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님글방
휴심정의 멋진 벗님들이 전하는 나눔의 글 마당입니다.

돈으로 행복을 사는 방법

휴리 2015. 08. 20
조회수 13009 추천수 0



돈으로 행복을 사는 방법



money.jpg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중에서


얼마 전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한 연예인이 과거에 전세사기를 당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 부동산중개업자를 자칭한 사람이, 집주인한테는 월세를 낼 세입자를 구해주기로 하고 실제로는 전세 세입자를 구했다. 집주인한테는 월세 보증금만 건네준 뒤 나머지 전세금을 갖고 도망간 것이다.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같은 동에서 그 연예인을 포함한 여러 명의 세입자가 같은 사람에게서 이런 사기를 당했다. 그들은 함께 사기꾼을 상대로 수년간 법정소송을 벌였던 터다.


신기했던 것은 연예인을 포함해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 사기를 당하고 난 뒤 오히려 경제적으로 잘살게 되었다는 점이다. 먹고 싶은 것 있어도 참고, 사고 싶은 것 안 사면서 단역을 전전해 번 돈을 알뜰하게 모아 강남 아파트 전세 입성을 코앞에 두었던 그 연예인은 그렇게 아등바등해 모은 돈이 사기로 모두 날아가자 ‘이렇게 살면 뭐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 후부터는 먹고 싶은 것 다 사 먹고, 사고 싶은 게 있으면 돈을 아끼지 않고 샀다고 한다. 그즈음부터 일도 잘 풀리기 시작해 이제는 생활이 많이 여유로워졌다고 했다.


사기 피해자 중에는 당시 결혼을 일주일 앞두고 있던 예비 새신랑도 있었다. 그 역시 악착같이 돈 모아 마련한 전세 아파트가 날아가버리게 되었는데, 엉뚱하게도 사기당한 직후 차를 샀다고 한다. 그동안 참고 살았던 것이 억울해서였다고. 이후 직장에서 승승장구하며 잘살게 된 그는 “돈을 쓰니까 돈이 벌리더라”고 말했다.


물론 ‘사기를 당했기 때문에 잘살게 되었다’는 공식이 있을 리는 없다. 그들은 아마도 과거에 구두쇠 소리를 들어도 충분할 만큼 아끼고 살았을 것이다. 나름 열심히 살았겠지만 그 과정에서 주위 사람에게 야박하게 굴었을 수도 있다.그러나 사기를 당한 뒤 그렇게 노심초사한다고 욕심이 채워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집착을 놓으면서 아량이 생기지 않았을까. 자린고비가 되기보다는 베풀다 보니 인심도 사고 생활도 즐거워져서 일도 잘 풀리지 않았을까.


경제적으로 팍팍하다 보면 누구나 한 푼이라도 덜 쓰고 움켜쥐고 싶어진다. 하지만 길게 보면 덜 쓰려고 하기 때문에 생활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돈 자체를 목적으로 삼기보다, 나의 생활을 즐겁게 하고 내 주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돈을 쓸 수 있다면 돈은 그냥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더 큰 행복을 짊어지고 올지도 모른다.


정형외과 전문의 김현정은 자신의 책 <의사는 수술받지 않는다>에서 ‘친구보험’이란 말을 썼다. 없는 살림에 부담이 되고, 과잉진료를 부추기는 사보험에 드는 대신 친구보험을 대안으로 삼으면 어떨까 하며 한 사례를 소개했다.


한 사람이 갑작스레 병에 걸려 치료비 3000만원이 들게 되었는데 그만한 돈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자 지인들이 돈을 모았고 그걸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병원비로 쓸 여윳돈조차 없었을지라도 따뜻한 마음을 많이 베풀고 산 부자였던 모양이다.


‘돈으로 행복을 산다’는 말은 어떤 면에서는 맞는 말일 수도 있겠다. 진짜 행복을 위해 돈을 쓸 수만 있다면 말이다.


휴리 심플라이프 디자이너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 메일
휴리 심플라이프 디자이너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먹고 마시고 자고 친구 만나고, 사랑하는 일상 속에서 소박하고 자연친화적이며 행복한 삶을 가꾸어가고 싶은 지구인.
이메일 : hooleetree@gmail.com      

최신글




최근기사 목록

  • 요리를 통해 자유로워지기요리를 통해 자유로워지기

    휴리 | 2017. 03. 12

    창의요리.요리를 어려워하지 않는다. 요리를 못하더라도 위축되지 않는다. 널리 알려져있는 조리법을 굳이 따르지 않는다. 자신이 하고 싶은 방식대로 만든다. 재료를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한다. 요리를 위해 재료를 사지 않고, 있는 재료에 맞춰 요...

  • 단순하게 살기 위한 몇 가지 기술단순하게 살기 위한 몇 가지 기술

    휴리 | 2017. 02. 09

    3년째 집안의 물건을 줄이고 있다. 버리고, 기증하고, 나눠주고.요즘 유행한다는 미니멀리즘, 최소한의 물건으로 살아가려는 그 시도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 3년째인데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날 잡아서 마음먹고 안쓰는 물건 버리면 쉽게 미...

  • 키 콤플렉스, 하이힐이 몸과 마음 갉아먹다키 콤플렉스, 하이힐이 몸과 마음 갉아...

    휴리 | 2015. 12. 07

    빨간색 핸드백,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 치마, 일상적으로 신는 운동화. 이 의류 잡화들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내가 전혀 걸칠 생각조차 안하던 것들이었다. 예전에 나는 항상 최소 7센티미터 이상의 하이힐 구두를 신고, 그 구두를 덮어줄 긴 길...

  • 얼굴을 고치고 고쳐 남은 것은?얼굴을 고치고 고쳐 남은 것은?

    휴리 | 2015. 10. 15

    ‘성형’한 개성파 조연배우가 대중 앞에서 사라지는 이유얼마 전 가게에서 물건을 고르다가 우연히 한 중년 여성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다. 화장기가 없는 민낯이었는데 피부가 깨끗하고 얼굴 표정도 맑아서 눈에 확 띄었다. 내 눈엔 화장 짙은...

  • 재테크 하느라 피곤한 삶재테크 하느라 피곤한 삶

    휴리 | 2015. 06. 11

    재테크와 피곤한 삶 *사진 정용일 기자최근 유럽·중국·일본 등 해외 주식형 펀드에 돈을 나눠 넣었다. 두 개의 중국펀드에는 50만원씩 총 100만원을 투자했는데, 등락이 심했다. 마이너스가 되면 ‘팔까’ 하는 생각에 머리가 아팠고, 오르면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