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님글방
휴심정의 멋진 벗님들이 전하는 나눔의 글 마당입니다.

불러보고 싶다. 엄마!

손까리따스 수녀 2017. 08. 03
조회수 5631 추천수 1


---엄마1.jpg


엄마라고   번만 불러보면  돼요?’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세상에서 가장 그리운 얼굴은 아마 어머니엄마일 것이다오십을 훌쩍 넘긴 어느 시인도 하늘나라 가면 엄마를 제일 먼저 만나서 세상의 일들을  일러바칠 것이라고 했다칠순이  되신 어느 성직자도 구십을 넘기신 나이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도 이제 세상에  혼자고 마치 고아가  느낌이라고 말씀하셨다어린 시절 우리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대문을 열고 가장 먼저 ‘엄마 불렀다넘어져 무릎에서 피가 나도 ‘엄마 찾았고 깜짝 놀랄 때에도 ‘엄마 불렀다우리가 살면서 가장 많이 부르는 단어가 ‘엄마 것이고 일생 동안 수천  이상은  ‘엄마 외치면서 살아갈 것이다


 그러나 일생 동안  흔하게 부르는 ‘엄마   번도 불러보지 못한 이들도 있다옹알이처럼 ‘엄마라는 단어를 겨우 내뱉을 나이에 누나와 함께 고아원에 버려졌던  꼬마성장하고 학교를 다니고 직장을 다니면서 누나와 함께 의지하며 서른일곱의 나이가 되어 버린 청년호스피스에서 간암 말기의  청년을 만났다 둘밖에 없는 남매지만 그래도 자기가 가장이라고누나 먼저 시집보내야 한다고 열심히 울산의 공장에서 돈을 벌었다누나도 시집가고 조카도 생기고 본인도 여자친구가 생겼다며 좋아하던  청년은 이제 세상과의 이별을   달도 남기지 않고 있었다.


 얼마나 세상에 대해 화가 나고 살아온 인생이 억울하고 모든 상황에 분노하지 않겠는가의료진도 봉사자도  분노가 가득 차서 이글이글 불을 내뿜을  같은  눈빛을 마주할 수가 없었다벌건 눈빛황달  얼굴복수  수시로 내뱉는 절규먹지도 씻지도 않고 잠도  자는 그를 어떻게 도울까 고민할  오랜 경험의 어머니 봉사자가  방에 들어가서  청년의 이름표를 보면서 ‘어머우리 아들과 동갑이네라고 한마디했다 순간  청년은 아마 이런 생각을 했던  같다. ‘그럼 우리 어머니도 살아계시면  아줌마 같은.’ 그때부터  청년은  어머니 봉사자에게 어리광을 피우기 시작했다. ‘ 먹여주세요머리 감겨주세요손톱 깎아주세요.’


 그러던 어느   청년이 퉁명스럽게 어머니 봉사자에게 이런 말을 했다. ‘아줌마 소원 하나 들어줄래요?’ 어머니 봉사자는 ‘그래말해 맛있는  해다 줄까산책 나갈래?’ 청년은 ‘아니요 그냥 아줌마한테 엄마라고   번만 불러보면  돼요?’ 봉사자는 ‘그래불러내가 엄마 해줄게’ 청년은  소리로 ‘엄마엄마 외치다가  타들어가는 목소리로 ‘엄마엄마 수십 거의 30 분을 외쳤다오직 ‘엄마라는 단어만을그리고 그날 밤 하늘나라에 계신 ‘엄마 만나러  달을 함께했던 우리 곁을 떠났다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손까리따스 수녀 가톨릭 마리아의 작은자매회
손까리따스 수녀 1990년 가톨릭 마리아의작은자매회 입회해 1999년 종신서원했다. 갈바리호스피스, 춘천성심병원, 모현호스피스 등을 거쳐 메리포터호스피스영성연구소에서 사별가족을 돌보면서 사별가족돌봄자들을 양성한다. 또 각 암센터 및 호스피스기관 종사자, 소진 돌봄 및 예방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호스피스 교육을 하고 있다.
이메일 : egoeimi@hanmail.net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

  • 환자 아닌 작가로 죽어간 최인호환자 아닌 작가로 죽어간 최인호

    손까리따스 수녀 | 2018. 09. 14

    작품이 곧 삶은 아니었을지라도 그분의 삶이 작품안에 온전하게 그려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칼보다 무서운 말칼보다 무서운 말

    손까리따스 수녀 | 2018. 08. 17

    강의가 끝나자 마자 인사도 없이 봉고차를 타고 훌쩍 떠나버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인생의 첫 남자 아빠에게, 하늘로 부치지 못한 편지인생의 첫 남자 아빠에게, 하늘로 부치...

    손까리따스 수녀 | 2018. 08. 01

    여학생이라면 대부분 사춘기 때 좋아하는 남자 선생님 한 분쯤은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요즘은 그 대상이 선생님이 아니고 아이돌 스타로 변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부끄럽고 우스운 이야기지만 그때는 멀리서 그 선생님이 걸어오면 가슴이...

  • 한번의 사별, 여러번의 상실한번의 사별, 여러번의 상실

    손까리따스 수녀 | 2018. 07. 12

    ‘사별’은 일회성인 사건이다. 그러나 ‘상실’은 사별 이후에 계속해서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 엄마 엄아 우리 엄마엄마 엄아 우리 엄마

    손까리따스 수녀 | 2018. 06. 12

    몸이 부서지는 것처럼 열심히 최선을 다했는데 정말 하늘이 무너지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