 10여년을 잘 유지하며 자연과 호흡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아저씨는 그분으로 부터 들은 방법들을 조금씩 실천하였는데, 신장내과에서의 객관적 수치도 유지수준이 아니라 훨씬 호전되었다고 한다. 그의 목소리는 당차며 신뢰가 갔다. 그의 얼굴에 나타나는 건강상태는 눈주위에 나타난 약간의 부기외에는 완벽해 보였던 것이다. 현미쌀과 찹쌀을 생쌀로 씹으면서 몸에 해로울 것 같은 것들은 철저히 배제하고 마음에 몰입하는 법을 알아서 이제는 기의 흐름도 알 것 같고, 마음을 비우는 법은 기본이고, 그 안에 자연을 담는 진정한 자유자연인의 자세를 가진 사람인 것처럼 보였다.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이었기에 가능한 일이겠거니 생각이 들자, 마음기반하여 자유자연인의 자세로 우리 현실세계에서 잘 적응하는 방법이 없을까에 생각이 미쳤다. 그 아저씨의 반응은 훈련 받은 후에 다시 현실세계에 들어가는 법이 있다고는 한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훈련받을 상황도 아니고, 내가 관심있는 것은 마음이기 때문에 마음수련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것으로 다가왔다. 
  마음수련은 흰구름 한의원의 백운선생 등을 포함하여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방법을 실천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나는 마음에 몰입하여 마음을 연구하여야 하겠으나, 현대의 빠르게 디지털화되고 발전하는 모습이라는 현상의 세계와 마음의 적절한 조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객관적일 수 있거나 현실에 대한 감각을 가지게 되고, 쉽게 속세를 저버리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마음의 주인은 사람이므로 사람을 그리워하고 사람을 사랑한다. 사람의 주인은 자연이므로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을 그리워한다. 자연을 느끼고 자연을 사랑하는 것은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하는 것이므로 우리의 마음속에 자연을 담는 연습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속리산으로 가서 우리가 속세를 떠나는 연습도 해보는 것이다. 우리의 현실세계를 벗어나면 그 순간 우리는 현실세계를 관조하는 훈련을 하게 되고, 그러다가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오는 것이다. 관조할 때 우리는 그 짐을 위에서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현실세계를 떠나는 순간 현실세계가 객관적이고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현실 세계를 그리워하게 된다. 그 그리움으로 다시 현실세계에 입성하여야 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속리산 등산을 통해 삶의 의욕을 한번 다시 불태우게 되고, 재충전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 Key word  도명산, 속리산, 산사나이, 마음수련, 재충전, 의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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