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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타고 사막 건너는 여행길

청전 스님 2015. 02. 25
조회수 12150 추천수 0


*청전 스님이 라닥의 노스님들과 지난 1월 20여일간 인도를 여행한 기록을 4차례에 걸쳐 연재합니다.


■2편


라자스탄주는 사막이 대부분인데 옛 왕들은 커다란 성채와 함께 자기 보전을 지켜갑니다. 그러나 피지배자들의 삶은 왕과 몇몇 그의 측근들만을 위한 일평생 노예의 삶이기도 했습니다.


쥐사원을 뒤로하고 사막 동네 쿠리란 모래마을로 들어갑니다. 겨울 한철 관광객을 위한 근사한 텐트와 흙집이 매력을 주지요. 그런 곳에서 원주민은 단순한 삶을 살아가는데, 늘 거친 모랫바람 불고 여름엔 무서운 더위가 50도까지 오르는 지역입니다. 그런 곳에도 도처에 공작새가 거닐며 야생 사슴이 다니기도 합니다. 원래 인도 힌두교 정서엔 불살생이 바탕이 되는 삶이라서 그런지 이런 야생 짐승들이 조화롭게 겁먹지 않고 함께 살아갑니다.

 

사실 다람쌀라 산비탈에서는 늘 해는 산에서 뜨고 산으로 집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막막한 지평선에서 해가 뜨고 또 지평선으로 해가 집니다. 해가 지는 모습이 참 황홀한 느낌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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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엔 넓은 마당에서는 그 지역의 전통 음악과 함께 무희들의 춤이며 연주가 그럴듯 하게 펼쳐집니다. 그러고는 세계 각지에서 온 외국인과 인도인 함께 모닥불 주위에 자리잡고 저녁을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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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새벽이 하일라이트지요.

저쪽 멀리 모래 둔덕까지 낙타를 타고 가는 겁니다. 뻬마스님과 소묵이만 낙타를 타고, 우리는 낙타 구루마로 이동합니다. 낙타는 소처럼 되새김을 하는 아주 순한 초식 동물 입니다. 그런데 보통 크기가 아니지요. 잘못해 낙상이라고 한다면 큰 문제가 되기에 낙타 구루마를 택합니다. 모레 언덕배기에서, 산이 아닌 저멀리 지평선에서 해가 떠오르기를 기다립니다. 해바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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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이 낙타에게 무슨 말을 할까요? ‘니 나이는 몇이고? 집은 어디고?’ 낙타 코를 잘 보면 조그만 나무 막대가 있는데 그게 바로 소의 코뚜레 즉, 뜻대로 부릴 수 있는 운전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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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는 이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뭐 맛나는 먹거리 좀 안줍니깡? 아침부터 여기까지 날라다 줬는데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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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간 첨으로 낙타를 가까이 하며 어린애들처럼 좋아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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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묵이와 뻬마 스님이 낙타를 몰고가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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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공동 우물터인가 보네요. 이른 새벽인데 큰 정자나무 밑에서 먹을 물도 길어가고, 소에게 물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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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은 이걸로 끝내고 그리 멀지 않은 큰 도시 자이셀마르로 나아갑니다.

산 언덕배기에 큰 성채가 지어져 있군요.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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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엄쉬엄 구경길, 엄마스님이 제일 쉽게 피로가 오는가 봅니다.

 

라자스탄의 어지간한 도시에는 성채가 있는데 한번 짚고 넘어가볼까요. 이런 커다란 성채 왕궁을 볼 때 마다 왕궁을 짓는데 강제 동원된 민중의 땀을 상상해 봅니다. 지구촌 역사에 제일 큰 토목공사는 무었이었을까요? BC 2세기부터 근 1천 년동안 이뤄진 만리장성 쌓기이지요. "너그덜은 오지마!"이지요. 헌데 그넘들이 그 장벽을 넘어와 중국을 다 차지하는 역사는(청나라)?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서양에서도 동시대에 커다란 토목공사가 근 1천 년에 걸쳐 이뤄진다는 건데요, 그게 바로 로마 가도 입니다. 생각해보실까요? 동양에서는 오지 말라며 쌓은 만리장성이고, 서양에서는 와서 보고 배우며 함께 살자며 쉽게 어서 오라는 로마 가도, 즉 지금의 고속도로 입니다.  이런 데에서 동서양의 근본 사상의 차이를 봅니다. 폐쇄와 개방, 어느 쪽이 보편적이고 유익한 인간 삶일까요?

 

내일은 드디어 바다로 가는 길입니다.  

<2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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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전 스님
가톨릭 신부가 되기 위해 광주 대건신학대에 다니다 송광사 방장 구산스님을 만나 출가했다. 1988년 인도로 떠나 히말라야에서 달라이라마를 만나 그의 제자가 되었다. 매년 여름 히말라야 최고 오지인 라다크를 찾아 고립된 티베트 스님들과 오지 주민들에게 약과 생필품을 보시하고 있다. 어느 산악인보다 히말라야를 많이 누빈 히말라야 도인.
이메일 : cheongjeon9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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