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님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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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자 노숙자의 따뜻한 국물 한술

서영남 2017. 02. 19
조회수 5776 추천수 0


시련을 겪고 있는 사람들, 특히 가난한 이들, 노숙하는 이들, 감옥에 갇혀 있는 이들, 소외된 이들이  민들레국수집에서 환대를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어제는 청송을 다녀왔습니다. 청송의 형제들이 베베모가 다시는 청송에 오지 않을 줄 알있답니다. 그러면서 거의 석달만의 만남을 좋아했습니다. 지난 12월과 1월 그리고 2월달에 생일이거나 축일인 분들을 촛불 켜지 못한 케이크로 축하를 해 드렸습니다. 그리고 영치금도 이만원을 더 보태서 오만원씩 넣어드렸습니다. 


얼마전부터 교도소에 있는 사람들에게 넣을 수 있는 물건은 칫솔과 안경뿐입니다. 나머지 필요한 것은 모두 수용자들이 자기 영치금으로 사야합니다. 그래서 법자(법무부 자녀들)들이 대부분인 우리 자매상담에 나오는 형제들에게 매달 영치금을 삼만원씩 넣어드리고, 생일이나 본명축일 때는 오만원씩 넣어드리고 있답니다. 그러면서 절대 비밀이라고 당부했습니다. 다른 종교의 자매상담에 나가는 사람들이 알게되면 큰일이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북북부교도소의 우리 형제들은 어제는 18명이 모임에 나왔습니다. 제일 어린 사람이 스물다섯 살입니다. 칠순이 다 된 분도 계십니다.  이명박 정부 이후에 징역 형량이 엄청나게 늘어났습니다. 유기징역을 삼십 넌이 넘게 받은 사람도 있습니다. 이제 겨우 나이 서른넷인데 남은 징역이 28년이나 있으니 징역 다 살고 출소할 때면 예순 둘 이나 됩니다. 또 어떤 분은 지금 나이가 예순 일곱이신데 받은 징역을 다 살려면 팔십이 넘습니다. 그때까지 살아 있을 수나 있을는지…. 노인들이 많아지면서 교도소도 치매 노인 때문에 어려운 일들도 많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민들레11.jpg


오늘은 하비에르 신부님의 첫미사가 민들레국숫집에서 있습니다. 오전 열시부터 손님들께 대접을 하다가 오전 11시에 미사를 드렸습니다. VIP 손님들도 경건하게 미사에 참여했습니다.


14년 전에 민들레국수집을 시작할 때 개인용 냉장고 하나 놓고 시작했다가 점점 손님들이 늘어나면서 냉장고도 조금씩 커지고 늘어났습니다. 지금은 냉동고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냉동고가 단열이 거의 되지 않아서 전기료가 엄청납니다. 그래서 큰맘 먹고 새로 냉동고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설치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깍아주셨습니다. 400만원이나 합니다. 반찬냉장고도 바꾸고 싶습니다. 지난 번에 반찬 냉장고를 마련할 때 중고 제품을 사서 설치 했더니 자주 고장이 납니다. 


민들레22.jpg


다음 아고라의 감동빵 분들이 아주 진한 사골곰국을 커다란 상자로 두 상자나 보내주셨습니다. 양지머리 소고기를 조금 사다가 삶아서 엷게 저몄습니다. 그리고 소면도 삶아서 작게 사리를 지어 놓았습니다. 대파는 송송 썰어 놓고요. 손님들이 두세 번을 더 드십니다. 손님들이 참 잘 드십니다. 그런데 간을 맞추는 소금이 문제입니다. 소금을 한 숟가락 듬뿍 넣으려는 분이 많아서 잘 지켜봐야 합니다. 손님 한 분이 소금 조금 넣으라고 당부했는데도 보란듯 한 숟갈 듬뿍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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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남
전직 가톨릭 수사로, 인천에서 노숙자들과 가난한 이들에게 국수를 나누 는 민들레국수집 운영하고 있다. 1976년 가톨릭 한국순교복자수도회에 입회해 1995년부터 전국의 교도소로 장기수들을 찾아다니다가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정사목위원회에 파견돼 출소자의 집인 ‘평화의 집’에서 출소자들과 함께 살았다.
이메일 : syepet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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