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찾아서
나를 찾아 나를 용서하고 사랑하며, 나를 극복하기도 하고, 더 큰 나로 나아가는 마당입니다. 명상과 고전, 영화에 대한 조현의 독특한 시각을 통해 관념의 성벽을 뛰어넘어 비상하려고 합니다.

예수의 제자로 산다는것

조현 2016.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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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위말-십-.jpg » 제자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박기호 신부(67)는 10년 전인 2006년 충북 단양군 소백산자락으로 들어갔다. 서울에서 차로 가자면 가장 먼 곳중의 하나다. 현실도피였을까, 아니면 은둔 수도를 위한 것이었을까.  그가 해발 500미터 소백산 산골마을로 들어간 것만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박 신부와 산위의마을 모토와 그들의 삶의 모습은 그렇지않다. 물질주의 소비주의 쓰나미로부터 벗어난 곳이 없는 세상에서 그는 그 쓰나미와 싸우고 있다. 도피와는 달리,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유일한 우상으로 떠오른 돈으로부터 벗어나 인간다운 삶을 살아내기 위해 최전선에 싸우는 전사들이 그와 산위의마을 공동체사람들이다.


 소백산 산위의마을은 지금까지 가톨릭수도원들처럼 가톨릭 사제나 수도자들만의 공간도 아니다. 박 신부는 산위의마을에서 일반인들과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는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 신분과 생각이 비슷한 사제나 수도자들끼리만 모여사는 것과는 전혀 다른 실험을 시작한 것이다.


 박 신부는 물질과 소비라는 현대의 우상이 종교성마저도 앗아버리는 현실에서 이의 극복을 위해 동료들과 함께 1998년 예수살이공동체를 설립했다. 이어 2004년엔 가장 개발될 가능성이 적은 소백산자락 오지를 골라 산위의 마을을 설립했다. 2006년부터는 자신도 그곳에 들어가 함께 살고 있다. 10여가구의 어른 아이들이 섞여 생태적 농사를 짓고 소를 키우며 살아가고 있다.


 산위의마을은  봄여름이면 싼딸기와 산나물이 지천에 널려있고, 가을이면 단풍이 어우러지며, 겨울이면 눈 쌓인 영봉들이 에워싼 별천지다. 하지만 오지에서 남남이 어우려져 먹고 살아가며 조화를 이루어나간다는 것은 쉽지않은 일이다.  그들은 세상의 우상과 타협하지 않고 살아가는 고난을 택했다고 볼 수 있다. 과연 예수의 제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박 신부가 <제자로 산다는 것-공동체 영성의 복음묵상>(더부네 펴냄)을 냈다. 


 박 신부는 ‘하느님은 행복하세요’란 장에서 “최근엔 성당에서도 십자가를 치우고 예수 부활상을 걸어놓는 것이 늘어났는데 교우들의 정서가 고난의 상징보다 은총의 상징을 더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십자가를 싫어하는 정서를 따라가면 종교는 살겠지만 교회는 죽기에 십자가 없는 구원은 그리스도 교회가 아니다”고 말한다.


 그가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도 공동생활의 필수인 내어줌과 배려다. 그는 “공동생활이 아등바등하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내어주는 삶의 결핍에서 문제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또 “공동생활의 비결은 배려심에 있다”며 “자신을 타인에게 맞추려는 것이 배려심이요, 타인을 자신에게 맞추려는 것은 지배심”이라고 밝힌다. 그는 모든게 완벽해진 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며 이렇게 고백한다.


 “신앙에 귀의하는 것이나 공동체에 입촌하는 것이나 강철같은 믿음으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봄풀처럼 연약하고 부드러운 고추 모종 하나 안고 오는 것과 같아서 잘 돌보고 가꾸어야 열매를 맺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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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산위의마을 공동체의 모습



 [박기호 신부의 <제자로 산다는 것>에서 가려 뽑아 정리한, 흥미있는 일문일답]


 그의 묵상집은 해학과 풍자를 담은 질문으로 시작해 깊은 영성의 샘물을 길러낸다. 그의 묵상집에서 던진 질문을 통해 일문일답을 재구성했다. 산위의마을 sanimal.org, (043)421-2144.


