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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수행자는 명예를 탐하지않는다

현장스님 2018. 06. 19
조회수 5830 추천수 0


스님-.jpg


한 스님이 불심 깊은 태수 현능의 집에 가서 양식을 구했다.
태수 현능의 집에 젊고 잘 생긴 스님이 찾아 와서 탁발 독경을 했다. 청아한 염불 소리가 허공에 울려 퍼졌다.
무엇을 원하는 스님인가요?
걸승입니다. 집집마다 다니면서 구걸하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사정이 생겨 양식을 구하러 왔습니다.
무슨 사정인지요?

매우 부끄러운 일이지만 한 젊은 여인과 친해져서 신변의 시중을 들게 되었는데 그녀가 그만 임신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저의 큰 실수인지라 임신 중 목숨을 이을 정도의 식량을 주고 싶습니다.
태수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 스님 거처로 양식을 보내 주겠다고 하였다.
정말로 창피한 일이라 제가 사는 토굴을 알리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질 수 있는 만큼만 가져 가겠습니다.

태수는 이상히 여겨 하인을 시켜 뒤를 밟았다. 스님은 시내를 벗어나 점점 깊은 산으로 들어 갔다.
한 칸짜리 오두막에 들어 가서 혼자 읊조렸다.
아, 피곤하다. 이제 한 철 지낼 양식은 마련되었구나. 하인은 너무 이상해서 나무 그늘에 숨어서 하룻밤을 지냈다.

밤이 깊어지니 낭낭한 음성으로 법화경 읽는 소리가 들려왔다. 독경은 밤새 계속되었다. 마치 하늘에서 들려오는 소리 같았다. 그는 너무 감동해서 쉴 새 없이 눈물을 흘렸다.
하인은 날이 밝자 주인에게 돌아가 사실대로 말했다. 태수는 놀라워 하며 편지를 쓰고 양식을 보냈다.
스님께서 어제 원한 것이 안거 때 필요한 식량인 것 같습니다. 어제 드린 식량이 부족할 것 같아 다시 보냅니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 말씀해 주십시오.

하인은 가지고 간 편지를 읽어 드렸다. 스님은 경을 읽느라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하인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가져온 물건을 움막 앞에 놓고 돌아갔다.
태수는 수일이 지나 토굴의 스님을 직접 뵙고자 움막을 찾았다. 그런데 움막은 비어 있었다. 처음 드렸던 식량만 가져 가고 나중에 드린 양식은 그대로 두고 갔다.

옛부터 불도를 수행하는 사람은 자신의 덕을 감추려고 일부러 결점을 드러내고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것을 경계하였다.
만약 어떤 사람이 훌륭히 수행한다는 평판을 얻으려고 한다면 얼이 썩은 일이다.
출가 수행자가 명예를 구하는 것은 피로써 피를 씻는것과 같다고 하였다. 피를 씻기 위해 사용한 피로 더욱 더러워 지는 것이다.

*불교 설화 이야기를 요약정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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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님
아름다운 전남 보성 백제고찰 대원사 아실암에서 불자들을 맞고 있다. 대원사에 티벳박물관을 설립하여 티벳의 정신문화를 한국에 소개하고 있다. 티베트불교와 부탄을 사랑한다.
이메일 : amita17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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