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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학계 거목 류승국 박사 타계

조현 2011. 02. 28
조회수 8928 추천수 0
동서 사상 섭렵, 종교와 과학의 인간화 설파
 
 
img_03.jpg유학계의 거목인 류승국 박사가 27일 오전 10시50분 경기도 이천 요양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8세. 성균관대 유학대학장과 한국정신문화연구원원장 등을 지낸 고인은 유학뿐 아니라 불교와 도학 등 동양사상에 두루 회통한 유학자이자 철학자로 꼽혀왔다.

 
고인은 성균관대와 서울대에서 동양철학을 공부한 뒤에도 부산 동화사에서 당대 선지식인 동산 스님에게 화두를 받아 성철 스님 등과 함께 참선을 하는가 하면 동국대에서 불교철학을 공부하고, 기독교를 기반으로 동서 사상을 회통했던 영성가인 다석 유영모와 기독교인으로 주역에 달통했던 학산 이정호 등과 교유하면서 동서 사상을 섭렵했다.

 
갑골학과 금석학을 바탕으로 한국과 중국의 고문헌을 탐구해 한국사상의 원형을 밝히는데 주력한 고인의 저서로는 <한국민족사상사 대계 개설편>, <동양철학논고>, <한국의 유교>, <유학원론>, <동양철학연구>, <한국사상과 현대>에 이어 지난해 성균관대 유교문화연구소에서 펴낸 유교문화총서 4권이 있다.

 
고인은 “누구는 기독교인, 누구는 불교인, 누구는 과학자, 누구는 자유주의자, 누구는 공산주의자 등 모두 자기의 입장에 따라 관점이 다르므로, 철학하는 사람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반성하는 것이고, 그 입장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하나가 된다”고 주장했다. 고인은 또 “중세기는 종교를 중시하는 하늘(天) 중심의 사회였다면, 현대는 물질과 배움을 중시하는 땅(地) 중심의 사회인데, 종교와 과학은 있지만 인간은 없다”면서 “종교나 과학이 아무리 숭고하고 위대하더라도 생명을 도외시하고는 진정한 의미가 없으므로 오늘날은 인간의 의미를 다시 조명하고 새롭게 부각해 종교의 인간화와  과학의 인간화를 이룩해야 한다”고 설파하기도 했다.

 
80년대부터 경기도 이천에서 한옥을 짓고 살아온 고인은 최근까지도 제자들이 찾아오면 병석에서 일어나 강의를 할만큼 열정적이었다. 빈소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의료원 장례식장 15호실에 마련됐다. 영결식은 3일 오전 8시이며, 장지는 충북 청원군 내수읍 은공리 선영이다. 유족으로는 인모(인천대 법대 학장)·신모(경향신문 워싱턴특파원)·영모(가정주부)씨와 사위 황원근(전 대우자동차 상무)씨가 있다. (02)3410-6915.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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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한겨레신문 종교전문기자
걷고 읽고 땀흘리고 어우러져 마시며 사랑하고 쓰고 그리며 여행하며 휴심하고 날며…. 저서로 <그리스 인생학교>(문화관광부장관 추천도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누리꾼 투표 인문교양 1위), 숨은 영성가들의 <울림>(한신대, 장신대, 감신대, 서울신대가 권하는 인문교양 100대 필독서). 숨은 선사들의 <은둔>(불교출판문화상과 불서상), 오지암자기행 <하늘이 감춘땅>(불교출판상).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우리시대 대표작가 300인’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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