 

산위말--책.jpg » 박기호 신부의 신간 1.하느님의 직업은 무엇일까. 

 유대인들은 하느님 본래의 직업을 만물상을 만드는 장이라고 했다. 창조의 발명가로 본 것이다. 그런데 선조들이 출애굽 때부터 전쟁을 일삼기 시작하면서는 천하무적의 장수가 되었다. 백성들은 허구한날 전쟁을 하며 야훼를 앞세웠다. 광야에서 헤매던 때는 목마름과 굶주림의 해결사였고, 가난안을 정벌하고 나라를 세운 후부터는 심판자였고, 성전지성소에서 점괘를 봐주는 무당으로, 더러는 백수로 여겨질 때도 있었다. 이것이 구약의 하느님이다. 그러나 하느님의 직업을 확실하게 규명한 분은 예수다.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고 했다. 그러므로 우리 마을 가족들은 모두 하느님의 영농조합원들이다. 


 2 왜 우리는 수행과 수도를 하는 것일까

 자기 성찰을 위해서다. 성인이란 잘못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인간적 욕구의 발로를 알고 반성하는 힘을 가진 사람이다. 늘 진리의 빛 속에 살기 때문에 자신을 비추어 보는 능력을 가졌다는 점이 성인과 범인의 차이다.


 3.하느님은 왜 자기의 아들을 지상에 보냈을까

 =창조의 때에 맨 늦게 사람이 태어났는데 의식주가 따로 없었다. 수고도 없었고 두려움도 죽음도 없었다. 보고 느끼면 그대로 존재함이라 생각도 지식도 필요 없었다. 하늘과 땅과 동식물과 사람은 하느님의 가족이었다. 하느님도 할 일이 없으시니 모든 것이 스스로 그러한 자연(自然)이었다. 부족함도 남음도 없었다. 딱 하나의 조건이 있었는데 ‘저 열매만은 따먹지 말라!’였는데 그것이 ‘욕망의 나무’였다. 유혹의 영이 아담을 꼬드겼는데 뱀의 독은 망각이었다. 죄는 ‘하느님을 망각함’이었다. 망각의 순간 태양은 빛을 잃고 강은 멈추고 사자에게는 이빨이 생겨났고, 사람에게는 부끄러움과 노고와 두려움이 나타났다.

 하느님께서는 꽃을 다시 피게 하시려고 당신의 아들을 광야에 보냈다. 아담 때문에 잃어버린 창조 원형이 예수 그리스도로 인하여 복구되었다. 창조성이란 자기다움이다. 영성(말씀)으로 자아를 정화시켜 모든 피조물이 자기다움, 즉 사람다움, 신앙인다움, 교회다움,자식다움,스승다움,국민다움,정치인다움을 회복해야한다.


 4.진정한 벗은 누구인가.

 톨스토이는 “지금 나와 만나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사람이며 사랑해야 할 사람이다”고 했다. 또 “귀인은 내 곁의 친구들 가운데 가장 겸손한 자의 모습으로 있다”고 했다. 영의 벗은 그가 나의 벗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그의 친구가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


 5.교회에 청소년이 줄고 노령화하는게 문제인가.

 이런 우려는 주로 교세 증감을 중심으로 보는 문제의식. 일종의 기업들의 성과주의와 같은 것이다. 복음정신에 비추어본다면 비루한 시각이다. 진정으로 걱정해야 할 것은 교세가 아니라 신자들의 복음적 삶의 현실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신자의 증감이 아니라 신자들의 복음적 세계관은 건강한지, 소비문화 시대 생활방식은 세상 사람들과 어떻게 다른지, 정치사회적 문제에 대해 시민으로서 어떤 책임감을 감당하고 사는가 하는 사회 역사의식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6.무엇이 몸과 마음의 영혼을 망치는가.

 생명 없는 음식. 가정 없는 가족, 쓸모 없는 교육, 노동 없는 육신, 인정 없는 심성, 이웃 없는 마을, 인격 없는 의료, 영성 없는 종교, 고별 없는 죽음. 이 9가지다.


 7. 예수는 분노가 없는 분이었는가.

 예수님은 오른 뺨을 치거든 왼뺨도 내 주어라고 한 비폭력 평화주의자였다. 그러나 긍휼히 여기실 일에 인정을 내고 슬퍼하실 일에 함께 슬퍼하며 화내고 분노하실 일에 함께 분노하고 저항했다. 이를 보면, 세월호 참사와 밀양송전탑, 강정마을 해군기지와 사드배치, 4대강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백남기 농민 문제까지 그리스도인의 판단과 행동의 답이 나온다. 


 8.믿으면 끝나는가

 마르틴 루터는 율법과 믿음을 하나로 보았다. 율법은 실천인데, 믿음이 확실하다면 율법(윤리적 실천)이 따로 놀 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실천 없는 믿음이란 아직 믿음이라고 말할 수 없는 상태로서 ‘확실한 믿음’은 실천이 문제되지 안 된다고 보는 것이다. 어머니는 자식을 사랑할까 말까를 생각하지않는다. 믿음은 있는데 실천이 없다고 말한다면 ‘자식 사랑 없는 어머니’란 뜻인데, 그런 어머니는 없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산위말6-.jpg » 소백산 산위의마을공동체에서 미사를 집전하는 박기호 신부(왼쪽에서 세번째) 사진 산위의마을


 

 2017년도 산위의마을 프로그램  

 

 ◈ 천국의 아이들 (청소년 피정)

  ○ 1월 18일(수) ~ 22일(일) 4박5일

  ○ 참가대상: 초6년~중2년 (20명 이내)

  ○ 참가비: 12만원(동반부모 16만원)

 

 ◈ 꼬뮌스쿨 개교 (중등부 자유공동체 학교)

  ○ 개교미사: 2017. 2. 27(월)

  ○ 중1(5명) 중2-3(5명) 모집 중

  ○ 학비 및 기숙비: 80만원/월

 

 ◈ 초등생 산촌유학 

  마을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전교생 8명의 작은학교인 

  가곡초등 보발분교에 전학하여 산촌 아이들과 공부합니다. 

  ○ 기간: 2017년 1-2학기

  ○ 대상: 초등 3~6학년 남녀 어린이 (약간 명) 

  ○ 참가기숙비: 55만원/월

  

 ◈ 성삼일 피정 (3박4일)

  ○ 2017.4.13.(목)~16(일)         ○ 참가비: 12만원

  

 ◈ 단기입촌 (6박7일)

  ○ 참가비: 20만원(동반자녀 10만원)

  ○ 63차 3.20(월) ~ 26일(일)  (6박7일)

  ○ 64차 4.10(월) ~ 16일(일) (6박7일)

  ○ 65차 5. 1(월) ~ 7일(일) (6박7일)

  ○ 66차 7. 3(월) ~ 9일(일) (6박7일)

  ○ 67차 8. 7(월) ~ 13일(일) (6박7일)

  ○ 68차 9.11(월) ~ 17일(일) (6박7일)

  ○ 69차 10.9(월) ~ 15일(일) (6박7일)

  ○ 70차 11.6(월) ~ 12일(일) (6박7일)

  

 ◈ 청년 흙피정 (5박6일)

  2017.6.20.(화)~25일(일)

  대상: 가톨릭 청년 참가비: 15만원

 

 ◈ 2017년 추수감사제

  2017.10.29.(일) 11시~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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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한겨레신문 종교전문기자
걷고 읽고 땀흘리고 어우러져 마시며 사랑하고 쓰고 그리며 여행하며 휴심하고 날며…. 저서로 <그리스 인생학교>(문화관광부장관 추천도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누리꾼 투표 인문교양 1위), 숨은 영성가들의 <울림>(한신대, 장신대, 감신대, 서울신대가 권하는 인문교양 100대 필독서). 숨은 선사들의 <은둔>(불교출판문화상과 불서상), 오지암자기행 <하늘이 감춘땅>(불교출판상).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우리시대 대표작가 300인’에 선정.
이메일 : cho@hani.co.kr       트위터 : hoosimjung       페이스북 : hoosim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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